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미는 글쓰기] 2014. 06. 26 단상2014.06.27 AM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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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흐르지 않았다. 나는 종종 현재에 박힌 채 찬란했던 과거로 되돌아갔다. 그 시간은 때로 현재 시간의 흐름보다 훨씬 더 길게 늘어졌으며, 어떤 날에는 마치 찰나인 것처럼 짧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녀와의 만남이 어찌 달콤하지 않을지. 그 달콤한 행복 후에 찾아오는 것은 현실과의 지독한 괴리감이었다. 결국 그녀와 헤어진 후에 가장 서글픈 사실이란 나 스스로가 이제 행복은 과거의 시간에 고정되어 있으며 잠시 기억을 더듬어 볼 때만 고개를 내밀 뿐이고 앞으로 내 본래의 시간으로 절대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생각, 그 것을 믿고 인정하며 나도 모르는 사이 서서히 완성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나는 감정을 잃은 사람처럼 모든 사건에서 멀리 떨어진 상태로 그저 바라보기만 했으며 더 나아가서는 지독한 허무주의에 휩싸여 하루를 살아갈 힘을 모두 잃고 지쳐 쓰러지는 일을 계속하고 있었다.
모든 것은 내가 행복을 차버렸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그 시절 내가 미워 견딜 수가 없었다. 자신을 미워한다는 것은 얼마나 괴로운 일인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자기 자신만은 스스로를 사랑해야 한다. 설혹 모든 사람이 미워하더라도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다시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입을 벌린 채 상처입은 영혼이 떨어져 내리기를 기다리는 지옥의 입구와도 같은 비참한 종말 뿐이며, 괴롭게도 그 구취는 분명 주위의 사람들마저도 모두 떠나게 만들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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