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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시사] (블룸버그) 민주주의가 어떻게 무너지는지 연구했다. 여기 나의 '트럼프 통일 이론'이 있다.2026.01.12 PM 10:56
관세부터 외국 지도자 축출까지 관통하는 하나의 맥락이 있다. 그것은 바로 대통령 권한의 확대다.

일러스트 설명: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의 맥스 구서(Max Guther)가 그린 일러스트
작성자: 대런 아세모글루 (Daron Acemoglu)
작성 일시: 2026년 1월 12일 오후 9:00 GMT+9
작성자 소개: 대런 아세모글루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경제학 교수이며, 베스트셀러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Why Nations Fail)》의 공동 저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쏟아내는 행정명령과 사법 체계에 대한 연일 계속되는 도전은 백악관발 뉴스 사이클을 쉴 새 없이 돌리고 있습니다. 이 소용돌이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최측근들을 이끄는 철학이 과연 존재하는지 한발 물러서서 고민해 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고위 관료들과 대통령 자신이 내뱉는 호언장담, 그리고 때로는 흥미로워 보이기까지 하는 실수들 때문에, 그들에게는 아무런 철학도 없다고 단정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일종의 '트럼프 이론'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의심스러운 암호화폐 거래, 자격 없는 측근들의 고위직 임명, 위헌적인 추방 조치와 주방위군 배치, 라틴 아메리카 국가 원수의 축출 등 행정부가 취한 대부분의 조치에는 논리가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행정부의 권한을 확대하고 일종의 '제왕적 대통령제(imperial presidency)'로 나아가기 위한 단계들입니다.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정치적 행위자의 권력을 제한하는 것은 목표 달성을 위해 인력 등 자원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또한, 일탈과 권한 남용을 방지하는 법률, 그리고 특정 공직 수행에 적용되는 일반적인 규범(norms) 역시 권력의 제동 장치(brakes) 역할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직을 둘러싼 규범을 바꾸려 시도하고 있습니다.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가 법무부 장관이나 법무부에 정적을 공격하라고 지시했다면 이는 완전히 용납될 수 없는 일로 간주되었을 것입니다. 또한 대통령이 미국 도시에 주방위군을 투입하기 위한 구실로 근거가 빈약한 '범죄 비상사태'를 선포하거나, 재임 중 가족 사업에 계속 관여하는 것 역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beyond the pale)로 여겨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규범들은 이제 깨졌습니다. 어쩌면 영원히, 적어도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은 확실히 말입니다.

[사진 설명] 지난여름 워싱턴에서 주방위군이 순찰을 돌고 있는 모습. 사진: 아론 슈워츠(Aaron Schwartz)/Sipa/AP 포토
단순히 판단력이 의심스러워 보였던 행동들도 이러한 '규범 파괴 전략'이라는 렌즈를 통해 보면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왜 베네수엘라 갱단 조직원 혐의자들을 엘살바도르로 추방하지 말라는 제임스 보스버그 연방지방법원 판사의 명령을 거부했을까요? 그것이 뻔한 실수였을까요? (결국 같은 목표를 더 논란이 적고 덜 눈에 띄는 다른 방식으로 달성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아마 실수가 아니었을 겁니다. 규범을 깨고 싶다면, 그 규범에 도전해야 합니다. 이것은 단지 세간의 이목을 끄는 하나의 방식일 뿐입니다.
