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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아버지 돌아가신지 5개월 지났네요...2020.10.21 PM 05:03
아버지 돌아가신지 벌써 5개월이네요
제 나이 36 아버지 연세 59
환갑도 안되서 뇌출혈로 돌아가셨는데...
올해3월에 소화가 잘 안되신다 하여 어머니가 억지로 모시고가 내시경을 했죠
엄청 커다란 혹이 있어 내시경 카메라가 못들어간답니다. 빨리 대학병원 응급실 가라고...
암이셨어요 대장암...
그래도 천만 다행인게 초기라서 수술하면 괜찮다고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아버지는 잘 이겨내셨고 그 좋아하시던 술도 딱 끊으시고~
항암 치료중이였는데 이건 정말 고통스러우셨나봅니다.
아버지에게 여동생, 저에겐 고모죠
자식들에겐 약한모습 보이기 싫으셨는지 고모에게 전화를 그렇게 많이 하셨답니다.
근데 고모도 그게 마지막 전화일줄은 몰르셨겠죠.
저녁 9시~10시 쯤 아버지랑 통화를 하셨답니다. 항암치료 받기싫다면서 ㅎ 약간의 땡깡? ㅎ
그통화가 끝나고 새벽3시반쯤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죠
아버지 응급실 간다고... 근데 어머니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셨나봅니다. 목소리가 차분하셨어요
그래도 응급실가셨다니 우리도 가려고..
아! 저는 결혼해서 아버지 어머니랑 따로 살고있습니다. 근데 그날은 어머니가 저희랑 같은집에 계셨죠.
어머니 1층 저희2층..
약 십분뒤 어머니께 다시 전화가 옵니다. 엄청 다급한 목소리로...
예. 뇌출혈로 쓰러지신걸 그때 아신거죠.
그땐 아버지랑 여동생이 같은집에 있었죠
동생이 하는말론 원래 암수술 받으시고 가끔 복통이 있어서 끙끙 거리실때가 있으신데 그날은 윽! 하는 소리만 나고 잠잠하더랍니다.
이상해서 안방을 들어갔더니...
피를 토하시고 의식이 없으신 상태였다고 합니다.
의사는 급성 뇌출혈 이라 진단 하였고 수술해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합니다.
그래도 어떻게 포기를 합니까? 저렇게 숨쉬고 계신데...
머리에 구멍을 뚫고 피를 빼는 수술이라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잠깐은 좋아지셨다가 일주일정도 지난후 부터는 급격하게 나빠 지셨습니다.
피가 필요하다 그래서 지정헌혈을 요청하더라구요.
아는 지인들에게 말그대로 피구걸을 하고 다녔죠.
그래도 제기 세상 잘못살지는 않았는지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중환자실의 다른분에게도 도움을 드릴수 있었습니다.
저나 동생이나 엄마, 그리고 아내까지 우리 넷은 한집에서 생활을 했습니다. 동생은 그 집에서 도저히 못있겠답니다. 당연히 저라도 못있을거에요 그때의 기억때문에...
아버지 타시던 차가 모하비인데,
어머니가
"우리 모하비 팔고 카니발로 바꿔야 되지 않을까? 아빠 돌아오시면 아무래도 타고 내리기 편한차가 좋잖아?"
라고 하실때 2층 올라가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장애가 생기더라도 꼭 돌아올거라는 믿음, 희망이 있으셨어요.
코로나 때문에 중환자실의 면회가 전혀 되지 않아, 정말 답답했었습니다.
할머니도 쓰러지실까봐, 계속 좋아지고 계시다는 말씀만 드렸죠. 솔직한 상황은 계속 안좋아 지시고 있었지만......
그렇게 새벽2~3시에 갑자기 쇼크가 와 급하게 병원을 간적도 있고, 병원비 때문에 연차도 많이 쓰고......
결국엔 쓰러지시고 정확히 40일만에 하늘로 가셨습니다.
저희 아버지 또래 이 시대 모든 아버지 어머니분들이 고생이 참 많으셨죠. 저희 아버지도 그 중 한분이셨는데요.
초등학교도 졸업못하고, 나무 해다가 팔고, 수원으로 일찍 올라와 운전을 빨리 배우셔서 트럭기사로 일하셨고, 저희 어머니를 젊어서 만나시고 절 나으셨으며, 동생도 태어났고, 그렇게 가족들 먹여살리려고 어떻게든 애쓰셨죠.
이사를 20번 넘게 다닌거 같습니다. 그래서 어린시절의 추억이 별로 없죠.
약 15년전? 그때부터 사업을 하셨는데 잘되시다가 2019년말에 망했어요 그래서 폐업신고를 하셨죠.
그렇게 이젠 좀 쉬어야 겠다... 하셨는데... 예... 그렇게 되셨습니다...
돌아가시고 상속처리를 하는데...
그나마 천만 다행인건 집 한채와 몇억의 현금을 남겨 두셨습니다. 빚은 있긴 있었지만~ 모하비 차 할부정도? 그것도 몇백 안되더라고요.
