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바론의 대모험(1988) 2013.12.19 PM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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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 길리엄 감독의 영화 바론의 대모험을 보았습니다.

한 번 읽은 책보다는 두 번 읽은 책이, 두 번 읽은 책보다는 세 번 읽은 책이 더 적으리라는 건 분명합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삶에 어떤 의미가 되었건간에 세 번 이상 읽은 책은 손에 꼽을 정도 밖에는 없습니다.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은 분명 다섯번은 읽은 책이었죠.

12몽키즈, 몬티 파이튼 시리즈의 감독인 테리 길리엄 감독의 영화 바론의 대모험은 이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이야기가 허구로 치부되는 계몽시대, 터키 군과 전쟁 중인 도시에 뮌히하우젠 남작의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소재로 한 연극이 한 편 올라갑니다. 연극 도중에 진짜 뮌히하우젠 남작이 난입하고 터키 군의 포화가 쏟아지면서 연극은 중단되고 사람들은 공포에 떱니다. 극단주의 어린 딸인 샐리는 모두가 미치광이라고 생각하는 뮌히하우젠 남작을 따라 도시를 구하기 위해 남작의 부하들을 찾으러 여행을 떠납니다. 달나라 여행, 에트나 화산에서의 모험, 큰 고래의 뱃속 등 원작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들 끝에 네 명의 부하들과 남작은 재회하고, 그들의 활약으로 터키 군이 모두 물러가게 되는 것이 이 영화의 주된 줄거리입니다.

그러나 뻔하디 뻔한 스토리 속에서도 영화는 나름 깊이가 있습니다. 우선 주인공인 뮌히하우젠은 돈키호테를 연상시킵니다. 모든 것을 이성의 힘으로만 판단하려고 하는 현실 사회가 꿈을 잃어가고 있음에 한탄하기도 하고, 모험 중에는 젊고 생기 넘치는 모습으로 돌아왔다가도, 현실이 그들의 세계로 돌아오라고 종용하는 때가 오면 늙고 초라한 사람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그의 외모가 변화하는 것은, 꿈을 가지고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만 같습니다.

게다가 영화 초반, 터키 군에 붙잡힌 동료를 구하기 위해 적들에게 뛰어든 장교에게 위정자가 하는 대사.
"적들의 대포 6문을 부수고 포로로 잡힌 동료를 구한 장교분이시구먼. 자네 얘기로 떠들썩하더군. 항상 상상을 초월하는 리스크를 감내하더구만."
"사형시켜. 저런 놈들이 다른 병사들을 날뛰게 하는 주범이라구. 눈에 띄지 않게 평범하게 지내려는 사람들을 말이지. 살아남기도 벅찬 세상인데 말이야."와 설국열차를 떠올리게 하는 엔딩은 2013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써 여러가지를 느끼게 해주기도 합니다.

물론 2013년의 '내'가 보기에 1988년의 영화는 시각적으로 어설퍼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너의 팔이 날라갔다." "난 원래 팔이 없었어."로 유명한 테리 길리엄의 스타일이 맞지 않는 사람이라면 더 그럴 수도 있고요. 또한 주인공들이 서로 깊게 감정을 공유하는 장면이 전혀 없기 때문에, 영화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1988년 스무살도 안됐을 우마 서먼을 볼 수 있다는 것, 아주 귀여운 아역인 샐리가 후에 어웨이 프롬 허, 우리도 사랑일까의 감독인 사라 폴리라는 것이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7점

댓글 : 4 개
그 사냥나갔다가 등에도 발이 있어서 지치면 뒤로 뛴다는 늑대가 나오는 그 책인가요 ㅎㅎ;; 허풍선이 남작의 대모험 ㅎㅎ
맞아요 ㅋ 추억을 떠올리며 봤어요 ㅋ
DVD로 소장중인 영화입니다 로빈 윌리엄스도 나오죠
처음 보게 되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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