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스포]군도 보고 왔습니다.2014.07.24 PM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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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개봉이었던가 했는데 어제는 하루종일 뒹굴다가 오늘에서야 봤습니다.

같이 개봉한 드래곤 길들이기 2도 보고 왔네요.


평 보니 별로라는 말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기대를 안해서 그런지 괜찮았다고 봅니다.

연출을 보면 옛날 영화같은 면이 많이 보입니다. 5,60년대 느낌이 나는 배경음악에 툭하면 눈을 클로즈업합니다.

거기에 영화 중간에 부를 나눠서 자막으로 부제까지 보여줍니다.

...

쿠엔틴 타란티노가 생각나는 연출이 많긴 합니다. 전체적인 스토리를 보면 장고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백정 출신의 주인공이 음모에 휘말려 죽을 위기에 처했다가 산적단에게 구출되어 수련을 한 뒤에 복수를 한다.

그 과정에서 실패를 하고 죽을 뻔하지만 또 돌아와서 복수를 마친다. 라는 비슷한 플롯입니다.



강동원이 분한 조윤은 풍양 조씨의 서자로, 적자인 동생에게 열등감을 안고 살아왔고, 줄줄줄 그의 과거를 설명합니다.
처음에는 그게 뭔 상관인가 싶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설정을 잘 안고 가려고 이 사건에 하정우가 엮입니다.

하정우는 산적으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의 첫 등장은 백정입니다. 괜히 들고 있는 칼이 백정칼인게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왜 산적이 되었는가 하며 진행이 됩니다.

그리고 중반이 되어서야 그가 산적이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났다면서 그간의 줄거리를 나레이션으로 읊어줍니다.

그렇습니다. 산적질 하면서 싸우는 장면은 안나옵니다. 산적질을 하는데 제대로 싸우지도 않고 물건을 훔칩니다.

그 가운데서도 강동원이 계속 나옵니다. 이젠 그가 어떻게 재물을 축적하였는가 하는 설명이 이어집니다.


영화의 문제는 이것입니다. 솔직히 설명이 중반내내 이어집니다. 이 사람이 왜 이렇게 되었고 어떻게 하였고 하는 것을 설명을 합니다.

물론 그러면서 분위기는 잘 살리는데 이걸 굳이 표현을 해야 했나 하는 생각입니다. 이야기가 골치 아파지고 시간이 늘어지게 되니까요.

또 이 점이 타란티노 감독 같다는 겁니다. 킬빌이나 장고, 인글로리어스 바스터즈를 보면 등장인물 소개가 길게 나옵니다. 전개가 비슷합니다. 중반까지 설명이 줄줄 이어지면서 말로 하다가 끝에 와서 그걸 다 터트리는 거죠.

그렇게 질질 이어지다가 결국 복수겸 도적질을 합니다. 도적질은 성공을 하지만 주요 인물들이 사망을 하거나 잡혀 본거지가 들통나고 탈탈 털리게 됩니다.

다행히 강동원과의 싸움에서 부상을 당한 하정우는 다른 절에서 치료를 받고 있어서 무사할 수 있었죠.

그리고 그가 다 쓸어버리려 기관총을 가져옵니다.(푸훕)

포졸들을 기관총으로 다 쓸어버린 하정우는 강동원과의 마지막 싸움에서 이기며 복수를 하고 새 산적단을 만들고 끝이 납니다.


사실 영화를 보면 주인공이 하정우지만 포인트는 강동원에게 맞추고 있습니다.

그의 과거가 쫘악 나오고 어떻게 악역이 되었나를 설명하죠. 어떻게 보면 감정선이 많은 캐릭터죠. 복수만 하려고 하는 튼튼한 하정우와는 완전히 반대입니다.

그저 가족의 죽음에 대한 복수만 보고 사는 하정우는 별 감정선이 없습니다. 복수를 해야 하지만 작전을 위해 감춰야 한다. 아니면 못이기겠다. 이정도에서 그칩니다.

반면에 강동원은 어릴 적에는 자신이 집의 기둥이 되었지만 남동생이 태어나는 바람에 반쯤 버려진 아들이 된 서자로 자라나서 적자에 대한, 아버지에 대한 컴플렉스로 가득한 악역이 되었죠.

