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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예측] 국가는 왜 컨텐츠를 경계하는가2014.04.24 PM 08:58
게임 셧다운 제도가 합헌이 나왔네요.
애초 셧다운 제도는 참 단순한 발상에서 시작한 전초전에 불과하죠.
이걸 시작으로 우리나라 모든 컨텐츠는 청소년 보호라는 목적 아래에 언제든 제재를 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근데 왜 정부는 이 컨텐츠 사업을 죽이려고 이렇게 노력하는 걸까요.
그것도 헌법의 기본권까지 침해하면서까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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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나라는 부족한 자원 대신 인력시장에서 성공했다
경제발전을 목적으로 수많은 기업들이 매우 성실하고 머리 좋은 인력들을 싼값에 굴려왔습니다.
경제발전을 위해선 노동시간이나 인권을 무시하기 일수였죠.
그래요. 이건 우리 부모님 세대의 희생으로 이뤄졌고 그걸 통해서 실제 발전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에 문제가 생겨요. 인력 중심으로 발전한 기업들은 다른 사업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었고,
그로 인해서 더이상 싸지 않은 임금 때문에 신음하기 시작합니다.
자국인들이 비싸네. 그러면 더 싼 노동력을 수입해오면 되지.
이게 바로 외국인 노동자 정첵 완화로 이어졌죠. 그걸 통해서 두 가지 효과를 기대했을 겁니다.
"기업들의 임금 부담 완화."
"노동자였던 자국인들에게 아이디어만으로 쉽게 기업 설립."
둘 다 초반엔 성공했어요.
하지만 급성장에 따른 부작용이 현재에 와서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2. 외노자들을 불러오던 나라의 반격
우리나라를 모델로 더 값싸며 대규모 노동력을 소유한 중국과 대만을 대표로 여러 나라가 강하게 나오기 시작합니다.
한국에서 배운 기술력을 토대로 자국에서 더 경쟁력 있는 인력 시장을 내세워 세계로 뻗어 나가기로 하죠.
이에 우리나라는 큰 타격을 받습니다. 결국 우리가 해준 건 직업학교에 불과했거든요.
거기다 한국보다 더 좋은 대우를 해주는 나라들이 늘어나면서 한국으로 오던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국이나 타국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합니다.
결국 남 좋은 일만 해주고 지붕만 쳐다보는 개 꼴이 되버렸죠.
동시에 우리나라의 중소, 벤쳐 기업들이 흔들립니다. 거기엔 성공할 아이디어인지 판단도 안 하고 무분별한 대출을 실시해주고
결국 파산해버리면서 일부 힘 있는 몇몇을 뺀 나머지가 사장됩니다. 그리고 원대한 꿈을 품은 사람들은 순식간에 빚쟁이가 되어버렸고요.
그래서 '고학력, 무직, 채무자'란 타이틀은 온 국민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현 4~50대의 일인데, 안타깝게도 정부에서 제대로 구제사업을 하지 않아서
'고학력, 무직, 채무자'의 타이틀은 그대로 현 20대에게까지 대를 이어 넘어가게 됩니다.
3. 발전 양상을 읿본을 모방했지만 그에 대한 후속 대처는 하지 못한 우리 나라
사실 다른 나라들이 한국을 모방했듯 한국 또한 일본을 모방하여 발전해왔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북한의 존재로 인한 휴전 국가란 타이틀, 그리고 일본을 따라잡기 위해 심시티 치타 속도로 돌리듯 진행해버린 것.
일본은 고학력 인재의 균등한 배치 정책을 실시했습니다. 물론 중간에 버블이 터지긴 했지만
제조기업, 개발기업, 컨텐츠 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재들이 활동할 수 있게 했죠.
하지만 우리나란 오로지 '제조업'에만 올인합니다. 처음 이 정책을 채택했을 땐 후폭풍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
전후 한국의 상황에 따라 '일단 살고 보자.'로 이뤄진 거니까요.
4.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는 기업들
사실 초반 투자와 지속적 지원이 가장 중요시 되는 산업이 컨텐츠입니다. 마이클 잭슨이, 스티븐 킹이, 마블 코믹스가, 헐리우드가 하루 아침에 생기지 않았듯 말이죠.
