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rpg의 역사 -2-2012.05.03 PM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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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게임에서 PC로

본격적인 이야기로 접어들기 전에, 오늘날의 저명한 개발자 중 상당수가 그 경력이 테이블게임 시절로 거술러 올라간다는 흥미로운 점을 지적해두기로 하자.

"저는 복사한 <공격집Claw Law>와 <마법집Spell Law>를 옆구리에 끼고 첫번째 젠 콘에 갔었습니다." 1999년 인터뷰에서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즈Age of Emprires]의 제작자 브루스 쉘리(Bruce Shelley)는 말한다. 쉘리는 [중간계 롤플레잉 게임Middle Earth Role-Playing Game]의 방계(傍系) 게임 및 특별판 게임을 만들었던 아이언 크라운 엔터프라이즈사(Iron Crown Enterprise)에서 일하기도 했다. 어느 운명의 날, 쉘리는 시드 마이어의 [파이어리츠Pirates]를 플레이하게 되었고, 게임에 너무나 반했던 나머지 곧장 마이크로프로즈사(Microprose)에 참여하여 마침 제작중이던 [문명(Civeilization)]의 제작에 결합하게 되었다.

한편, [크림슨 스카이즈Crimson Skies]나 유명 메카물([멕워리어MechWarrior]) 등을 통해 고전이 된 전략게임들을 다수 배출해 온 FASA사의 설립자이자 인기 RPG인 [쉐도우런Shadowrun] 등을 제작했던 조던 와이즈먼(Jordan Wiseman)도 비슷한 경우이다.

샌디 피터센(Sandy Petersen)은 케이어시움(Chaosium)의 [콜 오브 크수루Call of Cthulhu] 롤플레잉 게임[역자-러브크래프트가 만든 유명한 TRPG 게임]에 참여했고, 이후 id 소프트웨어에 입사하여 [둠]과 [퀘이크]의 작업에 참여하였다(퀘이크의 몬스터와 주 보스인 서브 니거래스(Sub-Niggurath)에서 러브크래프트(Lovecraft)의 영향을 엿볼 수 있다. ... 물론, 누구나 아는 사실이겠지만). 이후 피터센은 앙상블사(Ensemble)의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스], [에이지 오브 킹스Age of Kings]을 거쳐 최근에는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Age of Mythology]에 참여하고 있다.

[매직 더 개더링Magic the Gathering]에 참여했던 존 타인스(John Tynes)는 현재 그가 고안한 [델타 그린 콜 오브 크수루]의 PC 전략게임 버전을 작업중이다. 테이블 게임업계의 최고 인재들이 이후에는 PC 게임업계로 투신했기에 이러한 사례들은 휠씬 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광폭한 절대군주의 실험장으로

텍스트기반의 초기 PC게임과 [텔레전드Telegend]와 [템플 오브 압샤이Temple of Apshai]와 같은 초기 어드벤쳐 게임이 앞서 등장하긴 했지만, 진정한 최초의 RPG, D&D가 비로소 PC에 등장했다고 말할 수 있는 최초의 시기는 바로 [위저드리Wizardry]가 PC로 등장했을 때이다.

베세스다의 토드 하워드는 "최초 보유기종인 애플에서 구입했던 게임이 [위저드리]"라고 말한다. 필자 자신을 포함하여 앞서 언급했던 모든 이들이 [위저드리]에 대해 느끼는 이러한 애틋함에 공감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위저드리]가 남긴 시초적인 영향을 기억한다. 단지 그 게임이 최초였기 때문은 아니다. 오히려, 복잡한 미로(corridor)를 통해 얽히고 설킨 서사의 맹아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위저드리]는 마하리토(Mahalito, 기본적인 불공격)같은 낯선 이름의 주문들로 가득한 마법서, 놀라운 깊이를 갖춘 캐릭터-성장 시스템 그리고 계급들까지 구분되는 수많은 다양성과 캐릭터들을 갖추고 있었다. 게임에는 몬스터들도 가득했으며 작은 보조창에 3D 미로까지 표현해 낸 혁신적인 인터페이스도 있었다. 이동할 때마다 벽도 함께 움직였다. 몬스터와의 마주치면, 이를 나타내는 정적인(그리고 매우 거친) 선으로 구성된 그래픽이 화면에 튀어 나왔다. 이 게임은 오랜 시간 플레이할 수 있었고 이후의 거의 모든 CRPG(Computer RPG)게임에 영향을 주게 된다.

