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 리뷰] [영화리뷰] 인터스텔라 (Interstellar)2014.11.06 PM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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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터스텔라 (Interstellar)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Christopher Nolan)
개봉일: 2014년 11월 7일
장르: SF, 드라마, 어드벤처
러닝타임: 164분

나오기 전부터 엄청난 눈길을 끌었던 스타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입니다. 본래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맡았던 프로젝트였습니다만, 우여곡절 끝에 배트맨 삼부작을 완결낸 놀란 감독이 메가폰을 잡게 된 작품입니다. 그리고 <인터스텔라>는 현재 영화계에서 거의 흥행 보증수표는 물론, 평단의 호응도 끌어낼 수 있는 감독이자, 포스트-스필버그라는 꼬리표가 있는 놀란 감독에게 과연 그가 스필버그라는 이름을 넘을 수 있는가를 가늠할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하드 SF의 결정체처럼 진행됩니다. 상대성 이론을 시작으로 여러 천체물리학 이론을 스토리에 녹아내어 휴먼 드라마를 끌어내려는 작품입니다. 이는 압도적으로 광할한 우주 장면과 상대성 이론에 의해 시간이 조작되는 장면들로 보여집니다. 생각해보면 최근 블록버스터들중 과학에 이렇게 진지하게 접근한 작품은 거의 전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놀란 감독이 자신의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관객들도 이런 복잡한 걸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라는 신뢰감은 그런 의미에서 참 고맙다고 할까요.

<인터스텔라>의 가장 이끌리는 요소는 단연코 비주얼입니다. 우주나 외계 행성들의 풍경들은 과학적으로 사실일 것같으면서도 정말 황홀합니다. 웜홀을 지나가는 장면이나 첫 외계 행성에 랜딩한 장면, 블랙홀을 지나가는 장면등, 우주로부터 정말 압도적인 경외감과 로망을 느끼게합니다. 이는 인간의 상상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같습니다. <인터스텔라>는 다른 건 몰라도 눈만큼은 확실하게 만족시켜 줍니다.

영화는 특히 우주를 정말 압도적으로 황홀하게 보여줍니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그 경외감에 가슴이 끓어오르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이 부분에서 만큼은 작년의 <그래비티>와 확실하게 다른 방향을 지향합니다. <그래비티>의 우주가 위험하고 절망스러운 곳이라면 <인터스텔라>의 우주는 위험하지만 미묘한 로망이 존재한다고 할까요. 대항해시대의 선원들이 바다를 보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이런 로망에서 우러나오는 원초적인 호기심은 영화를 보면서 만족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최대 장점이 비주얼이라는 점은 반대로 말하자면 비주얼말고는 영화라는 미디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든다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인터스텔라>는 우주 저 멀리에 존재하는 무엇인가를 갈망하지만 결국 손안에 들어오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은 영화입니다. 이는 아주 안타깝게도 놀란 감독의 전작품인 <다크 나이트 라이즈>와 비슷합니다. 너무 힘을 준 나머지 영화는 결국 밸런스를 놓치고 우주미아가 되어버리는 느낌입니다.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스토리텔링입니다. 러닝타임은 거의 3시간이지만, 이를 정말 비효율적으로 사용한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초반 지구에서의 1시간은 사실 그다지 쓸모가 있다고 보기에도 문제가 있고, 충분히 그보다 적은 시간으로 스토리와 캐릭터를 소개시킬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천천히 진행시킵니다. 이 무리수는 결국 초반 페이스가 느려지면서 후반에 갈 수록 영화의 페이스가 마치 데드라인에 압박을 받는 것처럼 시간에 쫒기게됩니다. 영화의 테마중 하나가 시간을 넘어선 인연인걸 생각하면 참 아이러니한 결점입니다.

러닝타임은 길지만 이 스토리텔링 덕분에 제대로 만들어지는 캐릭터란 매튜 매커너히의 캐릭터입니다. 마이클 케인은 여태까지 그가 놀란 감독 영화에서 연기했던 똑같은 캐릭터를 그대로 보여줍니다.제시카 채스테인은 좋은 연기를 보여주지만 결국 주인공과 놀란 감독이 보여주고 싶은 메세지 사이의 하나의 연결점에 지나지 않습니다. 앤 해서웨이는 미스캐스트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캐릭터에 깊이를 더해주지 못하는 실망스러운 연기를 보여줍니다. 놀란 감독은 예전에도 지적되왔지만 흥미로운 여성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그다지 재능이 없는 듯한 느낌입니다.

이 스토리텔링은 결국 마지막 액트를 데우스 엑스 마키나적인 방법으로 풀어버려 관객들을 허탈하게 합니다. 이게 고증에 맞다 틀리다, 문제가 아닙니다. <인터스텔라>는 킵 손 박사까지 자문위원으로 들여와서 고증에 신경 쓴 작품이고, 이는 영화 내내 보여집니다. 하지만 마지막 클라이맥스에선 놀란 감독은 관객들에게 "왜"를 설명하지 않고 그저 "이렇게 된다"라는 강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빙성을 잃어버린 영화는 클라이맥스에서 참 아쉬운 마무리로 끝나버립니다.

