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건강이란 게 서서히가 아니라 갑자기 확 나빠지네요2023.03.22 PM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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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9개월 전 쯤 아버지가 췌장암 진단을 받으셨는데, 곧장 암 전문의를 만나 항암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폐 조직 검사를 하니 "췌장암 조직"이라 나와서... 다른 곳으로 번졌다는 거니 4기죠.)


치료 몇 텀을 1월말 즈음 마치고 긍정적인 결과가 보여서 체력 회복할 겸 한 달 쉬고 다시 하려했는데...

이때까진 좋았습니다.

원체 감기 한번 안 걸리던 사람이라 췌장암 걸린 거 맞나? 싶을 정도로

항암 치료로 머리카락 빠지고 체력 좀 떨어진 것 외엔 뚜렷하게 아픈 곳 없이 집안일도 멀쩡히 하셨고.


그런데 이 쉬는 한달 동안 항암제가 안 들어가니 몸이 날듯이 좋아져야 됐습니다만

계속되는 두통에 컨디션이 통 안 좋아서 치료를 미루다가 점점 잠자는 시간이 길어지더니

1주일 전부턴 갑자기 혼자 걷지도 못 하고, 멀쩡했던 입맛도 없어진데다 구토까지 하며, 온종일 끙끙 앓게 되었습니다.

(이 사이 병원도 몇 번 갔습니다만 CT나 MRI 상에선 아무것도 안 보인데서 그냥 귀가 조치...)


암 전문의가 "이건 뭔가 있다. 췌장암 때문에 아픈 거면 배에 복수가 차고 그래야 되는데. 소개하는 병원에 가봐라" 해서

가서 검사 받았니... 뇌에 종양으로 보이는 게 세 개 있다네요.


이걸 의사에게 제가 먼저 듣고는 마침 어머니는 자리를 비우셨던 참이라

어쩔까 하다가 아버지께 직접 말해드렸습니다.


충격 받아서 눈이 휘둥그레지는 모습이 꿈에 나올 것 같더군요.

내가 너무 직설적으로 얘기했나, 어머니께 먼저 말씀드리고 말했어야 되었나 싶었지만...

어머니가 그 모습 안 본 게 다행인 것 같네요.


아버진 워낙 자신의 건강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으셨던지라

췌장암 진단 받고도 담배 빡빡 펴대고, 당뇨 있으면서 식단 관리도 안 하고, 운동 조금씩 하라해도 고집부리고 안 했으니 뭐...

"나는 다르다"며 눈돌리지 말고 건강할 때 관리를 해야되는 것 같아요.

댓글 : 12 개
저희 아버지는 담도암 으로 치료받다 가셨죠 아마췌장도 졀증세 없다가 ?검사받고 4기 진단받으신건지?
저희도 식사 하시면 계속 화장실가셔서 검사받다가
대장소장 위장 다 이상없는데 간 검진받다가
담도암4기 받으셧죠 췌장 간담도쪽이 보통 이런식으로 검사 받다 발견된다구 그러네여 가장 난해한 암이라구 그러네여 마음 심난하시겠네여 위로 드립니다
2~3년전부터 폐 엑스레이에 자잘한 그림자가 나와서 폐암일 수도 있다는 소견이었는데 조직 검사하기엔 너무 작다며 미루다가 "이걸 왜 그냥 가만히 놔두냐"며 어머니가 난리쳐서 결국 조직 검사를 했더니 나온 결과가 "췌장암 조직"이었네요. 주기적으로 검진 받았는데도 뭔가 보였을 땐 이미 4기였던 거...
아.
글을 읽으면서 무섭네요.

아버님이 꼭 좋아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쾌유를 빕니다.
환자분이나 가족분들 모두 힘드시겠네요. 힘내세요.
가족이 아프면 모든게 멈추고 진짜 사는거 같지가 않죠...
경험자로써 위로의 말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부디 좋은 결과가 오시길 바랍니다.
  • R&D
  • 2023/03/22 PM 03:37
글 읽는 저도 마음이 무거운데 아버님은 더 하셨겠죠 진심으로 꼭 좋아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췌장암 가족력이 있는데 다른 암보다도 유달리 발견이 많이 늦는 편이긴 합니다...
원래 다른 사람한텐 건강관리 충고하기 쉽지만
스스로 돌보긴 힘들죠
저희 아버지는 뇌출혈(지주막하출혈)에도 생환하시고 대장암 4기(간, 위 전이)에도 생환하셨습니다
천운이시죠. 다만 그 천운을 갖추기 위해서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고 가족의 도움도 절실합니다.
어머니가 엄청 고생하셨어요. 누나도 저도 아버지 케어에 엄청 신경썼구요.
두번 모두 완치확율이 희박하다는 의사 진단을 받을 때 무너질 듯한 감정은 여전히 생생하네요.
지금은 대장암도 완치판정을 받으셨지만 후각을 잃으셨고, 손끝 감각이 무뎌지고 힘이 빠져서 젓가락 사용하실 때 손을 떠십니다.
힘내셔서 이겨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아버님 대단하시네요. 워낙 약이나 술담배에 의지하시는던 분이라 저희 아버지도 가능할런지 모르겠네요... 감사합니다.
저희 아버지도 본인은 천상 건강하다면서
술담배 매일 드시다가 급성뇌염증으로 쓰러지시고 2년 병간호하다가 돌아가셨습니다.
본인 건강을 너무 맹신하면 절대 안되는 것 같습니다.
꼭 쾌유하시길 바랍니다.
저희 아버지도 요 근래에 신장쪽이 안 좋아지셨는데
진짜 건강은 서서히 안 좋아지가가 갑자기 확 나빠지는것 같습니다
부디 건강해지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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