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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순천 가는 마지막 무궁화호2021.08.31 AM 12:06
순천 가는 마지막 무궁화호
새벽을 가르는 기차, 딱딱한 시트 사이로 감기는 눈을 떤다. 뿌우~ (시작부터 뭔 개소리야?) 이 소리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새벽 5시 15분 발 KTX를 승차하며 한탄하는 취준생 곡소리입니다. (..?) 이래서 서울 촌놈들은 안 돼. 로망을 몰라! (짝!) ..니들이 지방러 설움을 알아? 왕복 열차비만 12만원 전설을! 필기 보는데 쨍그랑! 인적성에 쨍쨍그랑! 면접에서 또! 2차 면접까지 보는 곳은 그야말로 씨 발라 먹을 놈들!
이젠 다 옛날 얘기지.. 숨 막히는 기차 값에 취업을 포기했다! 인생도, 사랑도, 효도도. 끼요옷! (...) 사실 MSG 좀 친 거야.. 아무리 요새 교통비가 비싸다 한들, 부산 서울 왕복에 12만원이나 깨지겠니? 9만원! 그래, 9만원이면 가능하다! 올라 갈 때는 시간 맞추려 어쩔 수 없이 59,800원 짜리 KTX 타야 해. 그러나 내려 올 때는 느긋하니 28,600원 짜리 무궁화 이용해도 되거든. 캬하, 장장 6시간에 걸친 경부선 일주! 꼬리뼈가 아플 지경이야.
그럼에도 난 무궁화를 좋아해. 이유 불문 싸니까! 그나마 부모님 등골 적게 뽑아먹을 수 있으니까. (...) 게다가 장시간 여행이 오히려 두근거림으로 변할 수 있거든. 정거장 마다 과연 누가 탈 것인가! 그 설렘! 옆자리에 가임기 아름다운 여성분이 걸렸다? 알리 지쟈스 아테네 석가모니 만만세! 호흡과 호흡 사이! 팔꿈치와 옆구리 너머로 그녀의 온기가 퍼져온다! 제발 부산역까지 동행해 주세요! (짝!) ..전 가만히 있었습니다. 오해 마시고, 크흠.
여하튼. 내 사랑 무궁화호. 안타깝게 점점 줄어든다는 뉴스가 떴어. 이번 달부터 14개 무궁화 열차가 사라진대.. 이유는 빤히 보이지? (...) 그 놈의 시장주의, 흑자주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만 벌기 위한 주의.. 39억 적자에 철퇴를 내렸어. (적자 보면 없애야지!) 그래도 그렇지. 비싼 KTX로 가득 채우면, 우리 같은 서민은 어떻게 도시 간 이동하라고? 너무하잖아. “코”레일 이면 “코리안” 모두 실어 날라야 하지 않냐? 한국철도 “공사”! 남녀노소 빈부격차 따질 것 없이, 앙? (...) 그러느라 적자 보면 어때. 아니, 적자를 봐야지! 그게 정상!
코레일이 무궁화호 적자 때문에 뿌리가 흔들릴 상황이라면 내가 말을 안 해. 딴 곳에서 조 단위 마이너스를 보는데! 그곳에는 아무 소리도 안 하는데! 왜 하필 민중의 발! 무궁화호만 없애고 난리냐 이 말이야! (...)
코레일 세금 빨아먹기 대표적 사례, 광주 목포 고속철도 사업! 노선 까는데 2조 3천억! 그러나 기존 일반선이랑 고속선 간 시간차는? 단 2분! 3분 카레에도 못 미치는 실적! 이따위 어의 출타한 사업을 기어코 밀어붙였어. 올해 6월부터 착공에 들어갔지. ..이게 나라냐? 내가, 내가, 아오! 거기 국회의원 누구야! 더불어 젓갈 담가 버릴 놈들! (짝!) 워워.
철도공사의 곳간 털기는 이것뿐만이 아녔어. 빚내서 경쟁업체 도와주기! 536억 원에 달하는 신차 22기를 무려 353억만 받고 SR에 갖다 바쳤어. SR, SRT, 수퍼~ 레피트 트레인. 2016년 개업한 “민간” 철도 업체, 알지? 왜, 요리 보고 저리 봐도 KTX이랑 그게 그거인 수서발 고속철 있잖아? 도대체 왜 만들었는지 모를 코레일 2중대, 앙? (...)
이제야 설립 이유를 알겠어. 우리 국토부 고위직 공무원님들 노후 자금하시라고! KTX, SRT 2개나 해먹으시라고! 그 외에는 근거가 없어! ..민영화가 짱이다? SR이 들어서면 경쟁이 불타오른다? 는 개뿔! 그래서 열차 요금 낮아졌습니까? 서비스 품질 올랐습니까? 어이! ...후우.
이제 민영화는 툇마루 구석으로 물릴 때도 됐지 않냐? 신자유주의니, 대처리즘이니, 40년 전 구닥다리 논리를 언제까지 써먹는지 모르겠어. 이미 결론 났잖아. 민영화 해봤자 국민 삶에 하등 도움 안 된다! 체감으로 터득했지. ..외쿡 수도 민영화 한 나라? 지옥! ..전기 민영화 일본? 뻥 후쿠시마! ..의료 민영화 미국? 아프면 사망! ..그리고 대한민국, 통신을 3사로 분리하니, 그 통수력이 가히 삼라만상을 털더라. 고객을 털자, 신나게 털자, 우리도 털자! 에라이!
킁. 뭔 얘기하다 털고 있지? (코레일..) 그래, 코레일. 이 놈들, LH랑 동급, 혹은 그 이상이다. 저 놈들이 국민을 털기 전에, 우리가 먼저 코레일을 털어야 한다! 어떻게? 문 대통령을 압박해서! SRT 철폐가 문통 공약이었어! 근데 왜 아직도 안 지키는 겁니까! 의자가 없습니까? 아니면 능력이 안 되십니까? 예! (짝!)
아무튼. 마지막으로 허본좌의 명언을 읊으며 마치겠어. ..나라에 돈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도둑놈이 많은 것입니다! 와아~ 허경영! 허경영!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