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루블화 폭망사태와 환 분산의 중요성2022.03.03 PM 10:02

게시물 주소 FONT글자 작게하기 글자 키우기

1. 

러시아 루블화의 달러대비 환율은 대략 다음과 같이 꾸준하고 가파르게 상승해왔다. 즉, 루블화의 가치는 빠르게 나락으로 떨어져 왔다는 의미다.

 

1997년 : 5루블/$

2007년 : 25루블/$

2017년 : 58루블/$

2021년 : 72루블/$

2022년(현재) : 110루블/$


25년만에 루블화의 가치는 1/20 토막이 났고, 작년 대비로만 봐도 몇달 만에 50% 이상 폭락 중이다.


그리고 최근 러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9.5%에서 20%로 인상했고, 러시아 최대 사모은행인 알파뱅크는 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70%까지 인상했다.


2. 

러시아 국민 중 자산이 없는 서민층은 루블화의 상대가치가 폭락하는 동안 근로소득의 가치 역시 폭락하고 높은 인플레와 함께 점점 더 가난해져 왔다.

그리고 모든 자산을 루블화 표시자산으로 보유해온 중산층 역시, 가만히 앉아서 자산의 글로벌 기준 상대가치가 미친듯이 녹아내리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었을 것이다.


반면, 러시아 국민 중 자국 은행의 루블화 표시 부채를 보유하면서 미국주식, 미국채 등 달러자산 및 골드 등을 상당 비중 보유한 사람은 어떻게 됐을까? 보유한 달러자산의 가치는 상승 또는 유지해온 반면, 상환해야하는 루블화 표시 채무의 가치는 똥값이 되면서, 갚아야 하는 채무가 사라지다시피 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지금 대부분의 러시아 국민들은 빠른속도로 가난해지고 있지만, 러시아 국민 중 달러표시 자산 등을 보유한 사람들은 이번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여 머지 않아 엄청난 부를 축적하게 될 것이다. 위기의 정점에서 달러자산을 루블화로 환전하여 자국 내 우량자산들을 줍줍하거나, 20% 이상의 고금리 예금 등을 활용할 수도 있겠다.


3.

모두 잘 아시다시피, 정확히 이와 비슷한 일이 25년 전 우리나라에서도 '외환위기'라는 형태로 일어났다. 그때 수많은 기업들이 파산하고 근로자들이 길바닥으로 던져졌을 뿐 아니라, 외화자산이 없는 대부분의 서민들은 급속도로 빈곤해졌지만, 또한 이 위기를 활용하여 수많은 신흥 부자들이 생겨났다. 


대한민국에 거주하면서 원화로 근로소득을 받고, 원화표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입장에서, 러시아의 사태를 보며 새삼 느끼는 것이 많다. 


물론 당장 몇년 안에 우리나라에 러시아와 같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하지만 투자를 1~2년 하고 말 것이 아니고 평생 지속해나가야 한다면, 그리고 언제 어떤 형태로 찾아올 블랙스완을 예측할 수 없다면, 예측하지 못한 국가 위기 시 '환의 분산'은 자산가치를 지켜낼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원화 역시 결코 안전자산으로는 보기 어렵다. 이것은 당장 가까운 미래에 어떤 국가적 위기가 발생한다거나, 원/달러 환율의 추세가 오를지 내릴지 예측하는 그런 문제가 전혀 아니다. 

정말 아무도 예상치 못한 위기가 언젠가 발생한다면, 그리고 그것을 미리 예측하기 어렵다면, 사후에라도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을 안전장치로 남겨둬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러시아 국민 중 이런 사태와 루블화 폭망을 미리 예견한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

따라서 총 자산의 일부를 무엇이든 달러표시 자산으로 분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냥 개인적인 생각이다.


혹자는 달러가치 역시 예상치 못한 환경변화에 따라 휴지가 될 수도 있다고 하겠지만? 

내 생각엔 달러가 휴지가 되는 날이 온다면, 그때 원화는 휴지로도 못쓰게 될 것이다.

 

 

- Daniel Lee -

댓글 : 0 개
친구글 비밀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