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 옛날 일기 몇 개2013.09.30 PM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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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8 00:01

나는 성형 수술이란 것에 대한 견해를 제시하란 요구에는 항상 유보적이었다. 왜냐하면 외모로 인해 사회적 기회를 박탈당하는 여성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성형을 택할 경우, 그것을 비판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만약 다수의 여성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성형 수술이 '미'라는 권력에 의해 소외된 여성들의 혁명적 반동이라 한다면, 이에 대해서는 분명히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근대 이후, '혁명'과 '진보'는 기존 권력 체계를 허물고 시간에 의한 변화를 가속화하기 위한 수단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즉, 기존 권력 체계가 혁명 세력에 의해 역전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만 반동은 혁명적 행위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성형을 하지 않고도 천부적으로 타고난 미에 의해 권력을 가지고 있던 여성들은 어떤 취급을 받는가? 그녀들은 이 성형의 시대에 '자연 미인'이란 칭호를 얻어 더욱 희소한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고 성형 수술의 빈도가 상대적으로 적던 예전에 비해 더 강력한 권력구도를 구축하게 되었다.

그러한 현상은 하나의 결론을 낳는다. 성형 수술은 한 여자들은 미의 권력 구도를 재편한 것이 아니라 단지 권력에 편입되었다는 것이다. 스스로 소외된 권력을 찾고자 한 발상은 좋았으나 그에 따른 행위는 결국 권력을 향유하는 자가 속해 있는 곳에 자신도 동참하는 것 이상의 것까지 추구하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결국 성형 수술을 옹호하는 여자들의 대부분이 내세우는 '자신감 회복'이란 근거는 자신보다 더 멋진 외모를 가진 사람에 의해 무너지는 사상누각과도 같은 희박한 것이다.

덧붙여 일반적 사회 현상을 이와 견주어 생각해 본다면, 이와 유사한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졸부들이다. 졸부들은 대부분 소외 계층에서 시작하여 권력 계층에 편입된 사람들이다. 그들은 권력층에 속해 있지만 결코 자신과 비슷한 처지였던 소외 계층에게 권력을 주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본래 권력을 가졌던 사람들보다도 더욱 소외 계층을 무시하고 비웃는다. 자신의 과거를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다는 사회 심리적 현상이 그 원인이라고 한다. 성형 수술로 '미'라는 권력을 획득한 여자들이 과거를 철저히 숨기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그렇기에 혁명을 꿈꾸던 여자들은 결코 혁명을 이룩하지 못했다고 본다. 오히려 성형 수술을 양산하여 자신들의 경쟁자만을 더욱 늘릴 뿐이다.

'미'를 얻어 권력을 쟁취하고자 했던 여자들은 결국 저 슬픈 구조에 의해 결국 아무런 경쟁력을 가지지 못할 것이다. 추구했던 권력이 연애에서의 우위이든 사회 전반에 참여할 기회 획득이든 다를 바는 없다. 애당초 '외모의 아름다움'과 '권력'은 영원하지 않음을 몰랐던 것일까?




2009.06.24 수
Today History! 3 Diary: 노력하지 않는 삶에는 실패도 없다. 중요한 교훈이다.

2009.06.24 22:17

동네 작은 돈가스집에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아이돌 가수 그룹인 소녀시대가 밥을 먹으러 왔다.
분명 동생과 내가 먼저 왔는데
예약했다면서 먼저 밥을 먹었다.
걔네들이 숫자가 많은 탓에
밥을 늦게 먹게 되어, 학원에 지각했다.
짜증났다.

* 다이어리댓글
양XX : 니놈은 일단 싸인부터 받고 짜증을 내도 냈어야 했다. 언젠가 니놈의 그 우매함을 후회할 날이 올 것이다 (2009-06-26 15:48)
나 : 언젠가는 걔네들이 나한테 싸인을 못 받은 걸 후회하게 될 걸? (2009-06-27 03:27)



2010.04.15 목
Today History! 3 Diary: 강에 있는 나루터 다리를 눈을 감고 걸어 본 적이 있다

2010.04.15 11:48

타인에게 함부로 다가가는 것은
나와 그 사람 둘 다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

무책임하게 다가와서
무책임하게 가버리는 사람들은
타인에게 그것이 상처가 되는 것을 모른다.

