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의일기] 배달 일기 (feat.짜증) 2024.03.11 AM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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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뭔일 있나?

어제 글도 하나 안썼는데 

방문자가 1천명이 넘네,

내가 사고 쳤나?


여튼 오늘도 본업인 배달을 하러 나갔다.



일요일은 8시가 넘으면 콜비나 콜질이나 엄청 떨어지기 시작한다,

아마 휴일을 마무리 하는 시간때라 그런거 같다.


오후 6시 기분 좋게 집에서 콜을 잡고 배달을 출발을 한다.

8시까지 최대한 많이 벌어야겠다는 각오와 함께



2번째 배달집인 족발집으로 간다.


난 거기서 족발집의 손님들의 음식 먹는 모습을 보며 15분을 배달 음식을 기달렸다.

나도 요식업자 출신이라 갑자기 일이 꼬이거나 바쁘면 음식이 늦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족발집 사장님이나 직원들은 나를 그냥 보기만 할뿐 아무런 응대나 대꾸도 없었다

난 그냥 기달렸다.


배달일을 하고 시간의 쓰임이 달라졌다.

보통 1시간에 5~6개 배달을 한다.

10~12분에 한콜을 탄다는 계산이 나오고

1콜에 보통 3천원~4천원 정도의 콜비를 받으니

15분의 대기 시간이 나에게는 돈으로 치환이 된다,


답답하지만 아무 말 없이

남들 먹는 모습을 보며 기달렸다.

15분이란 길다면 긴 시간이 지나 음식이 나오고

족발집 사장의 태도에 화가 났다.



한마디의 말도 없이

바쁘고 귀찮은듯한 표정으로 족발을 나에게 넘긴다.




미쳤구나.


이런놈도 장사꾼이라고,

나라면 최소한 미안하다고 했을꺼 같은데

이상하게 50대 이상의 족발집 운영하시는 분들은 70%는 인사도 안한다.

장사꾼 특유의 그 피곤한데? 어쩔? 이라는 표정으로 사람을 맞이한다.



가게 문을 나오면서 나도 모르게 쌍욕이 나왔다.


가게 앞 담배를 피던 분이 내 욕설을 듣고 나에게 묻는다

기사님 왜? 화가 나셨어요??

상황을 말하니

장사꾼이 돈 벌어 먹기 글렀다며, 내편을 들어주셨다.



이때 부터 짜증 지수가 폭발을 한다.



다음 콜도 가게에 가니 이제 만들고 있었다.

샤브샤브집에서 마라탕도 곁들어 파는 곳 같은데

서빙 이모님이 중국분 같은데

표정과 말투 장관이다.


내가 개새끼인가?

표정이 딱 개 보는 표정인데?

와~~ 오늘 뭔 날인가???


이런 모습으로 장사를 한다고????



서빙 이모님 표정을 보고 그냥 콜을 취소하고 다른 가게로 갔다.



배달지로 가면서

장사할때 짜증나면 하던

ㅆㅂ ㅆㅂ ㅆㅂ ㅆㅂ

습습후후~~습습후후~~하면 감정을 내리며 갔다.



가게에 들어가며 인사를 하니

사장님이 엄청 따뜻하게 날 맞이해주신다.


사장님 오늘 기분 좋은 일 있으세요? 하니

사장님이 오늘 배달 기사님 중에 유일하게 기분 좋게 인사를 하며

가게로 들어와주셨다고 한다.


장사꾼 출신이라 습관 처럼 인사를 한것 뿐인데...


사장님이 음식이 조금 걸린다 하셨지만,

아까의 가게들과 다른 태도로 응대를 해 주시니

1도 짜증이 나지 않았다.


오히려 10분 동안 사장님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나왔다.


사람은 정말 사람 대하기 나름인거 같다.



동네에 잘되는 떡볶이집 사장과 알바는 잘 인사를 하지 않는다

나는 갈때마다 들어갈때, 나올때 마다 인사를 하니

그 집에서 유일하게 배달 기사중 나에게만 인사를 한다

다른 배달 기사들에게는 여전히 인사를 안한다.



제발 장사밥 좀 먹는 사람들이라는 그분들에게 예의는 바라지도 않는다

기본 적인 인사라도 좀 잘해줬으면 좋겠다.



내가 장사를 할때 난 배달 기사님을 배달 기사로 보지 않았다

언젠가 너의들도 내 손님이다 라는 생각으로 응대를 했고,

몇몇 기사님은 나의 그 작은 태도로 우리 가게에서 피자를 주문 해주시고는 했다.



