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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불멸을 읽다가 2014.08.09 PM 09:21
비록 얼굴과 육신은 이미 매력을 상실했다지만, 그 미소와 손짓에는 매력이 가득했다. 그것은 매력 잃은 육신 속에 가라앉아 있던 한 몸짓의 매력이었다. 그 부인이라고 해서 자신이 이제 더는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모를 리 없을 테지만, 그녀는 그 순간만은 그 사실을 잊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일부를 통해서 시간을 초월하여 살기도 한다. 어쩌면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나이 없이 살면서, 어떤 이례적인 순간들에만 나이를 의식하는 것이리라.
밀란 쿤데라의 불멸을 읽고 있다.
첫 100단어를 읽기도 전에, 예전에 농담을 읽던 시기가 떠올랐다. 작가인 밀란 쿤데라가 작품 속에서 불멸을 획득하고 사는 것 같이, 농담의 주인공 루드빅은 시간을 초월해서 살고 있는 그의 삶 일부일지도 모른다. 첫사랑과 이별하고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나는 얼마나 루드빅에 몰입했나. 젊음이 주인공일 때 역사는 끔찍했다는 말이 폐부를 깊숙히 찌른다.
그 서툶으로는 절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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