그저 만난 사람의 숫자를 보고
자신이 얼마나 사회적이고
친화력 있는 사람인지 자랑하고 싶을 뿐이다.

그렇기에
자신이 얼마나 만신창이가 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누군가에게 오라고 한 적 없다.
가라고 하지도 않는다.

무책임하게 다가와서
무책임하게 관계를 내팽겨치는 사람들을
내 맘대로 잘라내는 것이 무슨 잘못인가.

아, 사춘기가 다시 왔나?


2010.12.10 금
Today History! 3 Diary: 경제학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2010.12.10 02:19

감정은 너무나 단순할 정도로 조건반사적인 반응이다.
가까운 곳에 있는 타인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면 슬퍼지고
기뻐하고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친한 사이라도 말 한 마디만 기분 나쁘게 하면 분노한다.

조금만 흔들려도 뇌관이 작동하여 폭발하는 폭발물처럼
인간이 가진 감정은 너무도 불안정하다.

불안정하기에 예측하지 못한 사고가 항상 일어난다.

어떤 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해 한 일도 그때그때의 상황이 변수로 작용하여 그 사람을 불쾌하게 만드는 일이 허다하다.

이런 감정을 믿을 수가 없었다. 비록 좋은 음악을 들었을 때,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을 때의 솟구치는 감동이나 힘들어하는 사람을 돕고 싶어하는 그런 기분과 같이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감정이긴 하지만 그 불안정함이 너무나 싫었다.

불안정함에도 불구하고 같은 상황에는 똑같이 반응하는 그 항상성이 더욱 역겨웠다. 그래서 항상 비웃었다. 사람들을 바보로 만드는 그 단순함이 우스웠다. 내가 그런 단순함을 내포하고 있으며 그에 이끌려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더 싫었다. 먹고 자고 보고 싸고 하고 이런 게 내 삶의 전부라는 게 너무도 싫었다. 단순한 감정에 삶의 방향이 있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아침에 머리를 감다 보니 욕조에 머리칼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대수롭잖게 생각하고 다른 일들을 하니 그 사실을 잊게 되었다.
저녁에 혼자 방에 있으니 다시 그 사실이 떠올랐다.
머리가 다 빠질 때까지 나는 혼자일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외로움같은 감정은 일시적이며 싸구려같은 감정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렇게 말하곤 아무런 긍정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으니까.

이솝 우화에 포도밭에 간 여우 이야기가 있다.
여우가 아무리 애를 써도 포도를 먹지 못하자,
저 포도는 아마 맛없는 포도일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포도밭을 떠나는 이야기.

내가 바로 그 여우다.

내가 부족해서,
내가 모자라서
하지 못한 일을
감정이 가진 결점을 저주하며
제대로 하고자 노력해 보지도 않고

스스로를 외톨이로, 아무것도 없는 빈털터리로
그렇게...
그렇게...

본래도 나 혼자뿐인 세상이었지만
이 밤은 정말로 나 홀로만 사는 별에 와 있는 것 같다.

나 홀로
홀로
혼자
하나




다시 보니 허세작렬이기도 한데
내가 이런 생각들을 하고 살았다니 귀엽기도 하다.
댓글 : 5 개
소녀시대 싸인 못받은게 어쩌면 두고두고 후회될지도...-_-;
나칸드라 // 아...빅토리아였다면 정말 후회했을겁니다.
재밌진 않구 슬프네영
예전 일기보면 손발이
Cirrus // 쩝...그런가유 ㅎㅎ

[주]스톤콜드 // 보면 또 나쁘지 않아 옛날의 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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