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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잡담] 노잼글 주의) 박주민 의원發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오류에 대해2020.06.15 AM 04:58
1.
아까 어떤 분의 마이피에서 박주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오류에 대해 봤습니다.
"우리나라 전체가구 중 주택의 자가 점유율은
2008년 56.4%,
2010년 54.3%,
2012년 53.8%,
2014년 53.6%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반면,
임차가구 비율은 점점 늘어나고 있음."
이라는 서두와 달리
이후 조사에서는
2016년 56.8%
2017년 57.7%
2018년 57.7%
2019년 58.0%로 늘어났다는 지적이었죠.
2.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서 해당 의안을 검색해 원문을 확인하고
(http://likms.assembly.go.kr/bill/billDetail.do?billId=PRC_U2Q0O0H6B0E9V0I9H4S1R3I2L7K6W6)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주거실태조사의 "(일반가구)지역별 소득계층별 점유형태"와 비교해보니
세상에, 정말이네요.
2006년~2019년의 조사 중에서
주택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2008년~2014년의 조사 결과만을 취사선택해서 가져온 게 맞아요.
그런데, 앞뒤 다 자르고 딱 그 내용만을 지적하는 것도 취사선택 아닐까요?
3.
현 정부의, 그리고 (정상적인) 모든 정부의 주거 정책 방향성은 '주거 안정화'입니다.
'집값 상승'은 사익이기에 공익보다 앞설 수 없죠.
그래서 주거 불안정 요인을 줄이고 주거 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다각도로 펼치죠.
예를 들면
① 자가 소유율 제고
①-1: 주택 보급율 제고 → 공급량 증가 → 가격 상승 억제 → 자가 소유율 제고 → 주거 안정화
①-2: 다주택 소유자 및 임대사업자 규제 → 매물 증가 → 공급량 증가 → 가격 상승 억제 → 자가 소유율 제고 → 주거 안정화
①-3: 고가주택 보유자의 전세보증 제한 → 가수요 억제 → 가격 상승 억제 → 자가 소유율 제고 → 주거 안정화
② 자가 소유자 재정 건전화
②-1: LTV, DSR 규제 → 가수요 억제 → 가격 상승 억제 → 자가 소유율 제고 → 주거 안정화
②-2: → 하우스푸어 예방 → 주거 안정화
③ 세입자 권리 보호
③-1: 세입자 권리 보호 → 주거 안정화
③-2: → 매물 증가 → 공급량 증가 → 가격 상승 억제 → 자가 소유율 제고 → 주거 안정화
더 자세한 건 전문가의 영역이지만, 지금 대충 생각하기로는 이 정도의 그림이 그려지네요.
박주민 의원이 발의한 이번 개정안은 "③ 세입자 권리 보호"의 영역이겠죠.
그리고 그 보호 대상은 주거 취약층인 저소득~중소득 무주택 임차인이겠고요.
4.
그러면 실제로 저/중/고소득별 자가 / 전세 / (보증금 있는) 월세 / (보증금 없는) 월세 / 사글세 / 무상주거 비율의 변화를 볼까요?
먼저 저소득층입니다.
자가 거주율에 출렁임이 있지만 대체로 감소하는 방향으로 수렴되는 게 보입니다.
전세 거주율은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월세 거주율은 점점 증가하네요.
자가와 무상거주를 제외한, 저소득층의 전/월/사글세 비율입니다.
출렁임이 줄어들면서 살짝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다음은 중소득층입니다.
자가 거주율이 감소하는 추세였다가 2014-2016 시즌에 대폭 증가하고 다시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전세 거주율은 출렁이며 감소하다가 2014-2016 시즌에 대폭 감소하고 횡보~소폭 증가했네요.
월세 거주율은 출렁이며 증가하다가 2014-2016 시즌에 대폭 감소하고 횡보~소폭 증가했네요.
자가와 무상거주를 제외한, 중소득층의 전/월/사글세 비율입니다.
