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진다] 살아지고, 사라지고 있다.2019.02.26 AM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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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두해면 인제 30대도 끝난다.

 인생 참 별거 없다,

 하는 어린 시절때도 했었지만

 아득바득 지금 직장에서 버틴 건

 부모에 대한 공양과 동생의 뒷바라지가 목적이었다.

 공양과 뒷바라지라고 해도 대단한건 아니었고

 일정액 이상의 자금적인 도움을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었다.

 대단치 않은 공양이었지만 이마저도 하려면 안정적인 직업이 필요했다.

 

 그래서 일했고, 나름 내 취미생활도 영위해가며 이제 마흔을 바라보고 있다.

 나에게 남은 것은 뭘까.

 이렇게 10년 뒤면 쉰을 바라보고 그렇게 또 10년이면 예순을 바라보게 되는 걸까.

 

 재미없고 평범한 인생이다. 

  자잘한 스트레스와 싸워가며

 고분고분 지금 일을 계속 하는 것도 십여년전에 본 아프리카의 다큐멘터리 덕분이었다.

 

 다큐 속의 한 청년은 나와 같은 장남이었고

 부모와 동생들을 보살피기 위하여 정규직을 찾고 있었다.

 마침내 취업한 그는 매달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신께 감사하고 있었다.

 꿈이나 희망이나 그런 레벨의 이야기가 아니고, 그저 살아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

 

 나는 반성했고, 일했으며, 힘들거나 하면 그 다큐 속 청년을 기억하곤 했다.

 그 청년은 지금도 감사하고 있을까.

 

 살아지고, 사라지고 있다.

 

 뭘 위해 사나.

 난 뭘 겁내고 뭘 두려워 하고 있을까.

 죽기전에 못먹은 밥한끼가 생각날지 못이룬 꿈 하나가 생각날지 하는

 웹툰의 대사가 퇴근길을 채운다. 

 

 시시한 인생이었다고, 인생 참 별거 없다고 하지만

 참 그렇다. 

 

 

 

 

 

댓글 : 6 개
부모님 살아 계실 때 까지만 하자
라고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때 바보처럼 아무것도 못하고 방황하지 않도록
늘 공부하고 노는 연습을 하곤 합니다
순간순간의 의미도 좋지만, 흐름에 의미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 그렇게 살죠
저랑 연배가 비슷하신데.. 저는 뒤돌아보니 빚만 잔뜩.. 잔고는 0원.. 신용등급은 바닥..
다들 그렇게 살아감과 동시에 사라지고있죠.
다만 나의 사라짐으로 남은 처,자식이 힘들어하지 않도록 생명보험도 팍팍!넣고..
살아지는게 싫어 발버둥 치는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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