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기후위기 시대 - '미안합니다' (SK증권 이효석)2021.07.26 PM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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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산맥의 만년설과 빙하가 너무 빨리 녹고 있어서 설원을 방수포로 덮고 있습니다. 방수포로 덮으려는 면적은 축구장 17개 정도의 면적이라고 하는데, 이렇게라도 하면 빙하가 녹는 속도를 10%는 늦출 수 있어서라고 합니다. 여름마다 방수포를 설치하는 곳은 스위스, 독일 등 알프스를 끼고 있는 국가도 포함됩니다. 실제로 킬리만자로의 빙하는 거의 사라지고 있다고도 합니다.

 

지난 4월에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0년초반만 해도 227Gt 씩 녹던 빙하가 최근에는 298Gt으로 급증했다고 합니다. 녹는 속도가 15년만에 30%나 빨라진 것이죠.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은 북극과 남극뿐만 아니라, 이렇게 고지대의 눈이 녹으면서 지구의 에어컨이 꺼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자... 이제 다시 시장으로 돌아와서 이러한 사태를 막기위한 최선의 방법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님이 바이든을 만나고 돌아오자마자 만드신 NDC 위원회에서는 8월중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존 목표보다 2배 빠르게 줄이겠다는 목표를 발표할 것 같습니다. 즉, 2030년까지 2017년 배출량의 50%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를 발표할 것이라는 거죠. 그런데 제가 세미나를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할 때 들으시는 분들의 반응을 보면, 저는 참 놀랍습니다. "응~ 그래~ 지구가 아프다는데 50% 줄여야지 뭐... " 하는 반응이라서 놀랍습니다. 그냥 이렇게 지나가겠지~ 머 별일 있겠어? 하는 표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50%를 도대체 어떻게 줄일 수 있나요???


제가 생각할 때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석탄발전소를 30년 동안 운영할 수 있을 줄 알고 허가해줬는데, 내가 잘못 생각했어. 5년만 쓰고 문 닫아야 될 것 같은데.. 미안해...

너희들이 정말 열심히 일해서 만들었던 내연기관을 만드는 기술과 노력과 땀.. 사실 그 노력 덕분에 우리나라가 이렇게 잘 살게 되었지만, 정말 미안하다... 그 기술은 이제 필요가 없어졌어.. 미안해...


기후위기를 이야기할 때 자주 나오는 "전환위험(Transition risk)"는 어려운 말로 표현할 필요 없이, 그냥 "미안합니다"라고 말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맞습니다.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는 상황에서 벌어질 수 있는 많은 혼란과 분노와 저항이 앞으로 진행될 것 같습니다. 한국은행고탄소 산업에 대한 익스포져를 체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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