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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커피] 에티오피아 환대문화, 굴샤2021.03.09 PM 01:30
에티오피아의 환대(hospitality) 문화 중 밖에 제일 많이 알려진 것이 커피 세리머니(coffee ceremony)일 것이다. 밖에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에티오피아의 중요한 환대 문화 중에 굴샤(Gursha, ጉርሻ)라는 게 있다.
굴샤는 암하라어로 ‘한입 가득’을 의미하며, 음식을 서로 먹여주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인들은 에티오피아 사람들의 식사초대에서 굴샤를 경험할 수 있는데 굴샤는 꼭 가정집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일반 식당에서도 굴샤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사진출처>
https://medium.com/summer-capstone-2019/gursha-995a6c92bc6f
가장 일반적인 굴샤 모습은 초대한 자리에서 호스트가 음식을 싸서 게스트 혹은 연장자의 입에 넣어주는 것이다. 우리도 고깃집 같은 데서 한입 먹기 좋게 쌈을 싸서 맞은편에 앉은 사람 입에 넣어주는 문화가 있지 않나. 굴샤는 그 풍경과 아주 닮았다.
에티오피아의 주식 인제라는 얇은 팬케이크 같은 음식 위에 다양한 요리, 소스, 샐러드 등을 올려 손으로 먹는 음식인데 굴샤 문화에서 호스트는 손님한테 인제라에 음식을 싸서 먹여준다. 굴샤에 등장하는 음식은 꼭 인제라에 한정되지않고 어떤 음식도 가능하다.
처음 굴샤를 경험하는 외국인들은 당황하기도 하는데 굴샤를 거절하면 호스트는 몹시 서운해한다. 굴샤를 받아 먹은 게스트가 음식을 싸서 먹여주는 답례를 하면 대접받는 사람도 기뻐하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몹시 즐거워한다.
굴샤는 법으로 정해진 건 아니지만 암묵적으로 세 번을 주는데 첫번째 굴샤를 받고 중간에 그만 두어도 괜찮다. 하나나 둘은 완벽하지않고 셋이어야 완벽해져서 세 번을 먹여준다고 하는데 꼭 지켜지는 건 아니다.
굴샤에서 음식을 주는 사람을 agurash라고 하고 받아먹는 사람을 gorash라고 한다. 초대한 자리에서 첫번째 agurash의 역할은 호스트가 맡고 첫번째 gorash는 대개 제일 연장자나 게스트가 된다. 연장자나 게스트를 따질 필요없는 익숙한 자리라면 음식이 나온 후 가까이 앉은 사람한테 굴샤를 하면 다들 기뻐한다.
해외에서 굴샤라는 간판이 보이면 대개는 에티오피아 식당일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에티오피아 동요에 굴샤를 노래한 게 있고 The Simpsons (심슨 가족)의 에피소드에 에티오피아 식당에 들른 가족들이 굴샤를 경험하는 장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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