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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머무르기2012.04.29 AM 10:05
어제는 강아지들 산책 시켜주고 돌아오고
가만 있다가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몸살이 났다.
근 4달 가까이를 사무실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근했으니
긴장이 풀릴만도 하다.
회계업무를 모두 마무리하고 나니
사무실에 출근할 일이 없어졌다.
그래도 우리 장관-이제 후보가 아니니 딱히 부를 명칭이 없어 장관님이라 부른다-이
자꾸 옆에 두고싶어 하시니 어쨌든 계속 가고 있다.
며칠 전 비오는 날, 사무실에 장관 영감이랑 나만 남은 적이 있는데
영감님이 창 밖을 보면서 '그래도 어째 자네는 옆에 있구만...' 하고 말씀을 하시는데
맘이 짠했다. 난 선거 지고도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는데 약간 울컥했다.
그 날은 우리 영감을 지지하던 사람들이 다른 대권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도망가버린 날이었다.
그런 배신자들 외에 사무실 찾아오는 사람들은 딱 하나의 부류다.
여태껏 일한 댓가를 요구하러 오는 사람들.
주지도 못하는 입장에서 참으로 난감한 사람들이 아닐 수 없다.
권력은 그리도 허망하더라.
나는 이빨빠진 호랑이가 된 우리 영감 곁에
뭣때문인지는 몰라도 아직 같이 있다.
정치에 대한 꿈을 한동안 접고
내 사업을 위해서라면 한시라도 빨리 돈을 벌어야겠지만
아직은 여기서 떠나고 싶지가 않다.
그것을 의리라고 하든
아니면 다른 무엇이라 부르든
난 조금 더 여기 있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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