전 오히려 이 점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악역인 강동원의 비중이 너무 컸지만 그러면서 다른 관리들도 나올 수 있고 전체적인 균형이 맞았다고 봅니다. 다들 개성적인(그러면서도 전형적인) 산적에 비해 관리들은 하나같이 탐관오리들이니까요.

산적들의 구성을 보면 전형적인 개성을 가진 캐릭터들입니다. 관리 출신의 양반 두목, 책사인 땡중, 힘 잘 쓰는 역사, 항상 있는 여자, 날쌘 어쌔신, 사기꾼인 잔반. 수는 많지만 딱히 비중도 애매하고 액션신 담당이라고 생각해도 무난한 것 같습니다. 서브 플롯도 사랑싸움정도고 하나는 말을 못하고 두목은 자기 이야기도 애매하고 넘어가고 그나마 중이 역할이 컷죠.

게다가 거의 다 죽어버리는 바람에 각자의 플롯을 크게 벌리기도 그랬겠죠. 결국 반쯤 병풍으로 존재하게 됩니다.


전체적인 비중은 양반과 산적을 동등하게 비추는데 솔직히 양반쪽이 더 개성있고 인상이 깊었습니다.

그런데 후반부로 갈 수록 비중이 높아지는 사람들이 나옵니다. 바로 일반 백성들입니다. 관리들의 수탈을 당하지만 저항을 못하는 사람들이죠. 이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의 관리의 횡포에 주변인, 가족마저 죽자 마지막에 하정우의 싸움을 보며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싸우게 됩니다.

이 점에서 전 칭찬을 주고 싶습니다. 사실 백성들에게 명배우는 나오지 않지만 마지막에 마무리는 백성들이 해냅니다. 산적측의 주요인물들 대부분이 무력화된 상황에서 하정우에게 힘이 되어주었으니까요. 이런 서브플롯을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합니다.

너무 티가 나게 계속해서 한 백성을 클로즈업 시켜주어서 아, 이 사람이 활약을 하겠구나. 하는 분위기를 내내 풍겨줬지만요.

물론 기관총은 이게 뭐야 싶었지만요. 물론 가능은 합니다. 철종 15년이 배경인데 그 때 막 미국에서는 개틀링건을 도입했거든요. 가능은 하지만 아무리 무관 출신 부자라고 해도 그게 나주까지 들어왔을 리가... 그리고 그걸 처음 보고 잘만 쏘는 하정우도 납득은 안가죠.

이건 뭐 이런 계열의 마지막 카타르시스를 위해서 라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네요.



뭐 결론은 지금 평처럼 나쁜 영화는 아닌 것 같다는 겁니다. 기대를 줄이고 가면 볼만해요.

스포 달아놓은 글에 볼까 말까 생각하는 분들이 들어오진 않겠지만요.


개인적으로 별 5개에 3.5개정도라 생각합니다. 한국판 장고라고 생각하고 보면 딱 맞아요.
댓글 : 8 개
맙소사 글이 쓸데없이 길어졌네요...
감사합니다. ㅎㅎ
저는 이번주 일요일날 누나랑 볼 예정이라서 님글에서 일부러 스포는 안보고 가장 밑에 있는 별 평가 부분만 봤습니다. 좀 보려니 불안 불안 하네요.
큰 기대 안하고 가시면 볼만해요.
가장 비슷한 느낌을 준 영상매체라면....전 최강칠우가 기억나더군요. 배경만 사극에서 따온 시트콤 하지만 분량상 라이벌인 강동원빼고는 모두 캐릭터만 보여줬을뿐 스토리 전개는 전무.

뭐랄까......명절 특선영화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한 내년쯤 추석 때 만나겠죠? 오히려 그런 분위기 노리고 만든 것 같기도 합니다. 그게 타란티노 감독 스타일이니까요.
저는 시사회로 보고 이런 짱짱한 배우들 쓰고 이정도로 밖에 못뽑았나 하고 탄식하면서 집에 돌아왔던;;
저는 우리나라도 이렇게 명배우를 조연으로 돌리고도 비중을 적게 줄 수 있구나! 하고 감탄했습니다. 다만 캐릭터를 못살린 건 아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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