하지만 기업들은 이에 대한 투자를 외면합니다. '당장 허상에 매달릴 필요가 있나. 돈 아깝게."
그래요. 투자하지 않는다고 해서 컨텐츠가 발전하지 못하는 건 아니죠. 단지 매우 더디게 진행될 뿐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투자는 커녕 말살 정책을 펼치죠.
5. 컨텐츠란 건 큰 목소릴 내는 것
컨텐츠라는 건 게임이든 만화든 소설이든 노래든, 어떤 머릿속 생각을 펼치는 사업입니다. 거기엔 메시지가 들어가기 마련인데
이걸 정부는 매우 껄끄러워 했어요. 일단 뭐든 비판에서 시작해야 하거든요.
옹호해주는 이야긴 재미가 없습니다. 그럴거면 그냥 옛날 이야기를 듣고 말죠. 사람들은 쓴소리에 열광합니다. 그렇지만 정부는 매우 높은 곳에 있어서 조그만 잡음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불량', '종북', '선동' 등의 이름으로 소설에서부터 시작해 만화, 지금은 게임을 규제하는 겁니다.
6. 개인이 가진 자본은 한정되어 있다
컨텐츠 억압의 근본은 소비 구조에 대한 정부의 불만 떄문이죠. 일반적인 사람이 한 달에 버는 돈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한정적인 돈 안에서 쪼개고 쪼개서 쓰게 되죠. 근데 언제부턴가 책과 만화와 게임 등으로 대표되는 컨텐츠 소비 구조가 급상승하기 시작해요.
정부는 그 돈이 아까운 겁니다. 그리고 아지 초등학생이나 할만한 생각을 하게 된거죠.
"컨텐츠를 규제하면 남는 돈을 다른데다 쓰겠지."
정부에겐 남는 돈을 안 쓰더라도 저축하면 이득이죠.
몇 년전부터 가계에서 소비가 없어 경제가 돌지 않는다란 이야길 많이 들었을 겁니다. 여기엔 친기업적 성향도 반영됩니다.
대기업의 입장에선 치고 올라오는 컨텐츠 기업이 달갑지 않죠. 왜냐면 다른 건 어느 정도 배껴서 비슷하게 만들면 되는데
컨텐츠는 그렇지 않거든요.
컨텐츠의 강점입니다. 노하우로 이뤄지는 산업. 당장 뛰어든다해도 따라하지 못할 순수 사람 머릿속에만 있는 재산.
대기업은 따라잡지 못하느니 부숴버리겠어. 이렇게 극단적으로 나오기 시작하죠.
7. 근데 왜 게임일까.
사실 이미 소설과 만화는 작업이 끝난 상태입니다. 이제 남은 건 게임이죠. 근데 왜 음원은 안 건드리냐고요?
음원 서비스를 누가 하는지 생각하면 됩니다. 이미 음원 시장은 대기업이 잡고 있어요. 대기업이 손을 떼지 않는 이상은
계속해서 음원 시장에 대한 제재는 없을 겁니다.
거기다 게임이란 게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이 더 크죠. 그래서 정부는 자국의 돈이 해외로 나가는 게 껄끄럽습니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 제재를 가할 순 없거든요. 그래서 셧다운제란 매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낸겁니다.
해외 게임 기업에 이렇게 말하면 돼요.
"대한민국의 정책상 청소년들은 12시 이후 셧다운 해야 합니다. 이건 국내 게임업체도 포함되니 외국에 있는 니들도 따르셈."
빡. 끝.
8. 왜 정부가 대비하지 못하고 투자하지 않은 잘못을 국민이 뒤집어 써야 하는가.
그렇죠. 항상 똥 싸는 놈과 치우는 놈은 따로 있습니다.
이결로 갈수록 명확해지고 있어요. 정부는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선 헌법의 기본권 따윈 신경도 안 쓰고 있어요.
컨텐츠 사업이 자원도 없고 유입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대응할 수 있는 가장 강한 힘인데,
정부는 아직도 70년대 삽질 경제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제조업만이 우리 나라의 희망이다."