나도 어디서 좋은 사람 소리를 듣지도, 들을 깜냥도 안되는 사람이라는 걸 

스스로 잘 알고 있지만,

최소한 사람다운 모습을 보일려 인사 정도는 할줄 안다.


남에게 서비스를 팔며 돈을 버는 서비업 직군들은

최소한 자기가 있는 가게에 사람이 오면 인사 정도는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하늘 끝까지 생긴다!!!!!


그게 그분들이 버는 그 소중한 돈의 값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댓글 : 10 개
매번 제 학생들에게 방문시 인사는 하지만 이 글을보니 좀 더 친절하게 맞이해야 하는걸 새삼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ㅎ
내일부턴 반갑게 인사를 좀 해야겠네요 ㅎ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feat. 좀 취함 ㅠㅠ
극친절보다는 그냥 서로 인사 정도만 하자 였는데 ㅎㅎㅎ

기분 좋게 약주 드셨군여!!
좋은 밤 되십시여!!
장사는 진짜 아무나 하는게 아닌거죠...
내 가게를 할떄는 몰랐는데,
진짜 장사꾼이 인사도 안하는 가게가 이렇게 많이 있을줄은 몰랐네요.

인사가 어려운게 아닌데,,,
그런데 또 인사도 뭐도 안하는데 장사 잘되는 가게도 신기하고,
손님한테는 왕친절한데 기사나 직원한테는 막대하는 사장님도 좀 보이네요

세상사 ㅋㅋㅋㅋ
인사만 잘해도 무조건 반은 먹고 들어가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 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닌데 말이죠

특히 사람 상대하는 직업은 그게 최중요 부분 중에 하나인데ㅎ
자기 가게에 돈 쓰러 오고나
자기 가게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이 오는데 그렇게 대하는거 보면
기가 찰 노릇입니다 ㅎㅎㅎㅎ
눈 마주치면 서로 웃으며 인사하고, 곤란해보이는 이에게 친절을 베푸는 게 이상하게 된 세상. 아니 그러면 오히려 다행이지, 공격도 서슴치 않는 세상. 지금 우리는 그런 곳에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딱히 정치적 혹은 사회적 갈등을 거론하려는 건 아니지만, 어렸을 때는 좀 더 활달해지려고 노력하고 손내밀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남자이기에 또 나이가 중년이라는 이유로 그 취급이 개밥의 도토리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다시 장사하는 이야기로 돌아와서 자존심을 팔라는 말은 아니지만, 면대면 그 최전선에 있는 사람으로서 기민하게 대처해야 할텐데. 언젠가부터 돈벌려는 일 그 이상의 의미는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우리가 흔히 말하잖아요. 마음가짐. 과연 장사꾼의 마음가짐이란 무얼까요. 그들은 의식하지 못하겠지만, 제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만 따지고 있는 모습은 우리가 흔히 욕하는 소래포구 상인들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처지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요. 그 바닷가 사람들도 사람을 대하는 게 아니라 돈을 대하고 있는 것이니 그 모양 그짝이 난 거 아닌지.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법을 나이고하를 떠나 잊어버린지 오래된, 아니 상기하려 하지 않는 세상. 물론 그만큼 세상이 험해져서 위험해졌다는 건 알면서도 가끔씩은 이 모든 것들이 안타까워지기도 한 것 같아요.
저 또한 누군가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급의 사람이 아닌 걸 잘 알면서도
내심 아쉬운 마음에 주절 거리는 글이였습니다

누군가에게 제가 남을 욕하듯 욕 먹을 놈이겠지만서도 조금은 서로 마주 보고 웃고 지내는 세상이 되길 ㅎㅎㅎㅎ

선생님 말씀의 마지막 문단 처럼 안타까운 기분이 너무 드네요 ㅠㅠ
저도 장사하는데 항상 기사님께 인사를 먼저드립니다만 듣는둥 마는둥 생까고 나가시는 기사님도 많더라구요 뭐 핼맷때문에 못들을수도있나보다 하던가 하고 말구요
요즘 장사도 배달콜도 많이 줄어든거같다보니 양쪽다 예민해질거같네요
기가님들 인사 안하시는다는 말씀에 저도 너무 동감 합니다.
저도 제 가게 할때 기사님들 인사는 커녕 안받는 붐이 대다수 였어요!! ㅎㅎ

전 제 가게만 있으니 기사님들만 안하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업주분들도 거의 안하시는...

그냥 사람들이 인사에 박하다는 것만 느끼네여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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