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픽업!] 유희열 잘가라2022.07.10 AM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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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시절 주위의 많은 친구들이 토이를 추천해주고 '음도'듣는 애들끼리는 정서적인 동지의식도 남달랐던 게 기억난다.

-난 토이의 팬은 아니었지만 그의 곡 중 "옆모습"이라는 곡을 정말 정말 좋아해서 그때는 다들 있었던 다이어리에

 그 곡의 가사를 옮겨 적고 몇 번이고 따라 불렀던 기억이 있었고, 최근까지도 차가운 바람이 부는 계절이 돌아오면 듣고는 했다.


-표절 의혹이 터지면서 안타까워하며 아니었으면 하는 기대만 가지고 있었는데

 날이 갈수록 기대와는 반대로 일은 커지기만 하고, 하기 유튜브에 달리 첫번째 덧글을 읽고 

 남아있던 일말의 감정도 깨끗히 정리되었다. 안타깝지만 끝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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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지만 이런 유희열 레퍼런스 콘텐츠는 마음만 먹으면 계속 될 겁니다.

이 영상 속 레퍼런스 의혹곡도, 그 이전 류이치 사카모토를 포함한 일본 음악도,

원곡으로 언급되는 곡들은 대부분 유희열씨가 직접 라디오를 통해 추천 하고,

유희열 씨 스스로 입을 통해 언급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 원곡도 라디오에서 그가 직접 좋다고 추천한 곡이었습니다.)



유희열씨는 아주 오래전부터 "오마쥬" 혹은 "쏘스곡"(그의 라디오 코너 제목) 이라는 명분으로 영향 받은

레퍼런스를 재해석하는 식의 창작을 해왔고, 그 레퍼런스를 리스너에게 공유하는 일에도 열심인 라디오 DJ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레퍼런스에 기반한 창작을 "표절"이라고 엄격하게 검토하는 순간,

그가 지금까지 '참고'했다고 말한 모든 곡이 표절 의혹곡 이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원곡을 찾기도 참 쉽죠. 왜냐 스스로 리스너에게 가르쳐주었으니까.

그 팬들이 직접 제보한 곡을 유튜브 매체를 통해 바로 바로 연결 짓고 있을 뿐입니다.



저또한 그의 팬이었지만, 유희열씨의 창작에 깊은 당혹감을 느낀 계기 또는 이번 "유희열 사태"에 대해

인간적인 연민을 느끼지 않는 이유는, 그의 사과문 속 한마디 때문입니다.

"무의식 속에 영향받았을 뿐, 순수 창작곡이라고 생각했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그는 절대 "무의식"으로 곡을 만드는 사람이 아닙니다.

철저하게 의식적으로 완벽하게 장르의 클리쉐를 분석하고, 당대의 음악들을 영민하게 디깅하고,

그 곡을 해체하고 조립할 줄 아는 프로듀싱의 레벨에서도 굉장히 높은 기술로 숙련된 뮤지션입니다.

무아지경, 무의식, 순간의 영감을 가지고 곡을 만드는 예술가형 뮤지션이 아닌 철저히 장르를 분석하고 이해하여

그것을 재현하는 방식의 "자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곡 앨범 작업에도 5,6년을 소모하고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곡을 폐기한다고 직접 "앨범 설명"에 덧붙여왔던 사람입니다.

인터뷰, 라디오에서 무수히 말해왔구요.



그런데 갑자기 "무의식?" "창작과정에서 원곡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의 팬이라면 도저히 이해가지 않는 이야기를 하는 순간,

그가 지금까지 작곡의 명분으로 삼은 "오마쥬"를 갑자기 "무의식"의 영역으로 날려버렸고 그 순간

"아 오마쥬구나, 아 레퍼런스를 이렇게 재해석했구나' 하며 눈감아주었던 팬들 입장에서도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는 겁니다.

류이치 사카모토라는 자신의 평생 아이돌인 사람의 확실한 피드백 앞에서

그동안 자랑하던 "음악가의 자존심"보다 "'무의식 이라는 비의도성을 강조하는 법적 책임의 회피 기술"이 앞서는 순간,

당연히 팬들 입장에서도 그의 지난 창작들을 아주 "의식적으로" 돌아볼 수 밖에 없는거죠.



다음은 유희열씨가 해당 앨범(6집 THANK YOU)의 곡들에 대한 직접 서술한 곡 설명입니다.



2. Bon Voyage - 단순한 구조의 일렉트로닉한 리듬 위에 프렌치한 정서가 감도는 화성과 멜로디가 조화를 시도


3. 나는 달 - 모던록 스타일의 곡. 쿠루리처럼 좀 거칠게 가볼까도 했는데 아직은 좀 소심해서 속도감만 담아봤네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트랙. (쿠루리 직접 언급)


4. 해피엔드 - 드럼, 베이스, 기타, 로데스 피아노, 하몬드 올갠. 마치 Shakatak이나 Steely Dan 같은...


5. 뜨거운 안녕 - abba, ELO, FR David... 어린 시절 처음으로 팝을 접했던 시기의 기억들을 담고 싶었죠.

웨이브적인 기초에 현대적인 레트로한 느낌을 과하게 살리고 몇 부분만 요즘 느낌으로


7. 스치다 - '초속5cm'를 보고 모티브를 얻어


8. 크리스마스 카드 - 전형적인 토이 스타일의 아마도 '좋은 사람'의 영향인 듯.


12. 투명인간 - 미니멀한 곡. 노르웨이 일렉트로닉 듀오 royksopp의 사운드에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단순한 기타의 포크 스타일 곡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를 놓고 고민고민


13. 안녕 스무살 - 의도는 컬리지록 스타일로 해보려 했으나 결과는?