대통령 권한에 대한 법적 장벽을 제거하는 것 역시 트럼프 프로젝트의 똑같이 중요한 부분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대법원이 등장합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이끄는 대법원의 보수 우위는 다양한 방식으로 행정부 권한을 확대하는 성향을 보여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불과 몇 달 전인 2024년 7월 1일 판결에서, 법원은 미국 대통령에게 재임 중 공식 행위에 대해 기소로부터의 거의 절대적인 면책특권을 부여했습니다. 또한 최근 대법원은 하급 연방 법원이 대통령령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전국적 효력의 가처분 명령(nationwide injunctions)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제한했으며, 의회의 동의 없이 독립 연방 기관장을 해임할 수 있는 대통령의 권한을 지지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입법부 고유의 책임 영역도 침해하고 있습니다. 백악관은 이미 배정된 예산 집행을 보류했을 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 문제(병력 배치 포함), 관세, 이해 상충 감독에 대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 입법자들을 배제함으로써 의회의 권한을 침해했습니다. 이러한 장벽들은 과거 대통령들의 행정권 행사에 중요한 제동 장치였습니다. 이제 그 장벽들이 벗겨져 나가고 있으며, 그로 인해 트럼프 일가가 과거 행정부였다면 조사받거나 기소되었을 암호화폐 거래로 무려 10억 달러(약 1조 4천억 원)의 수익을 올리는 등 치명적인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사진 설명] 8월 13일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동생 에릭이 트럼프 일가의 암호화폐 기업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관계자들과 함께 나스닥 개장 벨을 울리고 있다. 사진: 애덤 그레이(Adam Gray)/블룸버그
아마도 가장 근본적인 움직임은 대통령의 '실질적 권력(de facto power)', 즉 행정부 내의 기관들과 인력을 통제하고 동원하는 능력을 강화하는 데 맞춰져 있을 것입니다.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은 입법·사법·행정이라는 세 가지 별개이면서 동등한 정부 부처를 구상했지만, 뉴딜 정책 이후 '제4의 부처'가 중요한 참여자로 부상했습니다. 바로 독립적이고 반(半)독립적인 기관들입니다. (이들은 때때로 '행정 국가(administrative state)'로 불리며,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충성파들에게는 '딥 스테이트(deep state)'로 지칭되기도 합니다.)
연방준비제도(Fed), 환경보호청(EPA), 연방수사국(FBI), 관리예산처(OMB), 연방거래위원회(FTC)를 포함한 수십 개의 정부 기관은 정부의 일상적인 기능 수행에 필수적입니다. 이들 기관의 활동 대부분은 대통령의 직접적인 통제 하에 있지 않으며, 구성원들은 현재 행정부와 연준(Fed) 간의 갈등에서 생생하게 드러나듯 종종 기관 본연의 임무에 헌신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기관들의 수장 자리에 충성파들을 임명함으로써 자신의 실질적 권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트럼프가 불법적인 행동을 하더라도 그에게 도전하기보다는 그의 의중을 따를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트럼프가 해당 직무에 필요한 자격이나 경험이 부족한 인물들을 기관장으로 선호하는 경향은 매우 타당해 보입니다. 자격이 부족할수록 트럼프에게 더 충성할 수밖에 없으며, 기존 규범을 파괴하는 데 기꺼이 협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트럼프의 외교 정책조차도 이러한 렌즈를 통해 봐야 합니다. 단순히 그가 항상 관세에 집착해 왔다거나 주권 국가 간의 관계를 거래적으로만 본다는 차원을 넘어서 말입니다. 의회가 사실상 용인했듯이,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특정 국가의 특정 상품에 관세와 규제를 설정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대통령의 '국내 권력'을 엄청나게 증대시키는 결과를 낳습니다. 글로벌 문제에 대한 더 큰 영향력은 항상 국내에서의 더 큰 가시성과 권위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트럼프가 애플(Apple Inc.)이나 월마트(Walmart Inc.)와 같은 미국 주요 기업들의 공급망을 혼자 힘으로 뒤흔들 수 있는 능력은 이들 기업을 그에게 종속되게 만듭니다. 따라서 저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 심지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강제로 축출한 것조차 외교 정책이라기보다는 국내 어젠다에 훨씬 가깝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국내 권력 장악 어젠다'가 위험한 이유는 두 가지의 서로 다른 충동이 만나는 지점이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충동은 트럼프 자신과 그의 최측근들로부터 나옵니다. 가족의 부를 축적하든, 진보적 개혁을 되돌리든, 혹은 진보 성향 대학이나 로펌 등 반대파의 요새를 무너뜨리든, 자신들의 다양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통령의 권력을 극대화하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충동은 바이마르 공화국과 제3제국(나치 독일) 시기에 명성을 얻었던 독일의 우파 법학자이자 이론가인 칼 슈미트(Carl Schmitt)가 가장 강력하게 설파했던 정치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슈미트는 자유민주주의와 의회 통치를 경멸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제도들이 국제적 경쟁과 국내적 혼란이라는 복잡한 세계에 부적절하거나, 혹은 강력한 지도자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권력을 행사하는 것을 가리는 겉치레에 불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슈미트는 주권자가 최고 권력을 가지며, '예외 상태(states of exception)'나 위기의 순간(심지어 평시에도)에 최종 결정을 내릴 절대적 지도자가 항상 필요하다는 훨씬 더 권위주의적인 권력 개념을 주창했습니다. 그 이후 많은 보수 사상가들은 특히 우파 지도자들이 입법부의 교착 상태나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의 제약에 가로막혔을 때 슈미트의 아이디어를 차용해 왔습니다.
