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男X女] 건내받은 귤2025.11.19 PM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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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스쳐간 많은 이성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람이 누구나 있을것이다

주변에 귤이 보이면 내게도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이제 갓 20대초반의 초년생일때 나보다 한살 어렸던 그녀

대형광고에 얼굴이 걸릴만큼 미인이었던 사람


어느 초여름 출근길에 마주쳤을때 포카리스웨트처럼 파란블라우스에 흰치마를 입고 있던 그녀의 스타킹이 올이 나가있었다

내 손에 들고 있던 쇼핑백을 건내며 가리라고 귀띔을 해주었다

그 아침의 여름햇살처럼 환하게 웃으며 고마워하는 그녀를 보면서 마음에 자리잡은 감정이 생겼나보다


부서는 달랐지만 같은 층에 근무했기에 복도에서 종종 마주치던 그녀는 언젠가 내게 전화번호를 물었다

그때 내 심장이 떨렸던 기분이 지금도 희미하게 기억나는것 같다

이후 워크샵에서 둘 사이에 큰 이벤트가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그 이상의 관계로 나아가지는 못하였다


겨울이 시작될때 회사에도 귤이 보였다

여느 날처럼 복도에서 마주친 그녀는 밝게 웃으며 손에서 손으로 귤을 전해주었다


그 귤이 달았던가 시었던가

이젠 그때의 귤맛이 가물가물하다


귤맛을 잊는것처럼 사람을 잊는데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더라


댓글 : 2 개
사랑했군요
그랬나봅니다
그 전의 연애랑 별개로 첫사랑이라면 저는 제일먼저 귤 생각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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