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 울었다2014.07.27 PM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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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를 타고 오는 길이
익숙해져서인지 지루하리라 생각되어
시사잡지와 영화평론잡지를 사 와서
읽으며 갔다.

세월호...
아주 사실적으로 말하면
난 이번에 그렇게까지
분노하지도 않았고
그렇게 슬퍼하지도 않았다.
가게경영에 찌들고
눈앞에 닥친 일이 너무 많았는지
뉴스를 보아도
별다른 감정이 생기지 않았다.

시사잡지에
이번 진상규명특별법과 관련해
국회까지 40km를 걸어간
단원고 학생들의 이야기가 있었다.

행군을 해본 군필자들은 잘 알겠지만
장비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이 날씨에 40km를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고되고 힘든 일인지
굳이 말로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그 먼 길을 걸었다.
구급차가 동행했음에도
다리 다친 아이들까지
서로 부축하여
구급차를 타지 않고 걸었다한다.

따라간 어른들까지도
파김치가 되는
이 먼 길을 걸어걸어
국회의사당 앞까지 온 아이들이
들었던 문구에

그만 눈물이 터졌다.
'국회야,우리가 원하는 건 진상규명이다.특례 따위!'
'같이 힘내요!사랑해요!'

여야를 막론하고
서로 피해입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더러운 어른새끼들이 만든 이 사회,
아이들도 당연히 그네들을 따라
약아지고 비정해질거라 생각했는데

그 힘든 길을 자발적으로 걸어온 아이들이
기껏 한 이야기는 저 단순한 말...

어떠한 욕심도 이익관계도 요구도 의도도
담겨있지 않은
저 순수한 말.


내가 사랑하는 그런 아름다움이다.

제아무리 자신을 포장하고
나 멋지다 예쁘다 잘났다
죽을때까지 떠들어댄다해도
저런 아름다움에 비한다면
그 어떤 수식어가 저것을 뛰어넘겠는가.

진정한 아름다움은
보이지 않는
진실한 행동에서 비롯되는 법.

나는
저 아름다운 마음들에
그만 울고 말았다.

옆좌석에 사람이 있어도
흐느낌이 멈추지 않았다.

댓글 : 6 개
질질짰구만!
기차에서ㅋㅋ
속사포중년랩퍼 //예 ㅜㅜ
난 감정이 메말라서인지 울컥해도 눈물은 나올듯 해도 안 나오는게...
라디오에서 그 소식을 듣고
부끄럽고 순수한 그 마음에 나도 울었다.
난 부모마음에 왜 이리 마음이 아픈지...유병언 그 놈도 만일 학생들 죽이지 않고 살려냈더라면 지도 호의호식하면 계속 부유하게 살았을텐데..
세상엔 득과 실이 늘 존재하지만...에휴 이건 뭔 시츄에이션인가?
암튼 가슴이 찡하다...ㅠㅠ
현탱™ // 로맨티스트 오셨능가

keep_Going // ㅜㅜ

노력X소년 // 아이가 있는 사람이면 나보다도 더 느끼는게 많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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