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美 국채금리 더 오르나…'글로벌 채권시장 ‘큰 손’들 일제히 이탈 중'2022.10.11 PM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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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23조 7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채권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른바 ‘큰 손’들이 대거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채권 매수세가 사라졌다는 의미로, 이런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국채 금리가 더 올라 글로벌 증시 등에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한때 미국 채권을 매입하기 위해 줄을 섰던 일본 연금과 생보사로부터 해외 정부, 미국 시중은행 등까지 모두 등을 돌렸다"며 "매수세 한 두개가 사라진다면 이에 따른 영향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지 않지만 모두 이탈한다는 것은 매우 큰 우려사항"이라고 보도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있다. 올 들어 공격적인 긴축에 나선 연준은 지난달 월 최대 950억 달러(국채 6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350억 달러)의 보유 자산을 축소하는 등 양적긴축(QT)의 속도를 8월에 비해 두 배로 높였다. 대차대조표 축소란 채권 만기 시 보유 자산을 상환해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안을 말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9조 달러에 이르는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2025년 중반에 5조 9000억 달러로 축소될 것으로 예측됐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시장에 대한 연준의 영향력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동안 연준에 의존해왔던 투자자들의 입장에선 극명한 반전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면서 미국 채권 가격이 폭락하자 연준이 시중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구원투수로 나섰다.


이와 관련, 크레딧스위스의 졸탄 포자르는 "2000년 이후 국채를 대거 매입하는 데 있어서 연준이 항상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 속에 민간 부문이 나서기를 기대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연준만이 미국 채권시장을 이탈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블룸버그는 명목금리가 4%를 돌파했음에도 환율 급등에 따른 헷징 비용이 상승하면서 일본 매수자들의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마이너스 영역에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일본 연금과 생보사들은 미국 채권시장 밖에서 머무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일본이 엔화 가치 상승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를 팔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세계 각국들도 자국 통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지난 몇 개월간 외환보유액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올 들어 외환보유액을 3000억 달러 가량 축소시킨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시중은행들마저도 채권 시장에서 손을 떼고 있다. JP모건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의 국채 보유량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7000억 달러 급증했지만 올해는 600억 달러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정부들의 국채 보유량 또한 지난 6개월 동안 500억 달러 감소했다.


JP모건의 애널리스트들은 "세 가지 유형의 투자자(연준, 미국 은행, 해외 정부)들의 수요가 모두 동시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드물기 때문에 매우 놀라운 현상"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블리클리 파이낸셜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 투자책임자는 "연준, 외국인, 은행을 대신해 누군가 미 국채를 사들일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결국 누군가 미 국채를 대량으로 매입하지 않는 이상 채권 가격이 다시 오르기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채 금리의 상승 가능성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증시에 더욱 큰 변동성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30년 넘게 미 채권시장에 몸을 담았던 글렌 카펠로 미슐러 파이낸셜 이사는 "그동안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은 변동성을 억제해왔지만 지금은 증폭시키는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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