그걸 이미 90년대에 더 값싼 시장에게 넘겨줬어야 할 산업이에요.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데
미적거리다가 결국 우리보다 더 후진국이었던 나라들에게 추월 당하는 상황입니다.
9. 오빠가 내게 해준게 뭐가 있어.
연인들이 싸우다보면 이런 말이 나오기도 하죠. 전 이걸 바꿔서 묻고 싶어요.
"정부가 우리에게 해준 게 뭐가 있냐."
부모님 세대에게 경제발전을 이유로 눈과 귀를 막고 일만하는 기계로 만들더니
이젠 그 일만하는 기계도 다른 나랑에게 추월당해 세계 시장에 내세울 경쟁력 있는 산업이 전무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90년대부터 아주 천천히 발전해온 컨텐츠 시장마저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자기 손으로 죽이는 상황이라니.
아무리 수치로 '컨텐츠 수출 산업 중 게임이 1위입니다.', '년간 몇 천억씩 벌어오고 있어요.' 들이대면 뭐하나요.
돌부처에게 빌어도 이거보단 더 잘 들어 줄겁니다.
10.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빡쳐서 제대로된 타파 방법이 생각 안 납니다.
그래도 떠오르는 몇몇을 적자면, 일단 10대에게 규제를 들이대는 정책에 대해 우리 2~40대의 반발이 필요하단 거에요.
하지만 여전히 부모란 이름을 가진 사람들에겐 쉽지 않은 일이죠. 왜냐고요? 10대를 자식으로 둔 3~40대 부모 세대에겐
"애들을 좀 더 잘 키우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딱히 모르겠다. 그냥 정부에서 대신 잘 해주겠지."란 상태거든요.
안 그런 분들도 있지만 과다한 업무량에 치이고 무너지는 가계부에 울고 맞벌이로 미쳐가는 분들에게
'컨텐츠 산업 규제 철폐를 위해 싸워주세요.'라고 강요할 순 없는 일이거든요.
가장 절실한 도움이 필요한 세대는 지금 너무 힘들어요. 20대 또한 당장 현실의 사건들에게 눈을 주기보단 굶어죽기 전에 취업해야겠단 생각 뿐이거든요.
그러면 다른 방법은?
매우 오래 걸리고 힘든 일이지만, '컨텐츠는 꼭 돈 많고 공부 많이 한 사람들만을 위한 게 아니다.' 란 인식개선이 필요하단 거죠.
게임을 하고 만화를 보는게 매우 당연한 일이란 걸로 만들면 돼요. 게임한다고 게임 폐인, 만화 본다고 오덕이란 사회 낙인부터 지워야 한단 거죠.
사실 컨텐츠에 대해 중장년층이 부정적이고 규제하려는 이유는
"돈 있는 사람만 즐겨야 하는 것"이란 인식 때문입니다.
돈이 없는데 여가는 무슨 여가. 그냥 닥치고 몸으로 뛰어 일하는 거지.
이건 급성장한 우리나라 정서상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들에게 게임이란 골프와 같아요. 돈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유희.
이걸 바꾸는 사업이 절실합니다.
11. 게임 : 저는 어떻게 될까요.
정부 : 죽을 것이다.
힘겨운 싸움이 될겁니다. 컨텐츠 규제가 게임에서 끝난다고 생각하면 안되죠. 그들은 리치왕의 서리한을 쥐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어요.
버프를 엄청 받으면서 인성을 버리고 이익을 위해 날뛰는 셈이죠. 우리는 처음부터 다시 천천히 기반을 다지며 한 자루의 은장도를 품어야 합니다.
게임을 비롯한 컨텐츠가 살 길은 그것 뿐이에요. 절망하지 않는 것. 그것이 지금 시점에서 유일하게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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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줄 요약
1. 게임 규제는 대기업의 이익과 정부가 대비하지 않은 컨텐츠 경쟁력 때문임.
2. 청소년 보호를 위해서라고? 좆까.
3. 그래도 희망을 잃지 말고 역습을 준비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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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1
급하게 써서 두서 없음.
