• [분석과 예측] 이소연 먹튀 논란과 사람이 아닌 서류를 보는 사회2014.06.26 PM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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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을 보러 한참 다녔던 시절, 면접관들의 모습을 평가할 때마다
'저 사람은 나에 대해 뭘 알고 질문하는 건가?' 싶을 때가 많습니다.

회사가 제대로된 인재를 뽑지 못하는 이유는 서류에 치우쳐진 입사 방식과 그로 인해 사원이 추구하는 이상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는 현상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면에서 이소연 먹튀 논란은 이소연 개인보다는 그녀를 뽑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그렇듯 제 분석글은 추론이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소설 정도로 봐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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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소연, 그녀가 원했던 것은?

스펙 쌓기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누구도 가지지 못한 독특한 타이틀은 굉장히 어렵게 얻어야 합니다.
예를 들자면 이제 와서 MOS 자격증이나 토익 점수 정도는 기본이 된 상태입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준비하고 얻고 얻어놓았기 떄문이죠.
그래서 이소연 씨가 필요로 했던 건 우주 여행과 후배 우주인 양성이 아니라 거창한 타이틀이었다고 봅니다.
물론 그게 나쁘지 않아요. 세금이 많이 들어가고 기대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틀어지긴 했어도 우주인이란 타이틀 자체는 이소연 씨 개인이 노력해서 얻은 성과니까요.

문제는 이런 이소연 씨의 행보에 대해 예측하지 못하고 막연히 스펙만으로 뽑은 항우연입니다.
많은 세금이 들어가는 국가 사업에 우주에 갔다와서도 솔직히 성과는 별로 없었으며 그녀가 우주 관련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감시가 이뤄지지 않았단 겁니다.


2. 그녀가 우주 여행으로 얻은 것들.


일단 이소연 씨 먹튀 논란에 있어서 그녀가 우주인이 된 후에 받은 혜택들을 찾아봤습니다.
3년간 강연 및 출장비로 1억원 가량이 지원되었으며 그 외에도 연구소에서 따로 떨어져 미국 MBA 과정을 밟는데 있어 별다른 제지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MBA 과정 중에도 연구원이란 직함은 그대로 유지되는 유례 없는 특혜를 받았고요. 항우연에서도 MBA 과정이 우주 사업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서 보내줬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CF 찍은 것도 있고 찾지는 못했지만 의례 그렇듯 연구소에서 특정 연구를 진행하며 연구비도 받았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리가 가장 큰 것은 우주인이란 타이틀 자체겠죠. 무려 교과서에 실릴 정도니까요.


3. 그러면 항우연은 뭘 했느냐.


사실 항우연 입장에서 이소연은 계륵이었을 겁니다.
우선 항우연이 우주인 양성 사업을 시작하며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장 중요시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대국민 홍보'입니다. 이는 한국우주인배출사업 보고서에 명시된 내용으로,
그러니까 260억짜리 쇼였단 거죠.

좋아요. 쇼를 한 것까진 좋습니다. 이공계와 여성들에게 희망을 주고, 우주산업에 박차를 가하게 된 계기가 된 것 분명하니까요.
문제는 '쇼'는 관객들이 떠나도 관계자들이 뒤에 남아 유지 시켜야 하는 게 쇼입니다.
그런 부분에서 우리나라 정부는 정말로 쇼맨쉽이 부족합니다.

이소연 씨가 먹튀 논란에 발표한 심경고백엔 '공대생으로 우주에서 실험을 할 수 있다는 순진한 생각에서 지원했었다.', '선임연구원이 되어서 정부정책과 예산 결정 과정 등을 알고 현 상황을 이해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전 정부에서 우주인 양성 후 개인에게 주어져야 할 '실무에 대한 교육'이 부족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니까 연구원이면 예산 측정 방식과 연구 통과 과정, 연구 채택 후 진행해야 하는 방법 등을 전혀 교육하지 않고
덜컥 선임연구원에 앉혔단 거죠.

어떻게 보면 이제 막 대학원에 들어가 박사 과정을 밟는 수준인 사람에게 해외 학술지에 발표될 논문의 주저자로 올려놓은 거라고 봐야죠.



4. 이상론자가 현실의 벽에 부딪치면 절망하다 돌아서는 법.


