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역] 『증보판 마츠다 세이코論』#142016.02.29 PM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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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02장 -푸른 과실(果?)의 성숙(成熟) ~야마구치 모모에(山口百?)의 궤적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블랙홀
~ 모모에가 파악하기 쉬운 적과는 감연하게 싸우는 강인한 여자였다는 것은, 고등학교 입학 직후, 모친과 동생(= 적을 공유하는 동료들)을 데리고 메구로 구(目??)에 있는 맨션에서 함께 살기 시작한 것이 단적으로 이야기해준다. 모모에는 적과 아군을 엄연하게 구별하였으며, 철저하게 아군을 지키는 인간이다.
「ひと夏の??(어느 여름날의 경험)」은, 그런 강인한 여자의 자기 증명(= 대항동일성에 의한 자기 달성)의 최초의 이정표 바로 뒤에 모모에를 찾아왔다.
모모에에게 있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몸을 맡기는> 결과가, 이 노래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되고 있다. 그것은 「더렵혀지는 것」 「우는 것」 「망가지는 것」, 그리고 「버려지는 것」이다. 무엇을 말일까?
「여자아이의 가장 소중한 것」 「지켜온 것」 「예쁜 눈물빛으로 빛나는 것」이다. <그것>을 <바치는> 것이 <소중한 사랑>인 것이다.
만약, 이 사랑의 존엄성을 의심하는 이가 나타난다면, 모모에는 즉시 반격에 나설 것이다. 하지만, 모모에는 왜 <사랑하는 사람> 그 자체를 그렇게 쉽게 사랑해버린걸까? 소녀에게만 마조히스틱(masochistic)한 사랑을 요구하는 관계의 구도 자체를, 어째서 의심하려들지 않았던걸까?
소녀 특유의 공포심이나 방어본능이나 망설임을 버리고, 어째서 최대의 가해자일지도 모르는 그 사람에게, 외부의 적이 아닌 <이쪽>의 자리를 쉽게 줘버린걸까?
대항동일성(?抗同一性)의 아킬레스건은 거기에 있다. 대항하는 외부 사람과의 거리가 커지는 데에 비해, 같은 대항동일성을 가진 내부 사람과의 거리가 지나치게 작아진다. 이것이 「자물쇠 패러독스」이다. 아니, 거리 따위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고 해도 좋다. 그것은, 전형적인 「공생(共棲)」(symbiosis)나 다름 없다.
공생 -자기의 동일성을 소거하려 하는 방법- 이야말로, 「어느 여름날의 경험」의 본질(本質)이다.
단지 내의 참새나 입술 끝에 희미한 웃음을 띄운 중년 남자들 같은 외적 세계에서 등을 돌리고, 모모에는 <사랑하는 사람> 안에 모모에 자신의 자기(自己)를 방치한다.
교묘하게도, 이 노래에는 <그대(あなた)>가 어떤 인간인지를 설명하는 어구(語句)는 하나도 없다.
「としごろ(적령기)」에서는 「태양에 그을린 그대의 가슴」이라던가 「흐트러진 그대의 머리카락을」 같은 <그대>에 대한 시각적인 정보가 담겨 있으며, 「?い果?(푸른 과실)」에도 「커다란 가슴에 기대어」 같은 가사가 언뜻 발견되는데, 「禁じられた遊び(금지된 장난)」 「春風のいたずら(봄바람의 장난)」 「어느 여름날의 경험」에서는, <그대>가 어떤 인물인지에 대한 단서가 완전히 소멸되어 있다.
모모에가 그 소중한 것을 바칠 <그대>는, 얼굴도 체형도 나이도 감정도 미상인 익명성을 지닌 <그대> 뿐이다. 알수 있는 것은 그저 하나 - <남자>라는 것 뿐이다.
<남자라는 추상(抽象)>을 향해있는 처녀의 자기 방치라는 의식을, 당사자인 처녀는 <사랑은 소중해요>라고 선언하고 있다. 상대 남성의 의사는 고려할만한 가치가 없는 듯 하다.
어째서인가 하면, 그것은 「그대가 원한다면」(「푸른 과실」)이라는 가정형(?定形)으로 시작되는 의식인 이상, <그대>의 나에 대한 의사는 의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이 나의 무엇에 대한 의사인지, 모모에는 되묻지 않는다. 어쩌면 그것이 <전적존재(全的存在)>로서의 나에 대한 의사가 아니라, <성적존재(性的存在)>로서의 나에 대한 동기(動機)였다고 해도, 그것이 문제가 될 정도의 것이라 할 수 있을까?
모모에는 「남자와 여자라는 전혀 다른 사상생리를 가진 두개의 몸이,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처음으로 하나가 되는 순간을 나는, 무엇보다도 아름답다 믿고 있기」(『蒼い時』) 때문이다.
「어느 여름날의 경험」은 세간에 「준다(あげる)」라는 말을 인지시켰다.
사랑의 공식을 믿는 소녀와, 사랑의 실질(?質)을 속이고 있을지도 모르는 <얼굴 없는 남자> 한쌍은, 의협심(義?心)으로 똘똘 뭉친 모모에의 <제도 밖에서의 진지함>을 붙여둔 채, 세상에 풀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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