<인터스텔라>는 감동적인 부분이 없진 않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페이스의 붕괴로 인해 그 감정들이 전혀 제대로 다루지 못합니다. 비주얼의 쇼크와 몇몇 참신한 하드 SF적은 설정들은 영화의 스토리텔링이 뒷받침을 해주지 않아 관객들의 마음에 깊이 자리잡지 못합니다. 이는 한스 치머의 공격적인 사운드트랙에서도 보여집니다. <노예 12년>에서 미니멀리스트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선율로 영화와 시너지를 이뤘던 그의 음악은 <인테스텔라>에선 공격적이고 단조롭다고 느껴집니다. 몇몇 사운드트랙(특히 시계 소리로 리듬을 강조하는 시간에 관련된 사운드트랙)들은 많이 참신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놀란 감독의 연출처럼 관객들에게 특정한 감정을 무리하게 강요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인터스텔라>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다크 나이트 라이즈>만큼의 총체적 난국은 아니지만, 영화의 균형이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느낌을 떨쳐낼 수가 없습니다. 놀란 감독은 <인터스텔라>로 우주에 대한 경외심과 그것을 넘어서는 인연의 힘이라는 거대한 테마를 구축하려 하지만 이는 결국 고상하지않은,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풀이된 식상한 테마로 끝맺습니다. 영화가 가지고 있던 메세지의 잠재력을 생각해보면 아쉽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왠만하면 <그래비티>와 비교를 안하려고 했지만 리뷰를 끝맺기전에 짧게 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비티>는 전적으로 영화만의 요소인 촬영으로 공간이란 개념을 극대화시켜 영화 전체(내러티브와 연출)를 리드하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인터스텔라>는 눈으론 황홀하지만 의외로 평평한 영화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인터스텔라>의 가장 큰 결점입니다. 큰 야망을 가진 작품일 수록 그 기대치를 못 넘으면 아쉬움도 배가 되는데, <인터스텔라>는 딱 그 느낌입니다.

한줄평: "이카루스의 비행. 높이 날수록 더 격렬하게 추락한다."




- 확실히 색감은 죽여줍니다. IMAX로 보시는 걸 강추합니다. <그래비티>가 3D가 아니였으면 그림이 안나왔듯이, <인터스텔라>는 IMAX나 70mm로 보시지않으면 그림이 안나옵니다.

- 개인적으로 추천할만한 영화인가? 리뷰는 저렇게 써놨지만 개인적으로 표값이 아까웠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확실히 비주얼만큼은 황홀합니다. 이거 하나만으로 표값합니다 (IMAX라는 가정하에)
댓글 : 9 개
저랑 소감이 비슷하군요. 고증을 하다 지쳐서 스토리 텔링을 잃었습니다.
조나단 놀란이 이렇게 작위적인 플롯을 짤 줄은 몰랐어요.
사실 개인적으로 닼나라도 엄청 작위적이였다고 생각했기에 그닥 놀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때의 실수를 만회할줄 알았는데 말이죠.
닭나라는 그냥 대실수입니다. 그래도 닥나라는 편집이 뭐같이서 그렇지 좀 도 다듬으면 되었을 법한데 이건 그냥 기반 자체가 억지라서요.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기보단 영화내 설명이 좀 부족했던거 같네요.
사실 물리쪽에 별로 관심 없으신분들은 영화가 좀 뜬금없다라고 느낄지도...
문과이긴 하지만 그래도 천체물리학 강의를 대학에서 한번 들은적도 있고 한데 마지막 그부분은 그냥 작위적입니다. 이건 연출의 문제에요.
그들의 존재가 데우스 엑스 마키나죠.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설명이 되어도 문제죠. 문제해결에 키가 되었지만 그 등장 자체가 뜬금맞았어요.
시공을 초월하는 블랙홀안에선 무슨일이 일어나도 모르는거죠. 전 등장자체가 뜬금없다고 느껴지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많이 작위적이다고 느끼네요 ㅠㅠ
블랙홀안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도 모른다는 것에 기댄다는 것 자체가 작위적이고 데우스 엑스 마키나인거죠. 아니면 하다못해 이부분을 더 천천히 차근차근 신빙성있게 풀어나갔어야했는데 그냥 포기한듯 주절주절.... 초중반까진 진중한 하드 SF였다가 마지막은 무슨 천원돌파 그렌라간보는 느낌이였습니다.
음; 사실 영화시작부터 5차원적 존재에 대한 언급이 계속 나와서 전 이영화가 판타지 장르라고 인식했었죠. 그래서 그냥 거리낌없이 받아들였나봅니다. 그리고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는 것이 스토리랑 전혀상관없는 것이 모든문제를 해결한다는건데 5차원적 존재는 영화내 등장만 안했다뿐 영화 스토리 전반에 걸쳐서 조력자냄새를 풀풀 풍겼었죠. 그래서 전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보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것도 개인적인 생각차이일수도 있고 제가 잘못 아는 것일지도 있으니 너무 크게 신경안쓰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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