[위저드리]는 계속되었고, 90년대로 들어서면서 상당히 많은 부분이 변화되었다. 사실상 오랜 휴지기를 거치고서야, [위저드리8]이 작년에야 등장했다. 한편, 시리즈의 주요 멤버중 하나인 D.W. 브레들리(Bredley)는 2년전에 [위저즈 앤 워리어스Wizards and Warriors]를 내놓았다. 스코피아에 따르면, "[위저드리]는 최초의 대작 CPRG였다. 이 게임은 파티 시스템이라는 기본을 만들었고 [바즈 테일Bard's Tale], [마이트 앤 매직Might and Magic]에 큰 영향을 주었다. 어떤 사람들은 [바즈 테일]에 대해 "그래픽을 곁들인 [위저드리]"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후에 등장한 [바즈 테일]은 [위저드리]와 플레이 방식이 상당히 유사하여, 작은 보조창 및 몬스터와 마주칠 때 갑자기 그래픽이 튀어나오는 것까지 모방하였다. 하지만, [바즈 테일]에는 단순히 움직이는 그래픽이 첨가된 것 이상이 있다. 드래곤이 머리를 돌려 나를 바라 볼 때 얼어붙곤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물론, 이것이 전부였지만). [바즈 테일]에는 음악이 가미되었으며, [위저드리]보다 휠씬 세밀한 서사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80년대에는 제법 성공을 거둔 CRPG들이 몇 편 더 있다. 제프 포겔은 [판타지Phantasie]가 "실제의 장소를 나타내고자 했던 썩 창조적인 던젼 구조를 갖춘 최초의 게임"이라고 평한다. 한편, [퀘스트론Questron]과 같이 인기를 누린 유사 RPG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게임들은 [위저드리]나 80년대 중반에 등장한 뉴월드 컴퓨팅사의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처럼 지속적인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다. 특히나 [마이트 앤 매직]이 성공적이었고, 이 게임은 최초의 "일인칭" 시점을 도입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제프 포겔에 따르면, "[마이트 앤 매직]은 숨겨진 아이템과 몬스터와의 특별한 마주침으로 가득찬 거대하고 복잡한 공간을 갖춘 최초의 게임"이다. 스코피아는 회상한다. "[마이트 앤 매직]에는 탐색할 것, 해야 할 일, 퍼즐들 및 그려둬야 할 맵들이 너무나 많았다." 이 게임은 자동 맵핑이 지원되던 시기 전에 등장했기 때문에, 스코피아는 게임이 아주 맘에 드는 것은 아니었다고 곧바로 지적하기도 하였다.

[마이트 앤 매직]은 오늘날까지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시리즈의 9편이 3월말이면 출시 될 예정이다. 한편, [마이트 앤 매직]과 더불어 오랫 동안 사랑받아 온 RPG 시리즈는 리처드 개리엇(Richard Garriott)의 [울티마Ultima] 시리즈이다.
댓글 : 3 개
글이 약간 옛날 글인거 같네요 ㅇㅅㅇ

존 밴 캐니햄이 빠진 마이트앤매직9편 나온지 상당히 오래되었는데...

그리고 뉴월드컴퓨팅사는 마매9편을 마지막으로 망했음; ㅠㅠ
Cthulhu는 한국에서는 '크툴루'로 번역되었습니다. 그리고 콜 오브 크툴루는 H.P. 러브크래프트가 직접 제작한 TRPG는 아니고 러브크래프트 신화를 바탕으로 샌디 피터슨(Sandy Petersen)이 80대 초반에 발표한 TRPG입니다. 콜 오브 크툴루 TRPG의 성공으로 러브크래프트의 신화가 재조명 받게 되었죠.
이미지샵 정장녀//옛날글입니다만,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여 글을 올립니다.ㅎ
포이포이//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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