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캠프일기] 캠프의 속성2012.02.22 AM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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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캠프는 그 사무실의 성격이 아무리 진보적이건 보수적이건 간에
내부의 적에 대한 불안으로 둘러쌓여있다.

흐르는 말은 한 쪽 귀로 듣고 한 쪽 귀로 흘려야하고
뱉은 말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하며
때로 어떤 일은 있었다 할지라도 없었던 일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선거 혹은 정치판에 오래 있었던 참모진은
대부분 목소리 톤이 낮다.
상대를 떠보고 판단하는 일에 익숙하다.
술자리는 피아를 식별하는데 유용한 자리이다.

해서 술을 먹은 것은 아니고
열정과 야망으로 가득찬 캠프의 박사님과 한 잔 했다.
LG팬이라는 점에서 연민의 정이 느껴졌다.

선배라고 부르고 말 편히 텄다.

아, 후보 아들이랑도 말 텄다.
걍 형이라고 불렀다.

양조위 닮아서 괜히 친해지려 한 건 아니다.찍고 레알 ㅋㅋㅋㅋ


캠프에 있는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고 말고에는
큰 관심이 없다.

좋게 보든 나쁘게 보든
'나'라는 인간의 가치가 절하되거나 절상될 일이 없음을 알기 때문에.

다만 사람들과 친해지고,
그 사람들이 날 볼 적에
환한 표정으로 쳐다본다는 점은
행복하다.

여기 있는 것에
서글프거나 실망할 여유조차 없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댓글 : 2 개
'내부의 적', '피아를 식별'이란 이야기를 들으니, 한 시스템에 있으면 그 안의 작은 시스템은 큰 시스템을 그대로 닮기 마련이라는 이야기가 문득 떠오릅니다. 작은 캠프도 하나의 정당도 마찬가지로, 조직내부인들끼리 서로를 탐색하거나 정보를 주거나 막는 등 보통 사회의 조직된 그룹들과는 다른 모양을 보이겠지요. 지겐님 글을 읽으니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허나 그런 와중에도 캠프에서의 묘사에는, 가늘고 팽팽한 실 위를 기며 걷는 듯이 끊어지지 않게 주의하며 빠르게 달려가는 그런 감각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이는 쾌의 감각이니, 오히려 어렵고 마음 무겁기보다 즐거울 법도 합니다^^
ㄴ 후보자는 후보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 달래주다보면 선거가 끝나있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그만큼 내부에서 서로를 경계하고 긴장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같은 편이라 생각하면 결속이나 유대하는 것도 굉장히 끈끈하죠. 확실히 장단이 뚜렷합니다.

바빠서 그렇다고 하기보단 NNNN±님 말씀대로 '쾌의 감각'에 가깝기도 합니다. 물론 그건 최근에 겪었던 일 덕에 마음이 굉장히 편안하고 즐거운 탓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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