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린풍자쇼] 초음파맨2019.09.26 PM 10:20

게시물 주소 FONT글자 작게하기 글자 키우기
LINK :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3122566622623400&mediaCodeNo=257&OutLnkChk=Y

 

 

 

초음파맨

 

 

B형간염. 크히힉. 이름만 들어도 꺼림칙한 이 녀석과는 평생을 같이 했어. 엄마가 보균자걸랑. . , 이거 때문에 엄마가 미워 보인다거나 그러진 않아. 운명이다 생각해야지 방법이 없습니다. 아직까진 문제없어. 서로 짝짜꿍 잘 지낸다고. 이 평화와 공존의 상태가 계속되길 바라. 듣기론 간염바이러스보다 그거 잡는다고 백혈구가 깽판치기 시작하면 맛이 간대. 고 추 워!

 

B형간염을 갖고 있으면 간암의 위험이 높아진다 하거든. 그래서 정기적으로 간 기능 검사며 간 초음파 검사를 받으라는데, 난 오늘 처음으로 초음파를 받았어. 간암? 난 안 걸려! 이런 자신감 누구나 갖고 있잖아. 게다가 검사비. 웟더. 백수 주제에 감히 병원비를 낭비해? 이런 불효자식을 봤나! ....사실 엄마가 한 소리 했어. 집에서 놀고먹는 주제에 무슨 간 초음파냐며. 어머니! 아픈데 뭐라 하면 얼마나 서러운지 아십니까!

 

의사쌤이 처음엔 CT를 받자고 했어. 초음파보단 정확하다고. CT? 많이 들어보긴 했는데 이게 대체 뭔지 알아야 말이지. 고민하다 한 가지 기준이 떠올랐어. 바로 돈! 초음파랑 CT 중에 어느 게 싼가요? 초음파가 더 쌉니다. 그럼 초음파로 할래요. ..너무 쪼잔해 보여? 하핫. 인정.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탁월한 선택이었어.

 

우리 머리, 가슴, 배를 훑어보는 검사에는 크게 3가지 방법이 있어. 초음파, CT, MRI. 이 중에서 환자 몸에 가장 안전하고 간편한 것이 초음파야. 임산부 뱃속 보는 데 사용할 정도면 말 다했지. 비용도 셋 중에 가장 저렴! 대신 결정적 한계가 있으니, 초음파는 뼈를 통과하지 못하네요! 그래서 뚝배기로 보호받는 어른 뇌는 검사가 안 돼. 아깝소.

 

두 번째가 CT. 여기서 퀴즈! CT는 뭐의 약자일까요?....C는 생각보다 쉬워. 여러분 다 아는 단어야. 컴퓨터! Computed tomography. 우리말로 컴퓨터 단층 촬영. X레이로 층 하나하나 다 보여주는 거지. 비용은 초음파에 비해 묻고 더블로 가! 초음파가 한 5만원이면 CT10만원. 비싼 만큼 초음파보단 자세히 볼 수 있대. 그러나 커다란 문제점이 있었으니...

 

X레이! 안 그래도 후쿠시마발 방사능 때문에 걱정하는데, 이건 대 놓고 방사능 맞으러 가는 꼴이야. 몸에 얼마나 안 좋으면 연간 3회 이상은 비추하고 있어. 이 뿐이냐? 아니. 머리통 CT 하려면 조영제 같은 것을 맞아야 하는데 이게 고달파. 무슨 검사 하나 받는데 입원을 해야 한다니 말이 돼? 검사하느라 암 생기겠다.

 

마지막으로 MRI. CT처럼 무슨 약자인지 알아야겠지요? M은 역시나 쉬워! Magnetic! 자석. R은 어....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우리말론 자기공명영상. 커다란 자석 통에 들어가는 검사야. 몸에 쇠붙이 붙이고 다니지 않는 이상 CT보다 안전하지. 거기다 통돌이 속에서 이쪽저쪽 360도 영상을 다 보여주니 정밀하고. 따봉!

