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공매도 과열’ 지난주만 20회… 급상승 코스닥에 주의보2023.04.10 PM 01:38

게시물 주소 FONT글자 작게하기 글자 키우기
LINK : https://www.chosun.com/economy/stock-finance/2023/04/10/SVXQTK5A5ZFMJKIEE3QYCJTRIU/

작년의 2배 넘어… 반도체·2차전지·제약바이오 과열지정 많아

 


이윤수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이 지난해 7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불법 공매도 적발, 처벌 강화 및 공매도 관련 제도 보완방안'을 발표하고 있다.2022.7.2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코스닥이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공매도 물량도 함께 쌓이고 있다. 그만큼 코스닥 과열에 대한 우려도 크다는 뜻이다. 코스닥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액은 1월 835억원에서 4월 3064억원으로 4배 가깝게 급증했다. 올 들어 7일까지 코스닥 상승률은 30%로 코스피(11%)의 거의 3배에 달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5거래일(4월 3~7일) 간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이 20회 이뤄졌다. 작년 같은 기간(9회)의 2배 이상이다. 올 1~3월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도 210회로, 1년 전(64회)의 3배를 넘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팔았다가 주가가 떨어지면 되사서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가 집중되면 단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코스닥 상승세를 주도 중인 개인 투자자들이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거래소는 과도한 시장 출렁임을 막기 위해 공매도가 급증한 종목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고, 다음 거래일에 공매도를 금지하고 있다. 최근 코스닥 시장의 반도체·2차전지·제약바이오 업종에서 공매도 주의보가 많이 발령됐다.


 

◇5일 만에 공매도 과열 20회


이달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20회 중 19회가 코스닥 시장에서 이뤄졌다. 코스피는 SK하이닉스 1회뿐이었다. 코스닥에서는 16개 기업이 과열 종목으로 지정됐는데, 네패스·엔켐·포스코ICT 등 3곳은 2번씩 지정됐다.

 

업종별로는 반도체가 8회로 가장 많았다. SK하이닉스·원익IPS·네패스·레이크머티리얼즈 등이 포함됐다. 올 들어 KRX반도체 지수는 33% 급등했다. 최악의 실적에도 반도체 경기가 저점을 지나는 중으로 해석되며 낙관론이 투자자들 사이에 퍼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레이크머티리얼즈의 경우 ‘직전 40일 공매도 평균 거래액 대비 당일 공매도 거래액 배율’이 19만배에 달하며 6일 과열 종목에 지정됐다. 공매도가 별로 없는 종목이었는데 이날 70억원어치 공매도가 집중되며 전날 927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8580원으로 7% 넘게 떨어졌다.


엔켐·피엔티 등 2차전지와 파마리서치·에이비엘바이오 등 제약·바이오 업종도 올 들어서만 4회 과열 종목에 지정되며 반도체 뒤를 이었다.


올해 최다 과열 종목 지정은 코스닥 식품기업 하림지주와 반도체 장비업체 테스로, 각각 7회였다. 2차전지 관련 기업인 에코프로비엠과 모회사인 에코프로도 각 6회 지정됐다.


 

◇코스닥 단기 급등 경고 신호


공매도는 개인보다 정보와 자금력이 풍부한 외국인·기관들이 많이 한다. 최근 한 달 코스닥 공매도 하루 평균 거래액은 외국인(1660억원)·기관(1130억원)이 개인(70억원)보다 20배 안팎으로 많았다.


전문가들은 종목의 본질 가치보다 주가가 과도하게 높은 경우 공매도의 타깃이 된다는 점에서 공매도를 과열 경고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단기 급등 종목에 공매도가 일어나면 단기 하락 폭이 커질 수 있으므로 ‘묻지 마’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작년 10월 네이버·카카오 주가가 급락했을 때 공매도 거래량이 대폭 늘며 개인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기도 했다.


현재 공매도 잔고가 가장 많이 쌓여 있는 코스닥 종목은 2차전지 업체 에코프로비엠(8140억원)과 엘앤에프(3460억원)다. 제약바이오 업체 HLB(1380억원)가 그 뒤를 따른다. 공매도 잔고는 공매도 거래 후 아직 갚지 않은 주식을 말한다. 그만큼 주가 하락을 바라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이다.


 

◇공매도 재개 검토 꼬리 만 당국


공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 우려가 커지자 금융 당국도 신중한 자세다. 지난달 29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연내 공매도 금지 조치 해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닷새 만에 신중 기조로 돌아섰다. 지난 3일 “금융시장이 불안정할 경우에는 공매도 재개 검토를 안 하겠다”고 한발 물러선 것이다. 정부는 2020년 3월 코로나 사태로 전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했다가, 2021년 5월 일부 대형 종목만 공매도를 재개했다.

 

댓글 : 0 개
친구글 비밀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