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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세계사]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의 스탠스는 언제 뒤바뀐 건가요?2013.11.23 PM 04:01
제가 따로 미국 역사랑 세계사를 배우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
최근에 영어 독해 공부 때문에 미국 역대 대통령에 대해 정리한 미국 저학년 초등학생용 위인전을 봤었는데요.
맨 처음에 연방주의자가 어쨌든 휘그당이 어쨌건 나오다가 머지않아 민주당과 공화당의 2당 체제로 굳혀지더라구요.
그런데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날 좀 내버려둬 십싸쿠들아'라면서 유럽에서 뛰쳐나온 사람들이 만든 나라잖아요?
독립을 선포하고 국가를 건국하면서부터 끊임없이 논란이 되어온, 미국의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인
건국초기부터 느슨한 연방의 연맹체 성격의 국가로 할 것이냐,
강력한 중앙 연방 정부의 통제를 받는 연방국가로 할 것이냐에 대한 치열한 정치 쟁투가 이어져왔고,
남북전쟁 이전까지는 전자가 민주당을 대표했고, 후자는 공화당을 대표한 걸로 압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미국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또 다른 문제인 인종 문제. 흑인 노예제에 대해서도
건국부터 논란이 되어왔고, 결국 곪다가 문제가 터져버린 남북전쟁에서 북군이 승리하고 노예해방을 선포 했지만,
말 뿐인 해방이나 마찬가지였고, 다시 과거로 후퇴하는 법안들이 제정되며 실질적인 인종 문제는 2차대전 이후에나
해결되었는데, 이 역시도 19세기까지는 흑인 노예제에 대해 반대한건 공화당이었고, 유지를 원한건 민주당인 걸로 압니다.
이러한 점에서 비추어 보았을 때 공화당이 굉장히 극단적일 정도로 진보적인 색채가 강하고,
민주당이 더 보수 혹은 나쁘게 말하면 수구적일 정도의 색채로 보이는데, 최근 미국의 양 당을 보면 정반대죠.
미국 역대 대통령들을 보니까 갑자기 어느순간에 양 당의 스탠스가 확 바뀌어버린 듯 하더라구요. 바뀐 시기가
대공황부터 한국전쟁까지의 시기인거 같은데 아무래도 인류역사상 대혼란이라 해도 유래가 없을 정도의 혼돈의
시기라 그런지, 그런 내용들까지는 언급되지 않네요.
어쩌다가 두 당의 정치적 스탠스가 바뀌게 된건가요? 바뀌게 되는 획기적인 시기나 사건같은게 있나요?
댓글 : 8 개
- 그레이트존
- 2013/11/23 PM 04:14
프랭클린 루즈벨트때 공화당이 대공황을 말아먹고 루즈벨트의 민주당이 혁신적인 공약을 내세우고 대충 어느정도 이뤄내서 반격에 성공하면서 "진보"성향에 가까워지고, 닉슨때부터 "남부정책"으로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이였던 남부주들의 백인 중저소득층을 끌어들이는데 성공, 보수적으로 바뀌어갑니다.
좀 더 깊게 들어가면 보수와 진보가 시대에 따라 바뀌어가고 도대체 무엇이 "진보"고 무엇이 "보수"인지가 시대마다 다르기 때문에 단정하기 어렵지만 대충 루즈벨트와 닉슨때를 가장 크게 시프트가 일어난때로 봅니다.
그리고 공화당은 레이건때 "진짜" 극우쪽으로 넘어가고 이게 부시 아들 시대까지 이어지다 현재 공화당에선 네오콘들은 입지를 많이 잃은 상황.
좀 더 깊게 들어가면 보수와 진보가 시대에 따라 바뀌어가고 도대체 무엇이 "진보"고 무엇이 "보수"인지가 시대마다 다르기 때문에 단정하기 어렵지만 대충 루즈벨트와 닉슨때를 가장 크게 시프트가 일어난때로 봅니다.
그리고 공화당은 레이건때 "진짜" 극우쪽으로 넘어가고 이게 부시 아들 시대까지 이어지다 현재 공화당에선 네오콘들은 입지를 많이 잃은 상황.
- 그레이트존
- 2013/11/23 PM 04:16
근데 제 전공이 미국사쪽이 아니고 저번에 <링컨>을 보면서 저도 님이랑 같은 생각을 하고 찾아보면서 공부한거라 틀린게 있을 수도 있습니다.
