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WSJ) AI가 만든 가장 큰 거품은 기술주가 아닌 에너지주에 있다2025.10.16 PM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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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 : https://www.wsj.com/tech/ai/ai-bubble-energy-industry-stocks-f83f68af

매출 없는 '콘셉트 주식'들의 가치평가(밸류에이션)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작성자: 이진주 (Jinjoo Lee) 

작성일: 2025년 10월 15일 오전 5:30 (미 동부시간)

 

 

오픈AI(OpenAI)의 최고경영자(CEO)인 샘 올트먼은 매출이 전무한 에너지 기업 오클로(Oklo)를 지원해왔다. (사진: Kyle Grillot/블룸버그)



기술주 가치평가의 거품에 대한 이야기는 잊어라. 진짜 과열은 에너지주에서 형성되고 있을지 모른다.


고평가된 기술주에 대한 온갖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들 중 다수는 인공지능(AI) 열풍이 지속되지 않더라도 꾸준히 사업을 이어갈 막대한 수익을 내는 기업들이다. 하지만 에너지 부문은 사정이 다르다. 아직 건설되지도 않은 미래의 전력을 언젠가 테크 기업들이 구매해 줄 것이라는 희망 하나만으로, 매출이 전혀 없는 에너지 기업들의 시가총액 합계가 총 450억 달러(약 62조 원) 이상으로 부풀어 올랐다.


이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이 지원하는 원자력 스타트업 오클로(Oklo)다. 이 회사 주가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약 8배 급등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데이터에 따르면, 오클로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260억 달러(약 36조 원)에 달하며, 이는 지난 12개월간 매출이 전무했던 미국 상장 기업 중 가장 큰 규모다.


오클로는 물이 아닌 액체 금속 나트륨을 냉각재로 사용하고, 공급이 제한적인 농축 우라늄 연료를 활용하는 소형 모듈 원자로(SMR)를 개발 중이다. 아직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운영 허가를 받지 못했으며, 전력 구매자와의 구속력 있는 계약도 체결하지 못했다.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은 이 회사가 2028년까지는 상당한 매출을 올리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다른 무매출 기업으로는 페르미(Fermi)가 있다. 이달 초 상장 당시 약 190억 달러(약 26조 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플로리다 대학교의 제이 리터 재무 교수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을 감안했을 때 기업공개(IPO) 후 첫 거래일에 페르미보다 높은 시가총액을 기록한 무매출 기업은 2021년에 상장한 전기차 제조업체 리비안(Rivian)과 닷컴 버블 시기에 상장한 광학 네트워크 장비 제조업체 코비스(Corvis) 단 두 곳뿐이다.


페르미는 릭 페리 전 에너지부 장관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반(反)워크(anti-woke)'를 표방했다가 실패한 은행 스타트업 글로리파이(GloriFi)의 전 CEO였던 토비 노이게바우어가 이끌고 있다. 페르미는 데이터센터를 위해 약 11기가와트(GW) 규모의 전력을 구축할 계획인데, 이는 뉴멕시코주의 전체 발전 용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상장 초기 급등세는 유지하지 못했지만, 이 회사는 여전히 170억 달러(약 23조 원)가 넘는 시가총액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이미 약 11GW 규모의 발전 설비를 운영 중인 탈렌 에너지(Talen Energy)의 가치평가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수준이다.


페르미는 이 11GW 목표를 천연가스, 원자력, 태양광, 그리고 배터리 동력을 이용해 달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지금까지 확보한 천연가스 장비는 총 목표 용량의 단 5%에 불과하며, 고객사와의 구속력 있는 계약도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이보다 더 작은 "초소형 모듈" 원자로를 개발하는 기업들 역시 매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시가총액을 자랑한다. 작년에 상장한 나노 뉴클리어 에너지(Nano Nuclear Energy)의 주가는 올해 들어 두 배 이상 상승했으며, 기업 가치는 20억 달러(약 2조 7천억 원)를 넘어섰다. 지난주 스팩(SPAC) 합병을 통해 상장한 테라 이노바툼(Terra Innovatum)의 가치는 10억 달러(약 1조 4천억 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차트: 연쇄 반응 (Chain Reaction)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

오클로 (Oklo), 뉴스케일 파워 (NuScale Power), 나노 뉴클리어 에너지 (Nano Nuclear Energy)