다행히도 어머니가 앞으로 사실만한 돈은 남겨두셔서, 세상 떠나시면서까지 가족을 생각하셨네요.
싸이의 아버지라는 노래가 생각나더라고요.
하지만 저희 아버지의 인생은 노래 끝까지 못가셨지만요.
마지막 가사가 "산책이나 가야겠소 여보 함께가주시오" 인데... 산책을 못가셨네요 ...
- fatbrain
- 2020/10/21 PM 05:08
- 깔짝깔짝
- 2020/10/21 PM 05:31
- 얼레지
- 2020/10/21 PM 05:09
- 깔짝깔짝
- 2020/10/21 PM 05:31
- Owen Ovadoz
- 2020/10/21 PM 05:11
- 깔짝깔짝
- 2020/10/21 PM 05:31
- 때구니™
- 2020/10/21 PM 05:11
- 깔짝깔짝
- 2020/10/21 PM 05:31
- 돌이돌이
- 2020/10/21 PM 05:13
알아서 잘 하실테지만 어머니한테 정말 잘 해주세요
항상 좋은날 되세요
- 깔짝깔짝
- 2020/10/21 PM 05:32
- 쥬리♡계란단
- 2020/10/21 PM 05:13
- 깔짝깔짝
- 2020/10/21 PM 05:32
- 악어인간
- 2020/10/21 PM 05:14
저랑 비슷해서 남일 같지가 않네요..
힘내시기를!!
- 깔짝깔짝
- 2020/10/21 PM 05:33
- Live is
- 2020/10/21 PM 05:16
가족의 빈자리는 결국 시간이 답이더군요. 저나 다른 가족들도 2년이 되어가니 이제서야 정리가 되어가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깔짝깔짝
- 2020/10/21 PM 05:34
- All-round Gamer
- 2020/10/21 PM 05:18
- 게키리스
- 2020/10/21 PM 05:21
- 디어사이드
- 2020/10/21 PM 05:22
이라고 쓰고 한 오분 앉아있는거 같네요.
뭐라고 드릴 말이 없습니다.
힘내라는 뻔한 말이야 주위에서 많이 들으셨을테죠.
그래도 생각해보니 그말밖엔 할게 없네요.
생면부지의 지나가던 사람이지만 진심으로 애도합니다.
천국에서 하늘에서
아버님께서 지켜보실 겁니다.
- 깔짝깔짝
- 2020/10/21 PM 05:35
- 레이피엘큐트
- 2020/10/21 PM 05:24
- 뉴타입추종자
- 2020/10/21 PM 05:24
이게 참 무던하게 있어야 하는데 의미 부여하면 밑도 끝도 없이 슬퍼지더라구요
집에 냉장고에 남아있는 엄마가 직접 한 마지막 반찬이니 엄마의 냄세가 남아있는 겉옷이니, 손뗴가 남아있는 리모컨이니....
특히 의사분에게 우리 어머니가 집에 돌아갈수 있을까요? 물어보니 이제 집에 돌아가기는 힘들거 같다고 들으니 뭔가 정말 먼 곳에 와버린 느낌을 받았네요 저는
동생분이 집에 더 못있겠다고 하는게 참 이해가 됩니다.
저도 노래 하나 추천드려요 인순이-아버지 라는 노래인데 들으시면 좋으실거 같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Zpm2Xdnmf8E
- 깔짝깔짝
- 2020/10/21 PM 05:38
- GRAYFOX.
- 2020/10/21 PM 05:26
- 압박마왕
- 2020/10/21 PM 05:26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귀로
- 2020/10/21 PM 05:28
- I레고중공업I
- 2020/10/21 PM 05:44
- ··
- 2020/10/21 PM 05:56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withsilence
- 2020/10/21 PM 05:55
힘내세요
- ··
- 2020/10/21 PM 05:55
힘내시구요!
- 후랴후
- 2020/10/21 PM 06:03
앞으로도 생각 많이 나실 거예요...
살아서 하지 못한 효도는 돌아가시고 잘 살아가는 걸로 하는걸로 해요. 인생 파이팅하십쇼~! 아니 파이팅합시다!
- Cawang
- 2020/10/21 PM 06:12
- M12
- 2020/10/21 PM 06:14
아빠가 '생각이 나는 걸 어떻게 하니'하시더라고요.
- wuSSup
- 2020/10/21 PM 06:46
- 루도라사움
- 2020/10/21 PM 06:48
생전에 그렇게 항암치료 받기 싫다고 하셨는데 항암치료도중 뇌출혈로 입원하시고 입원중 뇌출혈로 중환자실 계시다 돌아가셨습니다.
누가 그러시더라구요 건강건짐 꼬박꼬박 받으셔서 암발견하고 치료한건데 만약 모르셨다면 지금도 살아계실거라구요
틀린소리는 아니라는게 참 허망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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