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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아침에 문득2012.02.03 AM 08:23
책을 읽다 문득 그 사람 생각이 났다.
잠깐 멍해졌다.
뭐 기억이란건 없어지는 게 아니니 앞으로도 자주 이런 시간이 있겠지.
마음의 행복이란게 그리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니.
정말 좋아했던 사람에게 내 존재 자체가 나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거.
그런 생각을 해 보면 참 무섭다.
분명 예전같으면 '내가 대체 뭘 그렇게...' 같은 식으로 생각했을거다.
무의미하지. 그런거 ㅎㅎㅎ
그냥 모자라고 못난 점을 알아가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두 눈 똑바로 부릅뜨고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을거다. 쫄지 않고.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도 가까이서 보면 결점 투성이의 인간이었다고
그를 가장 사랑하고 가까이한 사람들이 이야기할 때,
난 그 사람들이 노 대통령의 결점을 지적하고 비웃는 것이 아니라
정말 그리워하고 인정했다는 것을 깨닫았다.
속죄하겠다고 말했었다.
내가 죽일 짓을 했는지 어떤지는 그 사람이 판단할 몫이다.
다만 후회나 회한속에 잠겨있지말고
내 할 일을 하고싶다.
나는 원망도 미움도 없다. 그런 감정 가질 필요가 없었으니.
내 자신도 별로 그렇게 안 밉다.
좀 못나고 후달리면 어때.
고마운 사람들, 내게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바라보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지켜봐주는데.
아마도 그 사람이 생각날때마다 나는 치열하게 고민하고, 때론 그립기도 할 것이고,
그런 짓을 말았어야 했다는 자괴감도 들 것이고, 그 사람이 나를 기억속에서 어찌 평할지 궁금하기도 할 것이고,
온갖 생각이 다 나겠지.
당연할 거다. 뭐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좋아했으니까.
결점이나 아니다싶은 부분도 그냥 그 사람의 일부로 인정할 만큼.
겁이 많고 고민 투성이의 나약한 인간이었기에
맺은 관계를 유지할 자신이 없어 도망친 나다.
그렇기에 내 스스로가 다시는 찾지 않고 흔적조차 궁금해하지 않도록
마음 깊이 사과를 하고 떠났다.
생각이 나는 건 당연한 일일테고
나는 그 생각 때문에 그 사람을 찾으면 안된다고 맘 먹은것이
당연한 댓가일테고.
뭐 하나씩 하나씩 내 마음에 치르면 된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니.
내 마음과 상관 없이 오늘도 좋은 아침이 될 것 같다.
난 이겨낼 거다.
마음을 짓누르는 힘든 생각들한테.
내가 할 수 있다는 걸 내 자신에게 보여주도록.
댓글 : 2 개
- NNNN±
- 2012/02/04 AM 11:49
더이상 고민하고 마음 아파해도 어찌할 방도와 수가 없는 지점에선, 석연치 않고 아쉬우며 미안한 감정에 손놓지 못하더라도 그래도 내려놓아 뒤에 남긴채 가야하곤 하겠지요. 여하간 사람, 그리 아프고 아프게하며 살아가는게 어쩔 수 없는 듯합니다. 그래도 갈 길은 가는 것이 좋은 것이겠죠.
한 발 두 발 내딛어 나아간 길 어딘가에서 잠시 멈춰서서, 갈림길에서 아프게 혹은 그립고 아쉽게 헤어진 사람들을 잊지 않고 안녕을 빌어보는 것도 좋다 봅니다. .. 여하간 간만에 접속하여 인사 겸 댓글 달고 갑니다^^...
한 발 두 발 내딛어 나아간 길 어딘가에서 잠시 멈춰서서, 갈림길에서 아프게 혹은 그립고 아쉽게 헤어진 사람들을 잊지 않고 안녕을 빌어보는 것도 좋다 봅니다. .. 여하간 간만에 접속하여 인사 겸 댓글 달고 갑니다^^...
- 次元大介
- 2012/02/04 PM 06:51
업무 마무리하다 댓글보게 됩니다.
기가 많이 죽은 건 사실입니다. NNNN± 님 말씀, 정말 세상을 고민하며 살아보시고 깊게 생각하신 흔적이 보여 저도 모르게 고개 끄덕였습니다.
사정게에 글을 올리고 꾸준히 호응해주신 분들 덕에 굉장히 뿌듯했던 날들이 떠오릅니다. 그때는 제가 잘났다는 교만함에 빠져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때엔 오히려 사람을 돌아보는 시야를 잃기가 쉬울겁니다.
우리가 겪는 실패는 우리가 소홀히 한 날들의 보복이라는 말이 있지요. 제가 그랬습니다. 가슴속, 머릿속을 억누르던 커다란 감정이 저를 짓누르면 참지 못하고 괴로움에 빠져 사리를 분별하지 못했던 적도 많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몸을 가누지 못했던 적도 많습니다.
이해가 가지 않는 감정에 저는 그저 왜 이렇게까지 괴로워야만 하는가를 되물었을 뿐, 정말 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자 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갈 길이란 것, 아마도 그런 것들을 찾기 위함이겠지요.
아쉬운 인연, 제가 매몰차게 뿌리치고 괴로움을 줬던 인연.
기억날 때마다 안녕을 빌 생각입니다. 거창한 짓 같은 건 필요없겠지요.
그저 안녕을 빌겠습니다.
간만에 오셔서 너무 반갑습니다!
기가 많이 죽은 건 사실입니다. NNNN± 님 말씀, 정말 세상을 고민하며 살아보시고 깊게 생각하신 흔적이 보여 저도 모르게 고개 끄덕였습니다.
사정게에 글을 올리고 꾸준히 호응해주신 분들 덕에 굉장히 뿌듯했던 날들이 떠오릅니다. 그때는 제가 잘났다는 교만함에 빠져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때엔 오히려 사람을 돌아보는 시야를 잃기가 쉬울겁니다.
우리가 겪는 실패는 우리가 소홀히 한 날들의 보복이라는 말이 있지요. 제가 그랬습니다. 가슴속, 머릿속을 억누르던 커다란 감정이 저를 짓누르면 참지 못하고 괴로움에 빠져 사리를 분별하지 못했던 적도 많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몸을 가누지 못했던 적도 많습니다.
이해가 가지 않는 감정에 저는 그저 왜 이렇게까지 괴로워야만 하는가를 되물었을 뿐, 정말 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자 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갈 길이란 것, 아마도 그런 것들을 찾기 위함이겠지요.
아쉬운 인연, 제가 매몰차게 뿌리치고 괴로움을 줬던 인연.
기억날 때마다 안녕을 빌 생각입니다. 거창한 짓 같은 건 필요없겠지요.
그저 안녕을 빌겠습니다.
간만에 오셔서 너무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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