점점 증가하다가 2014-2016 시즌에 대폭 감소하고 횡보~소폭 증가했네요.
마지막으로 고소득층입니다.
자가 거주율이 출렁임은 있지만 대체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전세 거주율은 출렁임은 있지만 대체로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월세 거주율은 감소하다가 2012-2014 시즌에 소폭 증가하고 이후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자가와 무상거주를 제외한, 고소득층의 전/월/사글세 비율입니다.
출렁임은 있지만 대체로 감소하네요.
5.
대체 2014-2016 시즌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당시 박근혜 정권에서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여러 정책이 있었던 것 같은데
중소득층의 자가 점유율을 급상승 시킨 정책이 뭔지는 제가 잘 모르겠네요.
다만 자세한 내용은 몰라도 저소득층에게는 불리했을 거라 추측할만한 방증이 있는데요
위 차트는 2006-2019년 저소득층의 거주 주택 유형 비율입니다.
단독주택 비율이 감소하고, 아파트 비율이 출렁이고, 연립주택 비율이 감소했는데요,
이를 제외한 나머지를 볼까요.
2014-2016 시즌을 기점으로, 저소득층의 거주 주택 유형 비율을 보면
다세대주택 거주율이 증가했고
비거주용 건물내 주택, 곧 상가건물 탑층의 '주인세대' 또는 '가게나 창고 뒷방' 거주율이 소폭 증가했고 (아무래도 후자일 가능성이 크겠죠?)
주택 이외의 거처, 곧 오피스텔 또는 고시원/숙박업소 달방/쪽방/비닐하우스/농막/움막 등의 거주율이 4~5배로 대폭 증가했네요.
이 역시 전자보다 후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할 수 있고요.
따라서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성이 크게 줄어든 시기라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 이후로 2019년까지 특별히 개선되지도 않았네요.
6.
이상의 차트를 종합해서 분석하면,
2016-2019년의 전체 주택 자가 점유율 상승은
고소득층의 지속적인 자가 점유율 증가와
2014-2016 시즌에 두드러진 중소득층의 자가 점유율 급상승에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영향을 배제하고 살펴본 저/중소득층의 전/월/사글세 비율은 횡보~소폭 증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정안 서두에서 제시한 데이터는 의도와 맞지 않는 잘못된 취사선택임이 명백하나
이는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상정한 저/중소득층의 주거 불안정을 명확히하는 최신 지표 제시에 미비했을 뿐,
2016년-2019년 전체 주택 자가 점유율이 증가했다는 연유로
저/중소득층의 전/월/사글세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가 아니라고 해석하는 것은 오류이며
더 나아가 해당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불필요하거나 잘못되었다며 부정하는 것 역시
침소봉대의 오류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그런 오류가 댓글로 줄줄이 달린 MLB파크의 링크를 달아놓고는
(http://mlbpark.donga.com/mp/b.php?p=1&b=bullpen&id=202006140043813256)
마치 자신은 객관적 전달자일 뿐이니 독자 스스로 이 오류를 두고 고뇌하라는 듯
"이것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판단은 여러분 스스로 하십시오"
두 문장만 던져놓는 게 그다지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일부러 아무 주장을 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더 그렇고요.
7.
01:30쯤에 해당 글을 보고
02:30까지 자료를 확인하고
03:00까지 가설을 세우고, 보충자료를 찾고
04:40까지 차트를 만들고, 글을 쓰고.
제목 한 줄과 본문 한 줄에 대한 반론이 이렇게 시간을 잡아먹네요.
이도저도 아니게 앞뒤 다 잘라놓은 한 줄 던지지 마시고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논리와 근거에 입각해 정정당당히 주장을 펴시길 바랍니다.
8.
- 一目瞭然
- 2020/06/15 AM 05:37
그걸보고 비교 판단하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
- =ONE=
- 2020/06/15 AM 05:56
상단 글제목 밑의 LINK에도 걸어놓을게요.
- 一目瞭然
- 2020/06/15 AM 07:00
평소에는 애드블록 차단 걸어놔서 못봤나보네요.