이소연 씨 개인의 선택에 있어서 지금은 먹튀 논란이 있어도 도의적 책임은 전혀 없습니다.
그녀는 그녀 개인을 위해 우주인 선발 쑈에 참가했고 개인의 능력으로 우주인이 되었으며 그 후 개인이 절망했다가
개인적인 삶을 위해 진로를 수정했단 거죠. 그에 대해서는 누구나 그런 선택을 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에 대한 책임은 모든 걸 방임하고 지원하지 않고, 애초에 그녀 개인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알아보지 않고 우주인으로 선발한 항우연에 있죠.


항우연이 이소연 씨가 개인적으로 희생해서 모든 걸 포기하고 우주인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희생할거라 생각했다면
순진했다는 말 밖에 못 하겠네요.

사실 이건 윗사람들의 문제라고 봅니다.
우리가 세금 들여 우주인이란 타이틀을 줬으니 응당 벅차서 눈물 흘리며 굽신거리겠지.
흔히 희생정신을 강요하는 꼰대들의 생각이죠.
아마 지금 항우연 관계자들은, 젊은 애가 패기도 없고 노력도 없고 눈꼽만큼도 손해 안볼라고 하네, 하고 짜증내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말이죠. 그런 사람을 뽑은 건 바로 항우연 자체란 걸 망각하고 있는거 같아요.
자기 손으로 퍼냈으면서 똥 묻었다고 버럭대는 꼴이지 뭡니까.



5. 무중력 상태로 먼지가 된 돈.


애초 정부에선 왜 이런 대국민 쑈를 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260억원이나 들여서 그들이 얻을 이득이 뭐가 있었을까요.
얼마나 돈이 됐기에 260억에 대한 후속 조치가 없었던 걸까요.


많은 사람들이 돈을 우주에 뿌렸다고 하지만, 전 그 대부분이 이미 다른 주머니로 들어갔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이소연 개인을 우주인으로 만드는 사업보다는 우주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연구비 책정 과정과 업체 선별 과정 등 돈 그 자체에 촛점을 둬야 한다고 봅니다.
이 무슨 연말 보도블럭 뒤업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과연 그 많던 돈은 어디로 갔을까요. 정말로 무중력 우주 속에서 260억이 온전히 부유하고 있을까요?



6. 그러니까 너네는 사람보는 눈이 없어.


많이 돌아갔지만, 결국 정부는 희생할 사람을 잘 못 골랐단 겁니다.
거창했던 우주인 선발 과정 속엔 항우연의 바람대로 개인을 희생하고 우주 산업에 혼신을 던질 인재가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슈에만 집중했고, 그걸 위해 인재는 멀찍이 밀어두고 아무나 좋으니 일단 뽑고 보자는 마인드로 임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영웅이 필요하면 영웅을 알아볼 눈부터 길러야겠죠.
최근 여러 국가적 문제들을 보면 통찰력 이전에 진짜 눈 자체는 있는지 궁금합니다.



더해서 아쉽게 탈락했던 고산 씨와 이상과 현실에서 방황했을 이소연 씨에게, 기왕 이렇게 된 거 잘 되기라도 바랍니다, 심심한 위로를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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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줄 요약

1. 애초 우주인이란 거 자체가 항우연이 기획한 대국민 쑈.
2. 근데 쑈를 할 거면 제대로 해야 하는데 쑈가 끝나니 완전 손 놓았음.
3. 그래서 사람 보는 눈을 잃어버린 정부에게 부업용으로 쓰는 곰돌이 눈깔이라도 달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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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260억이 아깝지만 우린 더 큰 돈으로 땅 팠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세금이 낭비되어야 정신 차릴까요.
애초 정신이란 게 있는건지.



p.s 2

사회적 문제는 연달이 터지는데 여전히 정부는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근데 사퇴했던 사람도 돌아오는 마당에 이젠 어지간히 총대 맬 사람도 없는 모양이네요.
기왕 터진 일 260억에 대한 철저한 국정감사가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 28 개
인터뷰 보면 돈 얘기만하니....
뭐 엄청난 이상론자 였던걸로 보입니다.
정부가 밀어주면 연구비 펑펑쓰며 자유 연구 할 수 있을거라 봤나보죠.
그 내용보면 부자가 어쩌고 CF가 어쩌고.,...
나도 그 인터뷰 보고 빵 터짐 ㅋㅋ
돈 원하는 사람이란 걸 항우연에서 몰랐을까 궁금합니다.
그 수많던 인재 중 하필이면 이소연 씨였을까 싶을 정도로요.
서류 전형만 봤나?!
  • joker
  • 2014/06/26 PM 09:08
고산 ㅜㅜ
뭐 고산 씨가 됐어도 항우연에서 계륵 되는 건 같았을거라도 보지만
그래도 고산 씨는 성과라도 내려고 노력은 해봤을 거 같아요.
버려둔다고 절망만 하지 않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1번을 찍겠다!!!!

