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 무딘 칼2014.10.21 AM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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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스시 하시는 분한테
이것저것 배울 때,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나는 일 처음 배울 때 칼이 조금이라도 무디면
선배 요리사들이 칼 손잡이로 머리를 때렸다'

그 양반이야 나이가 지긋하신 분이니
젊은 시절이면 못해도 30년 전일테고
요리도 군대처럼 가르치던 시절이었을 것이다.

그런 스파르타식은 싫지만
왠지 그 얘기 듣고 난 이후에
항상 칼을 날카롭게 갈았었다.

근데 가게를 열고 나서는
칼 가는 것에 게으름을 좀 피웠다.

야채를 썰다가 문득
지금 쓰는 칼이 참 무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자주 갈아줘도 무딘 칼이 있다.
확실히 그런 칼은
빨리 썰리지도 않고 때로는 잘 안썰려서 불편하다.

그런 칼이지만
장점도 있다.
웬만하면 칼에 베일 일은 없다는 거다.

물론 날카롭게 잘 벼린 칼에도
다치지 않는 것이 주방의 기본이지만

때로는 그저
칼이 무뎌
좀 실수가 있더라도
다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굉장히 마음 편해질 때가 있다.



우리네 삶에서도
늘 잘 벼린 칼같은 사람이 있고
무딘 칼같은 사람도 있다.

어쩔 때는 날이 좀 덜선
그런 무딘 칼이
옆에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밤도 있는 것이다.
댓글 : 8 개
이 글을 읽고 생각해보면 나는 거의 날이 없는 칼에 가까울지도~
속사포중년랩퍼 // 다들 참 힘들고 스트레스 많이 받는 시기같습니다. 형님이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 주세요.
무뎌서 어떠한것도 썰어지지않는다면 어떡하지
아무리 칼을 갈아도 계속 무딘칼은 어쩌지
CooCooA // 너는 무디지 않니라
무딘칼이 꽂히면 잘 안빠진다능
롱보드 // 아마도 그럴거다...
소드마스터 조사장
ShangriLa♡ // 소드좁밥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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