- =ONE=
- 2020/06/15 PM 12:01
안 보시려고 애드블록까지 사용중이신데
괜시리 보여드린 것 같아 죄송스럽네유ㅠ
- Feed
- 2020/06/15 AM 06:28
진짜 교묘하게 선동과 날조하는 작자들이 너무 많네요.
저사람은 특히나 더럽고요...
요즘은 특히 사람들이 텍스트나 데이터를 주의깊게 살펴보는걸 힘들어하는 경향이 커서 문제네요... (부끄럽지만 저도 대충보고 넘어간 적이 많습니다.)
- =ONE=
- 2020/06/15 PM 12:04
아주 가끔은 그냥 넘기기 껄끄러운 부분이 있더라구요ㅎ
아닌 밤중에 괜한 오지랖 부려봤습니다ㅎㅎ
- ThisMoment
- 2020/06/15 AM 06:38
http://mn.kbs.co.kr/mobile/news/view.do?ncd=2904359
- =ONE=
- 2020/06/15 PM 12:17
찾아보니 박근혜정부의 부동산 정책 영향이 어마어마하네요.
알려주신 주담대 규제 완화('7.24 대책': LTV, DTI 70% 일괄완화)와 각종 완화정책(=매매 진작 정책)으로
소위 '빚 내서라도 내집 마련'하도록 펌핑한 시기네요.
- 태극권지니
- 2020/06/15 AM 07:34
이런 좋은글을....그리고 본문에
중소득층의 자가 점유율을 급상승 시킨 정책이 뭔지는 제가 잘 모르겠네요. 요거
제가 생각하는 요인중 하나는 한시적 한6개월?
무슨 꿍꿍이 인지 박근혜정부때 취등록세 면제해준적이 있습니다. 그때 많이들 구매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 =ONE=
- 2020/06/15 PM 12:27
두 번째 정책의 골자가 '취득세율 영구 인하'라고 하네요.
살까말까 팔까말까 하던 사람들은 이때다 하고 샀을 거라 추정됩니다.
- 털어봤자없서
- 2020/06/15 AM 07:37
좋은자료 감사합니다
- =ONE=
- 2020/06/15 PM 12:28
- 🌠별바다🌊
- 2020/06/15 AM 08:01
밤새 고생하셨습니다
- =ONE=
- 2020/06/15 PM 12:29
소위 말하는 '선택적 중립' 내지는 '쿨찐' 류의 행태를 보이는 게 흥미롭더라구요.
- 루리웹-2669063971
- 2020/06/15 AM 08:06
뒤에서 이렇다 저렇다 해봐야 폐기하고 사유 적어서 다시 올려야 할뿐
- =ONE=
- 2020/06/15 PM 01:35
통계의 취사선택을 통한 선동이라기보다는
2016년 발의법안의 제안이유를 다시 사용해서 생긴 문제라 생각합니다.
그 이후로 해당 지표의 추세만 반영하면 법안의 입법취지와 괴리가 생기니
조금 더 명확한 지표로 수정하면 되리라 생각합니다.
2.
발의법안에 문제 여지가 있으면 소관 상임위에서 토론과 심사를 거쳐 수정하면 되는데
'제안이유'의 통계를 조금 더 명확한 지표로 수정하는 과정이 따로 있나 모르겠네요.
여하튼 수정할 수 있으면 수정하고, 폐기 후 다시 발의해야 한다면 그러면 될 문제입니다.
발의법안의 방향성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니까요.
- kimpol3
- 2020/06/15 AM 08:10
저소득층의 월세인구가 증가했다는거 빼곤
딱히 통계적 유의성을 가진게 없어 보이네요.
고소득층의 자가비율이 늘어난것은 있지만,
저,중소득 계층의 문제에 대한것이지
고소득층의 자가비율상승은 문제가 아니라고 했으니
그건 상관이 없고.