이길 자신이 없음 ㅠ_ㅠ
버틸 수 없당~
  • AJH
  • 2014/06/26 PM 09:33
'한국 우주인 배출사업'은 2006년 4월 노무현 정부 시기에 시작된 사업입니다.

알고나 좀...ㅡㅡ.
우주인 배출사업 자체가 나쁜게 아니라 이렇게 만든 항우연이 1차문제라고 주인장이 언급했잖습니까.
여기서 대체 왜 노무현이 나오는지; 님 식대로라면 이소연을 우주로 보낸 이명박 정부 문제겠네요??
생각이나 좀 ㅡㅡ
정부가 문제란 건 맞는데 어떤 정권이든 잘못하면 까여야죠.
댓글 달기 뭐해서 대충 썼는데 다른 분들이 자세히 설명해주셨네요.
이소연 이 년이 뽑힌 이유도 여성할당제 때문이란게 유머
처음 의도는 좋았던거 같아요. 멘탈이 무척이나 약했고
너무 갑자기 큰 자리에 올랐는데 활용할 센스가 없었던거 같지만요.
말이 통하지 않으니 이길 자신이 없다.
애초 항우연이 260억으로 이소연 씨를 뽑지 않았다면 근본적으로 벌어지지 않았을텐데
여론의 질타는 받겠지만 어떠한 절차적 문제가 없다는 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이소연 인간이길 포기한듯 너무하네 증말
어쩌겠어요. 자기도 욕 먹는거 감수하고 한거고 붙잡을 근거도 이유도 없으니까요.
2차 문제가 이소연 씨면, 애초 뭣도 모르고 뽑은 항우연이 1차 문제라고 봐요.
그러니까 총체적 난국이네요.
가장 큰 책임은 260억 그냥 러시아에 한납한 정부인거같아요
애초에 러시아는 핵심기술 운용 이런건 알려줄 생각도 없었고
문제는 우주인이라는 거창한 타이틀로 홍보하면서
마치 갔다오면 로켓엔진이라도 하나 만들것처럼 홍보했다는거
실상은 고산이라는 사람이 교육받을때 러시아 교관 왈
당신은 그저 다른 조종사들에게 피해주지 않을정도만 교육받으면 된다
라고 말했을정도로 우주인과는 거리가 먼 관광베스므리했다는 거
차라리 저 돈으로 우주항공 기초분야에 투자하는게 훨 좋았을텐데..
이건뭐 사칙연산도 안되는데 미적분배운다고 자랑하는 꼴이니
그래서 과연 260억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다시 점검하고
같은 쑈를 반복 못하게 막는 게 앞으로의 일이라고 봅니다.

그 260억에 내가 낸 세금은 쥐꼬리겠지만 이게 무슨 삥 뜯기는 것도 아니고.
이소연씨 하나의 책임만은 아니죠. 하지만 분명 산학연구 및 우주공학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미국도 많은 부분을 희생하며 종사하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처음에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건 이 분야 종사자들은 능멸하는 것이죠. 물론 말씀하신대로 스펙쌓기에만 몰두하도록 만든 우리 사회도 분명 문제이겠지만 이 엄청난 사태를 야기하고서는 쏙 빠지려는 그 모습은 아무도 용서하지 못할 겁니다. 총대를 이소연씨가 매야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회사돈 1원도 자신의 목적을 위해 쓰인다면 횡령이고 배임인데, 나랏돈을..말씀하신대로 260억 전부는 아닐지라도 자신을 위한 투자금으로 사용해버리고 나 몰라라 한다면 그건 말이 안되겠죠.