대비책 중에 '대기업이 게임 산업에 손을 댄다'란 것도 떠올려 봤지만
그런 일은 없을 거 같아서 안 썼었습니다.
당장 자기들이 파는 휴대폰도 당장 업데이트 못 시켜주고 이상한 쓰레기 어플만 얹어 주는 실태에서 게임을 만든다?
절대 불가능하죠.
p.s 2
세월호 사건도 그렇고 정부는 10대를 죽이고 뻔뻔하게 고개 들고 있고
미안해 하는 건 세금 내주는 국민 뿐이란 게 부끄럽습니다. 대체 우린 언제까지 정부가 싸는 똥을 치워주고
대신 사과하고 대책 마련을 해줘야 하는 걸까요.
p.s 3
게임 업체에서 일하는 많은 지인들이 갑자기 셧다운제 통과되자 마자 주말에 술이나 마시자고 연락왔습니다.
그리고
"야. 넌 게임 쪽으로 안 와서 운 좋았다."
사실 저도 게임 시나리오 쪽을 3지망 쯤으로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물론 텍스트 시나리오만 입니다.
몇 번 인맥 통해서 취업도 할 뻔 했지만 왠지 내 실력이 아닌거 같아 거절했거든요. '네X위즈' 라던가 '넥X'이라던가.
취업이 계속 안 되고 그렇다고 1지망인 소설 등단도 계속 안돼서
'그때 들어갈걸 그랬나?' 했거든요.
p.s 4
그나저나 현 정부는 진짜 창의적입니다.
어떻게 세월호 사건 터지자 이걸 통과 시킨거지?
셧다운제에 대해 반발하면 국민들은 이렇게 반응할 겁니다.
"지금 애들이 죽었는데 게임이 중요하냐?"
그래서 당장 목소리 높혀도 묻힐 거 같아서 마이피에다가만 주절 거리고 있습니다.
댓글 : 12 개
- 바닛슈
- 2014/04/24 PM 09:21
정리가 쏙쏙되는 글이네요
잘읽었습니다ㅠㅠ
스크랩좀 해갈게요ㅠ
전 말주변이 없어서 주변에 설명좀해주고싶네요.
잘읽었습니다ㅠㅠ
스크랩좀 해갈게요ㅠ
전 말주변이 없어서 주변에 설명좀해주고싶네요.
- O북극베어O
- 2014/04/24 PM 09:39
네 괜찮습니다 ㅋ
- O북극베어O
- 2014/04/24 PM 09:41
사실 콘텐츠 산업 종사자들은 대부분 좋아서 하시는 분들이 많죠. 근데 그 열정을 이렇게 쉽게 무시할 수 있다니. 그저 놀랍습니다.
- -쫄랑-
- 2014/04/24 PM 09:28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O북극베어O
- 2014/04/24 PM 09:42
감사합니다
- 졎
- 2014/04/24 PM 09:32
게임은 죽을거야...ㅠㅠ
- O북극베어O
- 2014/04/24 PM 09:42
게임아 아프지 마 ㅠㅠ
- 호시노 미나미
- 2014/04/24 PM 09:34
그렇군요. s그룹이 사실상 다잡고 있으니..
- O북극베어O
- 2014/04/24 PM 09:47
대표적이지만 다른 곳도 실상은 비슷하죠.
삼성은 알라딘 보이 발매하고 발더스게이트 한글화하던 때 다 잊은듯;;;;
삼성은 알라딘 보이 발매하고 발더스게이트 한글화하던 때 다 잊은듯;;;;
- 하무가면!
- 2014/04/24 PM 09:42
좋은글입니다.
잘봤습니다. 퍼갈게요...널리 퍼트리고 싶네요..
잘봤습니다. 퍼갈게요...널리 퍼트리고 싶네요..
- O북극베어O
- 2014/04/24 PM 09:43
감사합니다 마음껏 퍼가세요 ㅋ
- 이나드지슈카
- 2014/04/24 PM 09:46
ㅜㅜ 난 그래도 게임을 할꺼에요... 언제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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