출처: 팩트셋(FactSet)



AI 열풍에 휩쓸린 다른 기업들 중에는 매출은 있지만 수년간 흑자를 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들도 있다. 원자력 소형 모듈 원자로 기업인 뉴스케일 파워(NuScale Power)는 루마니아의 SMR 프로젝트에서 일부 엔지니어링 및 라이선스 수수료를 벌고 있지만, 주가는 올해 155%나 급등했다. 수소 연료전지 기업 플러그 파워(Plug Power)의 주가는 수년간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AI에 대한 기대로 올해 90% 급등하며 시가총액 48억 달러(약 6조 6천억 원)를 기록했다. 팩트셋이 조사한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에 따르면, 두 회사 모두 2030년까지는 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이 이처럼 투기적인 에너지 기업에 몰리는 이유 중 하나는, 이미 수익을 내고 있는 기업들의 가치평가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일 수 있다. 연료전지 기업 블룸 에너지(Bloom Energy)의 주가는 올해 들어 400% 이상 급등했으며, 현재 주가는 예상 순이익의 133배에 거래되고 있다. 이 회사는 브룩필드 자산운용(Brookfield Asset Management)이 블룸의 기술 도입을 위해 최대 50억 달러(약 7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지난 월요일 하루에만 시가총액이 약 54억 달러(약 7조 4천억 원) 증가했다. 원자력 연료 기업 센트러스 에너지(Centrus Energy)는 예상 순이익의 99배에 달하는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상업적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야말로 비용이 많이 들거나 아직 검증되지 않은 기술이 도약하는 데 필요한 요소일 수 있다. 하지만 2020년에 상장했던 니콜라(Nikola), 피스커(Fisker), 로즈타운(Lordstown)과 같은 무매출 또는 극소 매출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전례를 볼 때, 이러한 기업들 다수는 화려하게 성공하기보다는 조용히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만약 AI 거품이 언젠가 꺼지게 된다면, 아무런 매출도 없는 이 에너지 기업들은 기댈 쿠션도 거의 없이 가장 가파르게 추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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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저널) AI 열풍이 기술주가 아닌 '무매출 에너지주'에 거품을 만들고 있다


1. 핵심 주장: 진짜 거품은 에너지주


• 시장의 우려는 기술주에 쏠려 있지만, 실제 과열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것이라는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폭등한 에너지 기업들에서 나타나고 있다.


• 이들 기업 대다수는 아직 매출이 전혀 없으며, 미래의 가능성만으로 시가총액이 총 450억 달러 이상으로 부풀려졌다.


2. 주요 사례: 구체적 근거


오클로(Oklo): 샘 올트먼이 지원하는 원자력 스타트업으로, 올해 주가가 8배 급등해 시가총액이 260억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아직 규제 당국의 허가도, 확정된 전력 판매 계약도 없는 '무매출' 기업이다.


페르미(Fermi): 상장 당시 190억 달러의 가치를 평가받은 또 다른 무매출 기업이다. 데이터센터용 전력 공급 계획은 거창하지만, 실제 확보한 설비는 목표의 5%에 불과하며 고객 계약도 없다.


기타 기업: 나노 뉴클리어 에너지, 테라 이노바툼 등 초소형 원자로 개발사들도 매출 없이 수십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고 있으며, 뉴스케일 파워나 플러그 파워처럼 일부 매출은 있으나 수년 내 흑자 전환이 불투명한 기업들도 AI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했다.


3. 거품의 원인 분석


• 투자자들이 이처럼 투기적인 '콘셉트 주식'에 몰리는 이유는 이미 수익을 내고 있는 기존 에너지 기업(블룸 에너지 등)들의 주가가 너무 높아져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자금이 검증되지 않은 신생 기업으로 흘러가고 있다.


4. 과거 사례와 미래 전망 (결론)


• 이러한 현상은 2020년 니콜라, 피스커 등 수많은 전기차(EV) 스타트업들이 상장 후 대부분 실패했던 사례를 연상시킨다.


• 결론적으로, 만약 AI 열풍이 꺾인다면, 실질적인 매출이나 이익이라는 '안전장치'가 없는 이 에너지 기업들은 가장 큰 폭으로 추락할 위험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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