이제는 뭐 미국인의 부인으로서 한국사람도 아닌데 빨리 털어버려야겠죠. 하지만 항우연은 이 사태를 잊으면 안될 겁니다. 더 이상의 븅신짓은 여기까지만 하기로..
비난하고 싶어도 미국인 되겠단 사람에게 근거도 없고 애초 이젠 그럴 이유도 못 찾겠습니다.
한국을 버리겠다는데 어쩌겠어요. 애초 260억을 이런 인성인 사람이게 쥐어준 사람이 제일 큰 문제죠.

이 무슨 심형래 씨에게 영화 찍으라 준 문화관광부 같은 꼴인지. 에휴.
이분 말씀에 공감합니다.
우주인 선발은 애초에 쑈였죠.
진정으로 하고 싶었다면 내부적으로 군 장교에서 뽑으면 완벽해집니다.
괜히 SBS까지 끌여들여가면서 슈퍼우주인K가 될 필요가 없었습니다.
진지하게 우주인을 뽑았던 국가들의 초대 우주인 리스트보면 바로 답이 나옵니다.

우주쇼가 끝난이후에 항우연에서 그녀를 써먹는 방법자체도 전 나쁘지 않게 보는데
그녀가 몇년간 항우연에 있으면 했던 활동보면 바로 답이 나옵니다.
항우연이라는 전문집단 속에서 비전문가인 그녀가 할 수 있는 활동은 한계가 있습니다.

첫 1~2년간은 우주인교육에 관련된 기술들과 ISS에서의 활동을 기반으로 엄청난 데이터를 뽑아냈겠지만 그 이후에는 내부에서 활동방향자체가 붕 떠버리죠.
그리고 항우연의 우주개발에서 우주인 배출의 순위는 아주 뒤에 있습니다. 항우연 로켓 개발 스케쥴보면 답 나오죠. 게다가 우리나라가 ISS참여국도 아니라서 올라갈 인원이 있는 것도 아니니...
주구장창 외부 강연으로 돌리는것밖에 할 수 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분명히 양쪽다 윈윈하는 시나리오였습니다.
나름대로 우주에 대한 관심과 시각적 효과를 정부에서는 얻었고 이소연씨는 돈과 명예를 얻었죠. 그 이후에는 양쪽다 패배하는 게 되었죠. 항우연을 이소연씨를 써먹을기술이 부족했고 이소연씨는 웃기지도 않는 외부강연에 지쳤겠죠(카이스트 공학 박사 출신이 대중앞에서 전공도 아닌 우주체험 얘기를 몇년이나 똑같이 하다보면 지치겠죠.)

그녀에 대해서 정부가 물을 수 있는 책임은 항우연에서 있었던 의무 근무기간이 끝남으로서 다 끝났죠. 이건 고산씨도 마찬가지죠. 고산씨도 가가린 우주센터에서 ISS활동에 관련된 교육을 받은 대한민국의 두 명중 한명이지만 항우연 의무 근무기간이 끝나자 퇴사하고 우주와는 상관없는 다른일 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미련이 남았다면 차라리 공군조종사들처럼 의무 근무기간을 굉장히 길게 잡았으면 되었지만 그것도 아니었으니....
그러니까요. 사실 이 글도 순전 돈이 아까워서 쓴겁니다.
살다 260억 짜리 서바이벌 취업 쑈를 보게 될줄은 몰랐네요.
자라리 군인을 뽑았더라면...
군대 파일럿이신분들도 많은데...
기대한 취지에 제일 어울리는 건 군간부였는데
항우연은 쑈를 하고 싶었던거니까욬
쑈든머였든 자기 생명을 단보도 다녀온 여했이였고
260억가치의 실험은 하지 못했지만 완벽하게 소득이 없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네요.
다만 이제와서 지금 들추는거 보면 260억 더한 일 해먹을라고 그러는걸지도
몰라요 정신차려야됨
전 오히려 정신 차리고 배를 버려라! 한 거 같아요. 그러니까 이소연 씨 개인의 성공을 위해서요.
문젠 세금 가지고 이소연 씨나 항우연이니 첫 판부터 장난질로 시작했단거죠.

근데 이젠 이소연 씨 가지고 왈가불가하고 비난해봤자 벽에다 대고 혀로 스쿼시 하는 꼴이니
그래도 어디 먹튀 못할 항우연이나 까잔 취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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