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 내가 하고 싶은 일2011.10.24 AM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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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루리웹 회원의 마이피에서 사법시험 합격자에게 상대적으로 공부를 못하는 사람이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비결을 물은 글이 있었다. 질문자는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항상 어떤 친구에게 1등을 빼앗겨서 굉장히 열등감을 느끼고 있었다.

사법시험 합격자는 그 친구가 1등을 하는 사람을 시기의 눈으로 바라보고 자신의 노력을 과대평가했다는 점을 정확히 캐치했다. 그리고 그 점을 신랄히 비판했다. 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생각지 않고 이상한 곳에 초점을 맞춰 비교를 하는가에 대한 비판이었다.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노력이란 것이 얼마나 부풀려지고 하잘것 없는 것인지에 대해 여러 가지 예를 들어 설명을 해 주고 있었다.

나는 그 합격자가 그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안다. 분명히 틀린 소리가 아니다. 어떤 분야에 목적을 가지고 정말 성실히 임하는 사람들은 절대 저렇게 볼멘 소리를 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쁜 것이 사실이고 타인이 생각도 하지 못할 고통을 참아가며 성공을 위해 달린다.

그런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 비해 자기 분야에 앞서는 것은 결코 불공평하다거나 나쁜 것이라 비난할 수도 없고 공정한 경쟁을 외치는 사회에서 잘못된 것일 수는 없다. 그만큼 시간을 거기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나는 저 이야기를 보다가 뜬금없이 일본의 거리를 생각했다. 깨끗하고 골목골목이 이쁘고 각자의 개성이 있다. 물론 지나친 인공미나 형식미때문에 눈쌀이 찌푸려질 때도 있지만 여행가서 걸어다니는 재미가 있는 그런 길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한국 사람들은 예전부터 일본의 거리를 칭찬해왔다. 깨끗하고 예쁘다 좋다 등등. 그리고는 어김없이 우리 나라의 거리를 욕한다. 더럽고 마구 만들어 길이 못났다, 콘크리트 건물 뿐이라 미적 가치가 없다는 식의 그런 비판이다.

왜 우리가 일본을 따라가지 못할까? 당연히 우리나라는 전쟁과 가난으로 인해 길을 다듬고 예쁜 건물을 만들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게다가 우리는 일본처럼 꼼꼼히 계획을 세워 도시를 정비하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인과관계를 가지고 생각해보면 당연히 우리나라의 거리는 일본의 거리보다 여러 면에서 낙후되어 있을 것이고, 우리는 그 결과가 당연한 것이므로 어떤 열등의식도 느끼지 않고 그것을 수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상한 양반 몇몇을 제외하고는 누가 그러는가?

나아지고 싶고 조금 더 뽐내고싶고 약간의 허영심도 가지고 조금은 운도 따라줬으면 하는 그런 생각을 하며 대부분은 살아가지 않는가? 물론 그것이 남들의 노력을 허사로 만드는 일이라면야 나쁜 생각이겠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그런 어이없는 소망 속에서 살아간다. 성공한 사람들의 엄청난 노력을 생략하고 성공만을 공짜로 가지고 싶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냥 바랄 뿐이지.

바람속에서 그것을 실현할 의지와 행동력을 가지는 것이 너무나 힘들기 때문이다.

노력하여 성공한 사람을 존경하고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해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말로 힘든 삶을 살았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시기와 질투를 보게 되면 화가 나고 어이가 없을 수도 있다. 그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그렇게 노력하여 이루었다 해서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깔아뭉개는 것은 정말 나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성공한 자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 왜 니들은 노력도 안하면서 우리한테 볼멘 소리를 하느냐고 은연중에 표현한다.

나는 솔직히 말하자면 성공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질투와 열등감이 이해가 간다. 단순히 그 수가 많아서 이해가 가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성공한 사람을 부러워하고 욕심을 내고 질투하는 사람도 이미 하나의 아름다운 인간이기 때문이다. 왜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렇게 평가절하되어야 하는가?

굳이 인생을 승자와 패자의 갈림길, 약육강식의 세계로 표현하여 말하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좋다. 다만 나는 패자를 감싸안아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딱히 논리적인 이유는 없다. 난 그렇게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고 힘들어하지만 노력을 하는 것이 너무나도 힘든, 자잘한 일로도 눈물이 많은 그런 모자란 사람들이 좋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감싸안아주고 다독여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굳이 정치인이 아니라도 좋다. 뭐든 그럴 수 있는 능력만 되면 된다. 다만 종교적으로 행동하고 싶지는 않다. 신이 아니라 우리 인간이 서로를 감싸주고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신은 평범한 사람들의 자잘한 고통을 이해하기엔 너무 먼 곳에서 우릴 바라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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