여기서 창작자의 무의식이 느껴지나요? 다른 아티스트처럼 자신의 내면,인생과 삶의 굴곡점에서

"예술적 영감"을 받아 작곡하는 스타일이 아닌, 외부의 기존 장르 음악과 레퍼런스에 대한 철저한 분석,

곡을 철저히 계산적이고 분석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이 어느 순간 "무의식"의 창작을 했다는 방패를 드는 순간,

청취자도 당연히 그의 곡을 레퍼런스인가 표절인가로 이성적 검토가 아닌,

"나한테 그렇게 들린다" 는 주관적인 의식으로 검토해도 솔직히 할 말이 없는 거죠.



몇몇 사람들은 이렇게 반문합니다. "왜 유독 유희열한테만 그러냐. 관행이었다."

"이런 표절 의혹은 너무 억지 아니냐. 곡의 부분일 뿐이다." "창작의 특성상 당연히 레퍼런스가 존재하지 않냐, 순 억지다."

혹은 유희열 씨 스스로의 사과문처럼 "너무 좋아해서 받은 무의식의 영향 일 뿐 이 곡은 순수 창작곡이다."

안타깝지만 저는 팬들조차 돌아서게 만든 것은 이런 '의혹곡'이 우후죽순으로 언급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저처럼 그가 "무의식"이라는 말 한마디로 그가 지금까지 해왔던 창작과 음악에 대한 자신의 전문성을

스스로 부정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순간 뮤지션 예술가가 아닌 예능인, 사업가, 기획사 사장의 행보가 더 돋보인 것처럼 말이죠.



표절 의혹 첫 스타트인, 사적인 밤에 대한 정확한 답변은 사실 이래야 합니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곡을 오마쥬 혹은 레퍼런스 하는 과정에서 자기 스스로의 해석과 이해가 부족했으며 공을 들일 시간도 없어서

결국 원곡을 재연주, 메인 테마를 재해석하는 수준의 루바토만 보여주게 되었다.

그의 메인 테마를 빌려왔으니 전혀 색다르게 빌드업 하지 못했다. (결국 표절에 가깝다.)" 가 정확한 설명인 겁니다.

특히 피아노 하나로 연주하는 뉴에이지 곡들은 "메인 테마" 하나만 악상으로 자리잡으면 곡을 만드는 것은 순식간이고

(류이치의 가장 유명한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도 영감으로 30분 안에 만들어진 곡입니다.)

그런 곡의 "메인 테마" 핵심을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에 표절 의혹을 피해갈 수 없었던 겁니다.

그가 이것을 무의식이라고 변명하는 순간,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전문적인 뮤지션, 자존심을 가진 창작자, 예술을 추구하는

아티스트 유희열은 없는 겁니다.



고급 가요를 지향하며 상업 댄스 곡과 다른 "음악성"을 추구한다고 말하며 20여년 간 음악 활동을 이어온 창작자가

어느 순간 창작 활동과 자신의 근거지인 라디오 조차 접고 예능 TV 활동에 열을 들이고 ,

음악과 전혀 관계없는 예능인을 영입하며 기획사를 대기업의 계열사로 편입시키고 몇백억대의 건물을 구매했다는 뉴스 앞에서

그에게서 아티스트적인 결과물과 면모를 재확인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다만 그 이전부터 조금씩 그의 행로는 뮤지션이 아닌 사업가, 예능인의 방식으로 전환되었고

음악적 창작과 전혀 관계없는 네임벨류를 쌓으면서 '대중적 파급력'까지 스스로 확보했습니다.

(보통 상업 방송보다 순수 음악을 추구한다는 뮤지션이 시간이 지나,

이렇게까지 방송 미디어 지향적인 행보로 자신의 위치를 전환한 경우가 없기 때문에

더욱 이런 상황의 대표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밖에 없죠. 억울할 수 없을 겁니다.

더이상 그의 본업은 순수 음악가가 아닌 대중의 관심을 받는 연예인이니까요)

오랜만에 순수 작곡을 내놓는 과정에서 이런 게으르고 나태한 결과물을 내놓았다면

그것만으로도 음악가의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텐데, 그 결과의 책임을 대처하고 마주하는 과정에서 조차

"예술가의 자존심"이 아닌 "사업가의 계산적 행보"가 앞서는 순간,

우리 또한 계산기를 돌리며 그의 '레퍼런스' 작곡을 순수한 의도로 읽어줄 수 없는 거죠.

토이는 더이상 '순수한 아이(청년)의 장난스런 놀이감'이 아닌 "어른들의 상업적 이익을 대변하는 계산된 로봇인형"인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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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라 유희열. 좋아했다.

댓글 : 11 개
잘가라
잠만 유재석이 안테나 당근에 나오면 산다는게...
현실이 되겠네??

근데 웃긴게 라디오 천국에서 그렇게 많이 들었던게 킹스 컨비니언스 였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아이러니는 뭐지;;
잘 읽고 갑니다. 음도세대라서 그런지 공감되는 내용이 많네요.
신해철의 음악도시 게스트로 나올적부터 주구장창 틀던 사카모토

그러고보면 유재석도 소속사 운이 정말 없는듯..
돈을 지키고 명예를 잃는 선택을 했네
그래 충분히 합리적인 결정이야 사업가로서
레퍼런스는 어떤 작곡가든 영향을 받아 비슷할수있는데 만약 그 레퍼런스에 들어가는
악기나 세션까지 똑같이 따라갔다면 문제가 심각해지죠
표절이 사실이라면 아티스트 란 단어도 빼야겠네요
그냥 도둑놈
관상은 과학..
자기회사 소속 가수들한테는 돈이랑 일만 주고 절대 교육같은건 하지않았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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