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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소설] 좀비 영화2014.05.18 AM 01:03
저녁까진 시간이 남아 영화를 한 편 보기로 했다. 연인들이 줄 서있는 다른 영화보다는 나을 것 같은 생각에 좀비가 나오는 영화를 골랐다. 뭘 봐도 감상에 젖을 줄은 알았지만 어제 이별한 남자에게 좀비 영화는 생각보다 더 잔인했다. 방금 전까지 사랑한 사람이 좀비로 변해 달려온다. 온 몸 가득한 상처는 내가 입힌 것이기도 하고 내 것이기도 하다. 그녀에 대한 기억도 죽지 않고 계속 내게로 달려올 것임이 이 영화로 분명해지는 것만 같았다. 그럼 나는 계속 그녀를 죽이려 할테고 죽여야 할테고......
눈물과 함께 헛구역질이 올라왔다. 영화관에서 뛰쳐나와 구토를 하고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 미안. 오늘 못 만날 것 같아.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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