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초고가·초저가만 잘 팔린다... 국내 소비 ‘K자 양극화'2021.05.24 PM 04:58

게시물 주소 FONT글자 작게하기 글자 키우기
LINK : https://www.chosun.com/economy/economy_general/2021/05/23/NTS4PTPV55GTRPV224OI6PQYSY/

최근 강남의 스튜디오에서 1대1로만 강습하는 고급 PT숍은 회당(50분) 10만원에 가까운 강습을 받는데도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예약이 꽉 찬다. 지난 주말 기자가 전화로 확인해보니 서울에서 1인당 20만원이 넘는 스시 식당 열 군데 중 일주일 후 예약이 되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나타난 K자형 소득 양극화가 K자형 소비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나타난 K자형 소득 양극화란 재택근무가 가능한 고임금·사무직 노동자는 소득에 타격을 받지 않았으나 저소득자,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실직, 무급 휴직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소득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다.

K자의 상승세에 있는 이들은 가처분 소득이 늘어난 데다 보상 소비 심리까지 겹치면서 고가 명품이나 서비스를 코로나 이전보다 더 찾게 되는 반면, K자에서 하락세를 탄 이들은 소비를 줄이고 최저가 상품에 의존하고 있다.

초고가 아니면 초저가만 잘 팔려?

K자 소비 양극화는 백화점 매출이 지역에 따라 크게 엇갈리는 데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백화점 점포 중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현대 판교점(9.4%)은 네이버, 카카오, 게임 업체와 같은 IT 기업이 많이 들어선 지역에 있다. 이 백화점의 지난해 매출액 중 보석은 전년 대비 50%, 시계는 25.9% 올랐다. 같은 현대백화점이어도 지방에 있는 울산 동구점(-15.1%)과 충청점(-11.3%)의 매출은 급락했다.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과 같은 고가 명품도 소득 양극화의 혜택를 받았다. 세 브랜드 모두 지난해 국내 매출이 전년에 비해 두 자릿수 성장했다. 루이비통의 매출은 전년보다 33.4% 늘어 1조원을 돌파했다. 같은 패션업계지만 중저가 브랜드에는 타격이 컸다. 대표적 저가 브랜드인 자라의 지난해 국내 매출도 3056억원으로 2019년에 비해 26.5% 줄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최저가 생필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이 번창했다. 가성비 높은 제품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창고형 할인점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매출 신장률이 전년 대비 23.9% 증가했다. 재고품을 정가 대비 30~50% 저렴하게 파는 재고 플랫폼리씽크’의 지난해 매출은 35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배 정도 늘었다. 대형 할인점에서 생필품 최저가 경쟁을 벌이자 편의점 CU는 최근 380원짜리 라면과 990원짜리 즉석밥을 내놨다.

◇나이키 “큰 데는 더 커질 수 있는 타이밍”

어려울 땐 1등만 찾는다”는 유통계 속설이 코로나 사태 때 현실이 되면서 소비 양극화가 더 심화되는 형국이다. 코로나 전부터 1등이었거나 인지도가 높았던 제품은 코로나 기간 판매량이 더 늘어났다. 신제품은 출시가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시식이나 이벤트를 활용한 홍보를 할 기회도 사라졌다. 소비자들도 안전한 선택을 선호하게 되면서 잘 알려진 1등 제품이 반사이익을 얻는 것이다.

미용·건강 소매 업체 1위인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장이 전년보다 13곳 늘어난 반면에 2, 3위 업체인 GS리테일의 랄라블라와 롯데쇼핑의 롭스는 매장이 각각 16곳, 28곳 줄면서 1위와 격차가 더 벌어졌다. 같은 회사 제품끼리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다. 농심은 자사 1등 제품 신라면과 새우깡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늘어난 데 비해 지난해 초 내놓은 신제품 칼빔면은 판매가 부진해 연말에 단종됐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종전 1위 업체와 온라인 업체가 급성장하고 나머지는 도태되는 ‘부익부·빈익빈’은 국내만의 현상이 아니다. 코로나 기간에 야외 활동이 줄자 아디다스와 언더아머는 지난해 초부터 매출이 급락했지만 스포츠 의류 1위 업체인 나이키의 매출은 전년에 비해 늘어났다. 코로나 기간에 경기 침체를 버틸만한 여력이 있거나 디지털 전환에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 있는 큰 기업들은 오히려 급성장한 것이다.

댓글 : 3 개
작년초 주식코인부동산 투자 여력이 있던 사람이 거부가 되서 소수는 소비 여력이 어마어마 해지고 다수는 ...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돈은 밑에서 위로 흐르죠
정부의 적당한 개입이 없으면 이런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다가 언젠가는 폭발하게 될 겁니다.
극단적인 흐름이네
친구글 비밀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