슈미트의 사상은 때때로 비주류(fringe)로 간주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 정치 현실과는 항상 가까이 있었습니다. 좌파든 우파든 권력을 잡으면 행정부의 권한을 확대하고 싶어 했습니다. 양측 모두 무엇이 사회에 유익한지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으며, 적어도 자신들이 집권했을 때만큼은 행정부가 그것을 온전히 구현할 수 있다는 자만심에 빠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트럼프의 어젠다가 그토록 위험한 이유가 바로 이러한 경향 때문입니다. 그의 행정 권력 확대는 앞으로 남은 3년의 임기 동안 대혼란을 일으키고 그와 그의 가족을 계속 부유하게 만들 뿐만이 아닙니다. 그의 후임자가 민주당원이든 공화당원이든 상관없이, 미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트럼프 이론'이 초래할 진짜 위험입니다.
용어 설명
• 예외 상태(States of Exception): 독일 법학자 칼 슈미트의 핵심 개념으로, 기존의 법질서가 일시적으로 정지되고 주권자(지도자)가 초법적인 결단을 내리는 비상 상황을 의미합니다. 아세모글루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 비상사태' 등을 선포하며 법적 제약을 뛰어넘으려는 시도를 이 개념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 (블룸버그) 이란-콘트라 스캔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민주적 규범 무시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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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아세모글루: "트럼프의 혼돈은 무계획이 아니다... 목표는 '제왕적 대통령'"
1. 핵심 주장: '트럼프 통일 이론'의 실체
• 겉보기에 무질서하고 충동적으로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행정명령 남발, 사법부 공격, 기행 등)에는 일관된 논리가 존재함.
• 그 목표는 견제와 균형을 무너뜨리고 '제왕적 대통령제(Imperial Presidency)'를 구축하여 행정부의 권한을 무한히 확장하는 것임.
2. 실행 전략 ①: 민주적 규범 파괴와 사법 장벽 제거
• 규범(Norms) 파괴: 법무부를 정적 제거에 활용하거나 주방위군을 자의적으로 동원하는 등, 과거 대통령들이 지켰던 불문율을 의도적으로 깨뜨려 새로운 표준을 만듦.
• 사법부의 조력: 보수 우위의 대법원(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통해 대통령의 포괄적 면책특권을 확보하고, 하급 법원의 견제 권한(전국적 가처분 명령)을 제한하여 법적 걸림돌을 제거함.
• 의회 패싱: 예산, 국가 안보, 관세 등 입법부 고유의 권한을 무시하고 배제함으로써 의회의 감시 기능을 무력화함.
3. 실행 전략 ②: '제4부처' 장악과 충성파 기용
• 독립 기관 무력화: 연준(Fed), FBI, 환경보호청(EPA) 등 전문성과 독립성이 요구되는 기관에 자격이 부족한 '충성파(Loyalists)'를 임명함.
• 실질적 권력(De facto power) 강화: 자격 미달의 인사일수록 대통령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하며, 이를 통해 트럼프는 관료 조직인 '딥 스테이트'를 자신의 수족처럼 부리는 실질적 통제력을 확보함.
4. 실행 전략 ③: 경제 정책의 무기화 (관세의 진짜 목적)
• 국내 통제용 관세: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단순한 대외 무역 전략이 아님.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하여 애플, 월마트 등 거대 기업의 공급망을 뒤흔듦으로써, 미국 기업들이 대통령에게 맹종하게 만드는 '국내 권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됨.
• 외교적 조치(예: 베네수엘라 지도자 축출) 역시 대외 정책이라기보다 국내 정치적 과시와 권위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해석됨.
5. 철학적 배경과 위험성: 칼 슈미트의 망령
• 칼 슈미트 사상: 트럼프의 통치 철학은 나치 독일의 법학자 칼 슈미트의 사상(의회 민주주의 경멸, 위기 시 초법적 지도자의 결단 중시)과 맞닿아 있음.
• 영구적 손상: 이러한 권력 확대는 트럼프 개인의 부 축적을 넘어, 누가 후임자가 되든 미국 정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변질시켜 '견제받지 않는 행정부'를 고착화할 위험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