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학] 부자의 기부는 의무인가, 선택인가?(1)2010.08.05 PM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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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거부 38명이 재산 절반을 기부한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흐뭇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긴, 175조에 달하는 기부액수는 정말로 많은 일을 가능하게 할 엄청난 돈입니다.

이 이야기에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부자들은 뭘 하고 있느냐?', '배고픈 사람 등쳐먹는게 우리나라 부자 아니냐?'등의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데, '부자의 기부는 개인의 자유이지 의무가 아니다. 왜 당사자도 아닌 사람들이 기부하라마라 간섭이냐?'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어, 이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신자유주의적,개인주의적인 관점으로 보면 빈곤한 사람들에게 기부를 하는 행위는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에 따른 것이므로 타인이 간섭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여기서 선택이라고 하는 것은 타인에게 불이익을 주는 고의적 행위가 아니기만 하면 무슨 일이든 해도 된다는 개념입니다. 그에 따라 생각해보면 개인이 아무리 많은 돈을 벌더라도 강압에 의해 그 돈을 사회에 환원하거나 그 개인이 기부를 전혀 원치 않는 사람이라면 기부를 하는 것이 개인에게는 손해가 되므로 타인이 그를 간섭하지 않는 것이 정의로운 것이 됩니다.

이와 반대로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사회 전체의 만족을 위해 돈 많은 사람이 기부를 하면 공동체 전체에 이익을 줄 수 있으므로 기부하는 행위가 도덕적으로 더 가치있는 행위이기 때문에 기부하는 부자에게 좋은 평을 내릴 수밖에 없고, 공동체에 의해서 번 돈을 공동체에 환원하는 것이 공동체 전체에 기여해야하는 기업가-대부분의 거부가 기업가라고 가정했을 경우-의 의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댓글로 우리나라 부자들을 비난 혹은 비판하는 분들의 대부분은 정확하진 않아도 이쪽의 생각을 가지고 계실겁니다.


고전철학에서는 이 대립점에서 더 발전적인 결론을 끌어내기가 어렵습니다. 이것은 일종의 딜레마이기 때문입니다. 공리주의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제시하는 딜레마를 제 나름으로 응용해 간단한 퀴즈를 하나 내어보겠습니다.

* 삼성본관 회장실에 이거뉘 회장과 세계 최고의 테러리스트인 육사마 콩 라덴이 있습니다.콩 라덴은 자신이 죽으면 이거뉘 회장도 같이 죽는 장치를 설치해 놓고 경찰과 군의 진압에 대비한 채로 무전기를 통해 자신의 요구사항을 이야기합니다. "요구하는 몸값을 주지 않으면 다른 곳에 있는 인질 50명의 몸에서 C4폭탄이 폭발할 것이다!" 진압 총 책임자인 당신은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푸른기왓집에 있는 밐키마우스 가카에게 결정을 내려달라 부탁하지만, 테러에 강경하신 가카는 협상은 결코 안된다고 하셨습니다.

문제를 풀어주세요. 진압 총 책임자인 여러분은 콩 라덴의 머리통을 날리고 가엾은 이거뉘를 죽게 할 것입니까? 50명의 몸에서 C4가 펑펑 터지게 할 것입니까? 당연히 중간 선택지는 없습니다.

다음 시간에 또 뵐게요~
댓글 : 3 개
  • 949N
  • 2010/08/05 PM 10:16
좀 벗어난 이야기이나, 신자유주의에서 '기부'라는 건 사실 그들의 논리로서는 전혀 설명할  수 있어선 안 될 겁니다.

이는, 신 자유주의는 철저히 공동체를 파괴해서 그로부터 자본을 보다 자유롭게 하고자하는 논리였다 보니까요. 신자유주의는 중심부의 대자본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주변부의 소자본들이 자신이 속한 지역의 공동체 및 생산기저를 파괴하도록 하고 탈출하도록 하여 대자본에 흡수되도록 하기 위한 수출논리, 그리 생각이 듭니다.

어찌되었건 간에,

개인은 절대로 개인의 힘'만'으로 부를 모을 수 없다 봅니다. 한 개인이 특별한 능력 혹은 기회로 큰 자본[혹은 성공]을 만들었다, 이는 거짓말이죠. 이는 공리주의적 입장이겠군요.




ps. 허나 퀴즈에서는 [빈라덴과 미스터-리를 죽일래] 혹은 [인질 50명을 죽일래]라고 하는데,

미스터-리가 별로 불쌍하다 느끼지 않는 사람은 어떻게 하지요?;;; 왠지 선택하는데 딜레마가 생기지 않아요, 헐.

사실 좀 잔인하지만, 1. 미스터-리가 존재하며 이 사회에 기여할 몫은 이미 그가 존재하며 소모하는 사회적 비용을 밑도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며,

2. 미스터-리 보다는 주니어-리 들(재용, 부진)이 좀더 사회로서는 견제하가 좋은 크기로 나뉘어질 가능성도 있으니 그 시기를 좀더 빨리 당겨올 수도 있으니까, 처음을 좀더 선택하고자 하는군요.

나중 혹시 발렌베리 가문과도 같이 시민사회가 그런 귀족적 자본과의 협약을 맺을 수 있다면, 미스터-리의 존재는 솔직히 그것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가 그런 생각도 듭니다. 그러니...

에구 잡혀가려나.
개인의 선택으로 볼수있지만 그 선택이 너무 한쪽으로 쏠려있어서 아쉬운느낌이 드는건 어쩔수없네요...

그런데 내가 또 그런 선택을 할수있을정도의 재력이 있다면 어찌했을까를 상상해보면....음...;;;;
제 생각은 부자들이 기부를 하느냐 않하느냐 비판의 대상은 아니지만 자체적으로
기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이 드네요 좀 배웠다고 하는것들이 경제용어 떠들어 대되면서 합리화 하는 경향이 있는데 경제를 좀 안다고 하는분들이 들이면 ㄱ ㅅ ㄲ를 욕이 절로 나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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