 

그런데 여기도 문제가 있으니, 좋으면 뭐다? 비싸다! CT가 더블이면, MRI는 따따블이야. 부위에 따라 40만원에서 80만원. 하긴 그 커다란 자석드럼통 돌리려면 전기를 얼마나 먹겠어. 장비도 비싸고. 그래도 너무한데. 이러니 좋은 거 알면서도 CT 받을 수밖에 없지.

 

그런데 짜잔! 반가운 소식이 있으니, 올해 111일부터 드디어 MRI도 건강보험 적용이 됩니다! 경축! 지금까진 머리 찍을 때만 됐거든. 이제 가슴, 배 검사할 때도 다 돼. 타노스 핑거마냥 검사비가 절반으로! 아싸! 이제 20만 원이면 MRI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아아, 난 도저히 문통을 깔 수가 없어. 문재인 케어 알러뷰! 반박 시 건강한 놈. ...이게 아닌데.

 

아무튼. MRI가 아무리 보험적용 된다 해도 난 초음파 검사를 애용할 거야. 오늘 병원 갔는데 초음파실에 여자 쌤이 계시더라고. 끄흑! 이럴 줄 알았으면 배꼽 구멍 사이 때까지 박박 밀고 올 걸! 컴컴한 검사실. 편히 누워서 만세 하세요. 예이~ 배 까놓고 발랑 들어누운 한 마리 강아지가 됐어.

 

물컹하면서 차가운 젤의 느낌. 하악하악. , 배 나오게 들이쉬고, 내쉬고, 들이쉬고, 내쉬고. ...이런 말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들이쉬고, 내쉬고. 들어갔다, 나갔다. 칙칙폭폭 뿌우. 내가 뭔 상상하고 있지. 찰싹! ..솔직히 젤은 별 느낌 없었어. 그런데 의사쌤의 나긋한 명령이 너무 섹시 한 거야! 이런 느낌은 미용실 누나가 머리 만져준 뒤로 처음이라고! 매일이라도 받고 싶습니다. 이 참에 전립선 초음파 검사도 받아 봐? ..찰싹! 이 미친 놈.

 

그렇게 검사가 끝나고 소화기과에서 대기타고 있는데 부를 생각을 안 해. 예약시간보다 40분이나! 별별 생각이 다 들더라. 혹시 암인가? 에이, 설마. 아직 붕가도 못 했는데 그럴 리가. 아니죠? 제발! ....결과는 3초 후에 공개합니다!

 

아무 것도 없었어. 6개월 후에 검사 받으러 오세요. ! ? 이게 다에요? 약은요? 비활동성이라 약도 필요 없어요. 호메시! 초음파 검사비로 49천원 쓴 결과가 이거라니. 그래도 안심했으니 된 거지 뭐. 전 암이 아닙니다! 미쳐 날 뛰지 않아도 됩니다! 강아지 구충약 안 먹어도 됩니다! 요 펄빽뜨!

 

근데 초음파검사보다 더 돈 깨진 게 뭔지 알아? 피검사였어. 이런 수박바! 아니 피 한번 뽑는데 11만원을 뽑아 가냐! 11만원에 5만원이면 합이 16만원! 엄마가 화 낼만 하네. 이 집구석 애물단지가 이런 거금을 들이다니. 피검사 받을 바에 초음파 검사를 3번 받을 것을! 마이깟! 아직도 선생님의 손길이 생각나요. 들이마시고, 내쉬고, 들어갔다, 나갔다, 하악하악...?

 

너무 실없이 말했는데, 여러분은 모두 건강하길. 특히 암, 치매는 다 물러가라! 개그맨 김철민 씨. 온 몸에 암이 퍼져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어. 어우...그 절망감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무거워. ..저한테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모험을 해볼까 합니다.. 그는 강아지 구충약에 희망을 걸었어. 제발, 부디. 생명이 샘솟기를. 암치료에 새 장이 열리기를!

 

다들 빌어줘. 하나님, 부처님, 알라, 조상님, 하늘부모님, 아테나님.

댓글 : 0 개
친구글 비밀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