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국격과 음식물 쓰레기2010.11.05 AM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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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격을 위해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내놓지 말자고 했다 한다.

도대체 국어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국격이란 의미불명의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무엇일까?

국격(國格)이라 함은 '국가의 격식'을 줄인 말로 국가도 인간과 같이 품격을 지니고 있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단어다. 격식이란 단어는 사람이나 사람이 만든 제도 혹은 생산물에만 붙일 수 있는 단어인데 무형의 개념인 '국가'에 굳이 격식을 결부시키는 것은 아마도 그 말을 만든 사람들이 '국가도 일종의 유기체다.'는 사회유기체설의 일부인 '국가유기체설'을 굳게 신봉하기 때문이리라.

국가유기체설은 20세기 초 독일의 학자들이 국가 체계를 연구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실험적 이론이다. 그 이전, 플라톤이나 홉스 등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거론된 것은 20세기 이후의 일이다.

실험적 가설이다 보니 이를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전혀 엉뚱하게 받아들이는 지진아들이 세상에는 항상 있게 마련인데, 그 대표적인 예가 독일 제3 제국(나치 독일)이다. 그들의 변태적 취향과 철학적 박식함이 합쳐져 국가유기체설을 전체주의라는 기형적인 모습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 그들의 업적이라면 업적이겠다.

머나면 동양에서도 이 멍청이들을 보고 부러워하는 정신수준이 비슷한 몇몇 바보들이 있었는데 대표적인 바보들이 2차대전 당시의 대일본제국과 60~80년대 대한민국 대통령들이다.(북한이나 기타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나라들은 말 하는 것도 입아픈 일이니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한국식 민주주의-라 읽고 파시즘이라 이해한다-의 대표주자인 섹시가이 박 모씨의 연설문 일부를 보자.

'교육의 목적은 … 우리 국가가 필요로 하는 성실하고 능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 있읍니다. 그러나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는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애국애족의 올바른 국가관, 민족사관, 그리고 자주성이 확립되어 있어야만 할 것입니다. 이것이 국적 있는 교육의 근본정신이라 하겠읍니다. 또한 오늘날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인재란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있고, 국력배양에 기여할 수 있는 생산적인 인간입니다.'

「1974년도 예산안 제출에 즈음한 시정연설 」, 1973.10.4.

유능한 인재는 바로 올바른 국가관, 충성심을 지닌 인간임을 거듭 강조 또 강조하고 있다.

이런 전체주의적 꼴통들의 입맛에 딱 맞는 이론이 국가 유기체설인 것이다. 국가가 국민보다 우선하기 때문에 국가의 목표에 부합한다면 국민이 몽땅 사라져도 국가는 존속한다는 생각이다.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단어가 국격이라는 구역질 나는 신조어다.

70년대에 받은, 음식물 쓰레기보다 못한 국가관 교육이 바보들의 머리통에 들어 있으면 어떤 결과를 보여주는지 매우 잘 알 수 있는 귀중한 사례로 관련 국제 학술 기관에 서둘러 보고해야 할 것이다.

국격 My ass다.
댓글 : 4 개
  • 949N
  • 2010/11/05 PM 11:02
국격이란 단어는 획일적인 전체주의를 강요하는 어감때문에 별로 좋아하진 않으나, 허나 혹 저치들이 말하는 국격이 나라라는 커다란 공동체가 가진 문화 수준에 대응하는 단어라고 한다면,

[음식물쓰레기를 내놓지 말자], [츄리닝을 입지 말자]는 주장이 공식채널로 기어 나오는 고, 그것이 여과되지 않고 당당히 나온다는 시점에서 그 사회의 수준이 낮다는 걸 나타내는 것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군요. 시민들이 국가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시민들을 지도하듯 지시하는 모양이 나오는 데서 더더욱 말이죠.

츄리닝을 입건 말 건, 음식물쓰레기를 내놓건 말 건 그것은 그 사회의 수준과는 상관이 없는 문제이고, 무엇보다 개개인이 결정할 문제를 정부가 과거 군정시절 지도하듯 명령하는 저 모양이 참 맘에 들지 않군요. 무엇보다 저리 지도 하달하고자 하는 모양새를 보고 있으면 마치 과거의 망령을 마주하고 있는 듯합니다.

지난 10년동안 사람들이 많은 노력을 들여왔기에 보다 정상으로 되돌아온 상식들이 마구 파괴되었다 느낍니다. 그건 대차대조표에 들어가지 못하니 비용으로 계상되진 않겠지만 결국 장기적으로 비용일텐데,

정말 사회의 문화 수준을 높이려는 의도가 있었다면 명박산성을 쌓지 않았어야 했고, 오해란 단어는 입밖으로 튀어나오지 말아야 했으며, 보다 대화로 문제를 풀어갔어야 했겠지만,

그런 기대는 사람에게나 하는 것이고,
무엇에게는 나랏기둥을 덜 갉아먹길 기대하는 게 최선일 듯 하군요.
끊은 담배가 참 아쉽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11월입니다.
949N // 우민들을 '지도'하여 올바른 길로 인도하겠다는 전형적인 파시즘 이론이 그들의 생각을 이끌어가는 근간입니다. 지들 눈에 보기 싫은 건 없애버려야 한다는 사상이 슬그머니 꼬리를 드러낸 거라고 볼 수 있죠.
어차피 다음 정권은 이번 정권이 싼 똥을 치우느라 고생만 하다 끝날테니 저는 차차기 정권에 기대를 걸고 싶습니다.

국격 screw you
마크 제이콥스 // 국격을 대하는 아주 좋은 자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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