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라는 사람, 생각★] 한 때 꿈꿨던 상담사.2018.01.06 AM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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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상담을 좋아했었다.
원래 사람들의 얘기를 듣는걸 좋아했고 그에 대해 진지하게 내 생각을 전하고 또 다시 얘기를 듣고.
그런 대화의 캐치볼을 좋아했다.
옛날에 홈페이지를 만들고 운영한 적이 있는데 이런 캐치볼 때문일까? 조심스럽게 상담을 해오던 사람들도 있었던.

한 때는 봉사활동하는 곳에서 처음 들어온 아이가 시간 괜찮냐며 자기의 푸념을 늘어놨는데 아무말없이 들어주는데도 2시간이나 푸념을 늘어놓더라.
그러고는 몇 번이고 들어줘서 고맙다며 인사하고 가는데 난 진심으로 듣고 가끔 왜? 라고 물고 또 호응한거 밖에 없더라.
그 뒤로도 가끔 얘기를 들어줬는데 그때마다 고맙워하는데 난 크게 한게 없었다.
그냥 만약 나라면, 내 엄마나 누나, 동생이라면 이라는 마음으로 진심으로 듣고 또 묻고 호응했을 뿐.
하지만 자기 고민을 늘어놓는 사람들은 그 하나만으로 굉장히 고마워하더라.

 

언젠가는 인터넷에서 상담하고 싶어요! 라며 난데없이자기 전화번호를 알려주던 사람과 3시간씩 통화했던 적도 있더라.

그 뒤로도 몇 개월마다 전화해서 3시간씩 자기 이야기를 털어놨었는데 지금은 다행히 잘 지내는지 연락 안온지는 꽤 된.


아무튼 이런 상담의 기억이 좋아서 일까?
한 때는 상담사라는 직업을 꿈꿨다.
하지만 너무나 쉽게 깊게 공감하고 같이 아파하는 성격상 내가 죽어갈 게 뻔했다.
봉사활동에서 알게 된 동생이 만난지 몇 주만에 하늘나라로 가서 몇 주 동안 영혼이 나간 것처럼 산 경험도 있다.
마치 내 동생이 죽은 것처럼.
나 자신도 힘들고 주위에서도 걱정하는게 내 길이 아닌 것 같았다.


그래도 나름 상담을 하고 또 받아본 걸 토대로 몇 가지 나름의 기준생긴다.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
1.상담사의 눈높이는 의뢰인에게 맞춰야 한다.
상담사들이 가장 착각하기 쉬운게 의뢰인이 나한테 상담을 하러 왔고 또 내가 상담을 받고 조언을 해주니 경험이 없는 낮은 사람이 나 처럼 경험 많은 높은 사람에게 조언을 구한다고 착각하는거다.
이건 다른 직업과 다르게 경험이 많거나 나이를 먹을수록 더 심해진다.
또한 이런 상담사를 한국에선 흔하게 볼 수 있다.
만약 우울증 등으로 상담을 받으러 간다면 이런 사람은 무조건 피하는게 좋다.
그런 상담사에게 의뢰인은 그냥 돈일 뿐이다.

2.의뢰인은 고민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불안하다.
가끔보면 의뢰인한테 질문을 제대로 하셔야죠. 제대로 생각해보세요. 뭘 알고 싶으신 거에요? 라고 말하는 최악의 상담사가 있다.
의뢰인은 불안하기에 당연히 고민도 불안하고 그걸 꺼내는 방식도 불안한거다. 고민을 제대로 파악하고 애매한 경우 질문의 던지며 고민을 제대로 꺼내도록 유도하는게 상담사인데 자신의 상담 미숙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함을 의뢰인에게 돌리며 회피하는 상담사는 최악 중에 최악에 해당한다.

3.고민의 크기는 의뢰인이 정한다.
상담사들은 고민을 듣고 그 고민의 크기를 정한다.
이건 굉장히 큰 착각이다.
고민의 크기는 상담사가 아닌 의뢰인이 정하는거다.
의뢰인은 모두 나름의 커다란 고민을 안고 오며, 그건 그 사람에게는 오늘 살고, 죽음을 정하는 굉장히 중요하고 커다란 고민일 수 있다.
그런데 자기 경험상 이건 작은 고민, 이건 큰 고민이라고 분류하며 대충 대하는 경우가 있다.


이 말고도 분명 내 속에 기준이 더 있겠지만 일단 떠오르는건 이 정도 (더 쓰면 길어질 것 같기도 하고 충분히 길기도 하고...)
아마 대부분은 의뢰인 입장일테니 위에 적은 오류를 범하는 상담사는 피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특히나 1번의 눈높이만이라도 지켜주는 사람이 주위에 있다면 믿고 상담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요즘 마이피를 보면 우울증으로 고민하시는 분들도 많고, 샤이니 종현이 유서를 보며 제가 적은 최악의 상담사를 만났던건 아닐까 생각도 들고, 문득 옛날에 상담하던 것도 생각나서 몇 자 적어봤습니다.
모두 행복한 하루 되세요~

 

 

 

댓글 : 1 개
저도 군복무하면서 알아보고 준비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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