비율상으로 전세에서 월세로 돌아선것은
전세값이 상승한 이유이고,
이는 물가상승, 집값상승, 금리인하가 대표적인 이유인데,
무슨 의미가 있나 싶네요?
딱히 임차비율의 상승, 자가비율의 하락같은
통계적 유의성이 희박한 부분을
원하는 연도만 잘라서 말할만큼의
원인 제공은 되지 않는다고 보이네요.
이 부분은 접근법 자체를 잘못했다고 봅니다.
그 부분 삭제하고 과도한 전월세 증가분에 대해서만
토로하는것이 더 올바르다고 생각되네요.
아무리 본인이 상정한 일부 국민들을 위한다는
대의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올바르지 않으면
토대에서부터 의미를 가질수가 없죠.
전제부터 다시 해야 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 =ONE=
- 2020/06/15 PM 02:02
그걸 확인하는 게 가장 큰 목적입니다.
'16-'19 전체 가구 자가 점유율이 늘었다'는 게 해당 발의법안을 "첫 문장부터 틀렸다'고 호도하는 주요 논거니까요.
엄밀히 말하자면 '첫 문장은 틀렸다'고 해야죠. 그리고 그건 조금 더 명확한 지표로 수정할 수 있고요.
2. "고소득층의 자가비율이 늘어난것"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으로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의 주된 수혜자는
고소득층이 아니라 저/중소득층이죠.
그런데 중/고소득층의 자가점유율 증가가 반영된 '전체 가구 자가 점유율 증가'를 들어
'저/중소득층의 자가점유율도 증가했다' 내지는 '저/중소득층의 임차거주비율은 감소했다'는 오해를 조장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당 발의법안의 입법취지를 무력화하려는 논거가 잘못되었다는 겁니다.
3. "비율상으로 전세에서 월세로 돌아선것" "무슨 의미가 있나 싶네요?"
다른 여건이 비슷하다 가정한다면
자가 거주가 제일 좋고, 그 다음이 전세, 그 다음이 월세라는 건 당연한 사실입니다.
월 생활비 중 주거비 관련 고정 지출이 없다/적다/많다가 어떤 차이인지 굳이 설명드려야 할까요?
통계에서 볼 수 있듯이 저소득층의 자가 점유율은 줄어드는 추세이고
그나마 세입자에게 유리했던 전세의 거주율은 더 급격히 줄어드는데
세입자에게 가장 불리한 월세 거주율은 외려 늘어난다는 것이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성이 악화된다는 의미가 아니면 무엇일까요?
4. "통계적 유의성이 희박한 부분을 원하는 연도만 잘라서"
위 대댓글에도 달았지만, 해당 발의법안 제안이유의 서두는 2016년 발의법안의 서두와 같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그 때에는 유효했던 '전체 가구'에 대한 지표가 더이상 유효하지 않아지면서
더욱 명확한 '저/중소득층 가구'에 대한 지표로 수정해서 발의해야 했는데 그러지 않은 것 뿐이죠.
5. "이 부분은 접근법 자체를 잘못했다"
....? 임차인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발의한 법안이 임차비율의 증가/감소에 좌우될 일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신생아 수가 줄어든다고 신생아 보호에 소홀해도 될까요? 반대로 신생아 수가 늘어난다고 신생아 보호에 소홀해도 될까요?
생명권이든 주거권이든 보호할 법익이 있다면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기에
'통계 오류는 접근법이 잘못되었다는 방증'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 생각합니다.
하물며 통계를 잘못 제시했을 뿐, 법안이 보호하고자 하는 저/중소득층의 임차비율은 여전히 늘어나는 추세라면 더더욱이요.
6."대의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올바르지 않으면 토대에서부터 의미를 가질수가 없죠. 전제부터 다시 해야 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네. "대의가 올바르지 않"지 않으며, "전제부터 다시 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입니다.
발의법안 제안이유 서두의 통계만 더 최신화되고 명확한 통계로 수정하면 될 뿐, 지향과 보호법익은 바뀐 게 없으니까요.
그러면 토대에서부터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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