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 장님2014.11.20 PM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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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으로도 무언가를 깨달았는지
몸짓 하나,시선 하나도
이젠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되어
이내 그것에 시시함과 허무감을 느끼게 되었다.
사랑이란건 허울과도 같은 것이라
잠깐의 타오름이 끝나면
영겁의 정적만이 남는 것이다.
의미를 부여하고
보람을 찾으려 애쓰고
그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역설해도
남는 것은 그저
행복의 잔상일 뿐.

잠깐의 청춘이 내게 찾아온 댓가로
나는 글을 쓰는 재미를 잃게 되었고
내 글은 범부의 일상으로만 남아
아무런 감정도 없이 공허한 외침만을 되풀이했다.

해서는 안될
사랑을
아무런 가책없이
행한 나는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본 죄로
눈이 멀게 되었다.

눈이 멀어 모든 것을
제대로 못 보고
갈팡질팡 내 자신을 잃고 살았다.

다시 세상을 보니
내게 남은 것들이
내가 살아온 의미다.

가족,나를 아껴주는 몇 안되는 이들.
그리고 지금도 내 옆에 남아
나와 함께 과오를 같이 짊어진
내 벗,내가 가장 아끼는 동생,내 마음의 동료.

난 이제 그 어설펐던 것을
진정한 사랑인것마냥
포장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것을
서로가 죽을만큼의 잘못이라고도 생각지 않는다.

그저 지금 내가 해야할 일은
나와 함께하는 이 벗과
행복한 인생을 찾는 길을
같이 궁리하고 더듬어 나가는 것이다.

이제 내가 원하는 길을
공양미 삼백 석의 댓가로
찾아나서는 시간을 가지게 됐다.

이건 자기반성도 자책도 자만도 아닌
그저 눈을 떠가는
이젠 더 이상
불타올랐던 감정을
글로 써낼 수 없게된
한 장님의 이야기다.
댓글 : 2 개
눈은 멀엇지만 마음은 멀지 않은 한 장님 이야기
☆부활★파늑 // ㅎㅎ 글쎄요. 최근에는 거기까지도 멀어버린 것 같은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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