- 무념군
- 2013/11/23 PM 04:20
링컨시대에서도 엄연히 공화당이 보수였습니다. 공화당 내에서도 많이 보수적인 의원들은 모두 반대했습니다. 애초에 노예해방이 진보의 문제라고 보는 것 자체가 웃기죠. 그건 당연한거잖아요?
- 그레이트존
- 2013/11/23 PM 04:28
음 이래서 과거의 진보vs.보수를 논하는게 굉장히 어려운겁니다. 지금의 잣대를 들이대면서 생각한다면 논리에 이상한 갭이 생기거든요.
그래서 역사는 어느정도 시대를 감안해가면서 생각해야합니다. 예를들어 나폴레옹 시대의 프랑스가 지금 생각해보면 근대 독재자의 표본이지만, 그 시대때 나폴레옹 프랑스보다 더 민주적이였던 나라는 끽해봐야 미국, 영국정도임. 영국도 그때만해도 아직 제대로된 투표권은 없던 시절이구요.
그래서 역사는 어느정도 시대를 감안해가면서 생각해야합니다. 예를들어 나폴레옹 시대의 프랑스가 지금 생각해보면 근대 독재자의 표본이지만, 그 시대때 나폴레옹 프랑스보다 더 민주적이였던 나라는 끽해봐야 미국, 영국정도임. 영국도 그때만해도 아직 제대로된 투표권은 없던 시절이구요.
- 무념군
- 2013/11/23 PM 04:30
특히 보수의 이념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라면 진보의 이념은 '평등'이잖습니까? 근데 노예제는 양쪽에 다 위배되죠. 오히려 노예들에게 가장 인상적인 말은 "Freedom"이었죠.
- 그레이트존
- 2013/11/23 PM 04:44
그게... 인권역사와 함께 공부하면 굉장히 복잡해 집니다.
1. 그당시 노예가 어떤 시각으로 받아들여 졌는가
2. "자유"라는 개념이 어디까지 였는가
3. 정치적 이념이 과연 실제로 현실정치에 어느정도 영향을 끼쳤느냐
그리고 보수의 이념, 진보의 이념 이런건 시대가 갈수록 계속 바뀌기때문에 딱 과거의 한 시대에 "이거였다"라고 선을 긋고 논하기엔 좀 문제가 있습니다.
한가지 중요한게 "노예제"가 정말 구역질나고 현대적 시각으론 이해가 안가는 제도였던 것은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그 당시에도 그렇기 심플했던 건 아닙니다. 제가 지금 17-8세기 노예제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는데, 이거 정말 심플하게 볼 수가 없는 제도에요. 특히 노예제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부터 시작하면요.
1. 그당시 노예가 어떤 시각으로 받아들여 졌는가
2. "자유"라는 개념이 어디까지 였는가
3. 정치적 이념이 과연 실제로 현실정치에 어느정도 영향을 끼쳤느냐
그리고 보수의 이념, 진보의 이념 이런건 시대가 갈수록 계속 바뀌기때문에 딱 과거의 한 시대에 "이거였다"라고 선을 긋고 논하기엔 좀 문제가 있습니다.
한가지 중요한게 "노예제"가 정말 구역질나고 현대적 시각으론 이해가 안가는 제도였던 것은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그 당시에도 그렇기 심플했던 건 아닙니다. 제가 지금 17-8세기 노예제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는데, 이거 정말 심플하게 볼 수가 없는 제도에요. 특히 노예제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부터 시작하면요.
- 左腕 Submarine
- 2013/11/23 PM 04:35
그렇군요...
- sequence
- 2013/11/23 PM 05:44
원래부터 공화당과 민주당이 진보-보수의 틀로 규정되는 정당이 아니었다고 보는게 좋겠습니다. 공화당은 미국 북부의 상공업세력을, 민주당은 미국남부의 농업세력을 기반으로하는 정당이었죠. 이런 측면에서 노예제폐지는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농업의 지주들에게 치명적인 요소였고, 당시 남부와 북부간의 세력균형속에서 유지해온 미국정치의 균형도 무너질 수 있는 사안이었습니다. 때문에 남부주들은 미연방을 탈퇴해 남부주들의 연방을 따로 구성했고, 이것이 남북전쟁의 배경이 되었던 것이죠. 남북전쟁에서 북부상공업세력의 공화당(북부주)이 승리했고, 이후 미국정치는 공화당의 위주로 진행되다 대공황이 따악 터지고 나서 민주당은 대중적 정당으로 변모하게 되었고, 이것이 우리가 인지하는 '공화당은 보수-민주당은 진보' 의 프레임으로 얽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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