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담] 나이든 게이머와 젊은 게이머 이야기2014.04.26 AM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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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생각나 글써봄니다.

40대를 코앞으로 바라보는 게이머 입니다.

해외출장 다니다 만난 영국인 아내가 있고요

(흔히 생각하는 금발벽안 아닙니다. 아시아계 영국인이라 그냥 한국인처럼 생겼음)

이번에 초3되는 아들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하는 딸 둔 아버지 이기도 합니다.




솔직히 아직도 인터넷 신세계라는 말이 나한테는 생소한데

스팀으로 쉽게 게임을 구하고 게임을 하는거 보고 모으는걸 더 쉽게 생각하고

친구들 만나거나 지인들 만날때 게임이야기로 밤새우기도 하는

요즘 세대들 보면 부럽기만 하네요




언제더라?

국내최초 게임잡지라고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면 발간된 게임월드 1호를 손에 들었을때가

국민학교 6학년때였나??? 없는 용돈 모아서 사왔다가

어머니한테 걸려서 팬티한장 안남기도 벗겨져서 개패듯이 맞던 시절이 있었다고 하면

그리고 게임하는 청소년들은 매로 다스리는게 약이라는 인식이 당연하게 퍼져있던 시절이라고 하면

믿기 힘들겠지요



그렇게 혼나면서 몰래 몰래 사서 보던 그 동내망신이던 바보 형제가

형은 무역업 ceo에 동생은 lg 영업부장이 된걸 보면

단순 입신양명결과만 보면 게임이 나쁜건 아니었던거 같은데 말이죠



이렇게 살아온 올드스쿨 게이머라 그런지

아직도 어디 가서 게임한다고 말하기가 힘듭니다.

뭐 사실은 '그나이에 게임해?' 라는 인식을 견딜수가 없는게 사실이죠

거래처 접대도 해야 하니 나름 골프도 배우고 여기저기 트렌트도 공부하고 해도

결국은 마누라 애들 없을때 집구석에 쳐박혀서 게임하는게 아직까지도 가장 좋습니다.



외적으로도 어쩔수 없는게

나이가 나이다 보니 친구들도 동년배라 당연히 정치얘기 사회얘기 애키우는얘기 뿐이고

온라인으로 알게된 길드원들 오프모임에 나가도 이건 뭐 세대가 2번은 건너뛰기도 하고요

테라에 빠졌을때 길드 정모 한다고 해서 두근거리면서 갔더만

20살 가까이 나이차는 친구들과 맥도날드에 앉아서 햄버거 먹는

셀프 수치플레이를 하고 왔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엘린 허벅지 햝고 싶지 않냐?' , '엘린짱 하악하악' 이런얘기를

사람들이 다 보는 개방된 공간에서 큰소리로 하다니

방어마법 안쓰고 장비 벗고 메테오를 쌩으로 맞은 느낌...



이런 나이든 게이머인데

얼마전에 해외영업쪽 사원이 부족해서 28살짜리 직원을 하나 뽑았는데

이놈이 퇴근안하고 휴계실에서 놀고 있길레 뭐하나 하고 봤더니 비타를 플레이중..

믿에 관리 하는 사람이 워낙많아서 아무 관심없었는데 비타로 해적무쌍하는거 보고 급관심




이녀석이랑 친해져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싶은데 말야...

회사에서는 일이랑 가족밖에 모르는 따듯하지만 고지식한 사장님이라는 코스프레 중이라

딱히 말섞을 기회가 없더군요

사장이 일게 평사원이랑 이야기 하고 싶어서 눈치본다는것도 웃기긴 하고요

그러다 얼마전 이란에서 바이어가 온다고 해서 접대인원 추릴려고 회의중이었는데

회의석상에서 부장녀석이 그 직원에게 넌지시 묻더군요 '자네 귀국자녀라며? 골프는 칠줄 아나?'

귀국자녀랑 골프랑 뭔상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녀석이 뭔 대답을 하나 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자식 당당하게







'네 모두의 골프는 좀 합니다.'









20명 정도 있는 회의석상에서 저 혼자 빵 터졌습니다.

이 미친색히 이거 또라이 아냐? ㅋㅋ

그친구도 급당황했는지 얼버무리는 기색이 역력하고




나중에 그 녀석이 오면서 능글맞게 말걸더군요 '사장님 ㅎㅎㅎㅎㅎㅎ'

나도 그냥 마무말없이 'ㅎㅎㅎㅎㅎㅎ'




그녀석 이제 대리달고 해외출장도 같이 가고

온천도 같이 가고 ♡

게임도 같이 하고 루리웹도 같이 보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여직원이었으면 불륜소문이 났을지도 몰라요


시간이 흐르고 나니

총각이었던 김대리는 애아빠고

애아빠라 바뻣던 저는 이제 기러기 아빠되고

몇년의 시간이 흐른만큼 에피소드도 산더미 같이 쌓여있네요

말도 못할 해프닝도 엄청 많고요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아서 조금씩 차차 써보려고 합니다.

김대리때문에 마이피도 용기내서 써봅니다.

나이든 게이머와 젊은게이머 하면 뭔가 중2병 같은데?


시간나먼 첫 이야기로 고비사막에서 조난당했는데도

게임하면서 하나도 안 심각했던 두 멍청이 이야기로 시작하죠

댓글 : 8 개
재미지네요 ㅋㅋㅋ 모두의 골프 재미지죠.. ㅋㅋㅋㅋㅋㅋㅋㅋ
오...기대하겠습니다 ㅎㅎ
친추드리고 갈깨요 ^^
게임 즐기는데 나이가 필요하나 싶네요 솔직히 아버지 세대 분들 보면 삶을 즐기시기 보단 그저 일과 가족들에게만 힘쓰셔서 안타깝기만 합니다
온천도 같이 가고 ♡
사회에서 콘솔게이머 만나면 왜케 반가운지 ㅎㅎ
아직 40도 안 됐으면서 나이든 게이머라뇨 --;
제가 딱 40 찍었고, 예전에 같이 PC통신 하던 분들 40대 중반에 50 넘어가셔도 여전히 하시는 분들 많습니다. 물론 옛날만큼 열심히는 못하시지만.
힘내세요! 부럽네요ㅡ
아하하. 육성으로 터졌습니다. 에피소드가 기대 많이 되네요. 저도 직장 동료가 게임을 좀 했으면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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