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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그래픽 노블 리뷰] 그래픽 노블 '슈퍼맨 레드선' 리뷰2013.07.06 AM 01:00
다소 스포일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최대한 안하려 노력은 하겠습니다만.
He's watching You!
마크 밀러는 최근 그래픽 노블 계에서 가장 핫한 작가 중 하나입니다.
마블 영화 열풍이 불기 전 먼저 전세계를 크게 흔든 마블의 이벤트가
있었죠? 바로 시빌워인데요. 그 시빌워의 메인 작가가 바로 마크 밀러입니다.
마블의 새로운 세계관인 얼티밋의 작가기도 하고 오리지널인 원티드, 킥애스의
작가이기도 합니다. 어떤면에서는 앨런무어나 프랭크 밀러보다는 훨씬 대중친화
적이며 장르적인 작가기도 하죠. 다소 폭력적이고 성적 수위도 높습니다.
앨런무어 처럼 문학적이진 못하지만 정치나 이념, 사회비판을 작품에 잘 녹아들게
하는 점은 비슷하며 프랭크 밀러 처럼 개성이나 연출이 극적이지만 않지만
독자들이 쉽게 읽고 즐길 수 있는 스토리 텔링이 장점인 작가지요. 상당수 그래픽
노블이 일본만화와 달리 전개가 상당히 빠르고 함축적이기 때문에 친절한 전개의
일본 만화에 익숙한 사람은 그래픽 노블이 읽기가 쉽지 않은 데 이런 점에서
마크 밀러의 작품은 국내 독자들에게도 쉽게 접하기 쉽고 읽기도 좋습니다.
그래서인지 출간된 책도 상당히 많습니다. 오히려 앨런무어, 프랭크 밀러 책보다
많이 나와 있을 겁니다.
마크밀러는 DC나 마블, 혹은 그 산하 인디 출판사 들 등 다양한 출판사에서 작업을
했습니다. 스코티쉬기 때문에 영국에서도 많은 작품을 했죠. 다소 다작을 하는 편입니다.
마크 밀러는 창의력이 매우 출중한 사람으로 기존의 것을 비트는 것에 매우 능수
능란합니다.
기존의 히어로상을 깨부수고 다소 폭력적이게 만든 킥애스만 봐도 알수가 있지요.
슈퍼맨 레드선은 기존의 슈퍼맨의 설정을 깨부순 평행 세계의 슈퍼맨을 다룬 작품입니다.
Red Son은 Red Sun의 패러디로서 다소 한국이 은어적으로 표현, 직역하면 빨갱이 아들이
되겠지요.
바로 "위대한 미국인의 아이콘이 소비에트의 영웅으로 그려지다!" 라는 책 첫표지에
써있는 이 영화의 로그라인이 상징적으로 표현된 제목인 것이죠.
이 만화는 "수퍼맨이 미국의 스몰빌이 아닌 냉전시대의 우크라이나에 떨어졌다면?"
이라는 가정으로 시작하는 작품입니다.
이야기는 20세기 중반으로 미국과 소련이 아주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절입니다.
기존의 캐릭터들은 아주 절묘하게 비꼬아져 있습니다. 미국 캐릭터들은 기본적으로
수퍼맨의 적의 입장에 서게 되는 것이죠.
보통 작품은 프로타고니스트(주역)과 안티프로타고니스트(악역)의 대립과 긴장이
주된 내용입니다. 요즘 시대의 복잡한 영화라면 각각 주역과 악역이 다수일 수도 있고
인간이 아닌 어떤 관념, 시선, 상황 등이 될수도 있겠죠.
하지만 어쨋든 수퍼 히어로 물이고 기본적으로 히어로 물은 그 관계는 히어로 대 빌런
이지요.
따라서 히어로는 수퍼맨이고 주된 빌런은 렉스 루더가 되겠죠. 하지만 결론적으로
본다면 이 관계는 뒤로 갈수록 엉켜 갑니다. 미국을 상징하는 렉스루더와 공산주의
/소련/독재를 상징하는 수퍼맨의 관계가 뒤바뀌게 됩니다.
이 그래픽 노블은 정치적 예민한 소재를 선택한 만큼 아주 노골적으로 소련과 미국의
관계를 풍자 합니다.
슈퍼맨은 인민의 굶주림과 고통을 외면하지 못하고 공산당 주석의 자리에 오릅니다.
그는 완결무결하며 절대적으로 선한 사람입니다. 그는 사실상 신입니다. 그는
전세계를 완벽하게 통치합니다. 수십년이 지나자 세계는 '무혈' 공산화 혁명에 성공해서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는 공산국가가 될 정도입니다. 그는 사람을 죽이지 않고도
그런 일을 해내는 완벽한 통치를 합니다. 그리고 그는 절대자적 통치차로 군림합니다.
맞습니다. 그는 완벽한 인간이자 "독재자"인 것입니다.
질투와 욕심의 상징인 렉스루터는 오랜 시간 슈퍼맨에게 도전을 합니다. 미국의 비밀
연구소 시절부터 비자로 등의 수많은 빌런을 탄생시키고 외계 빌런을 활용하며 대항
합니다. 하지만 역부족이죠. 상대는 사실상 신이니까요.
초반 외계 빌런은 브레이니악입니다. 지구의 도시를 병안에 담아 실험 도구로
만드는 브레이니악은 의외로 쉽게 수퍼맨에게 굴복하고 오히려 수퍼맨의 조력자가
됩니다. 공산주의와 전체주의 안에서의 수퍼맨의 모습은 브레이니악과 모습은
서로 공감할 요소가 있다는 것이죠.
수퍼맨이 브레이니악을 부리는 장면은 그가 전체주의적 독재자가 되었다는 것을 상
징합니다.
완벽한 자의 독재. 그의 통치 아래 톱니바퀴 처럼 돌아가는 세상은 과연 완벽한 세상
일까요? 적어도 아니라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배트맨"입니다. 그는 브루스 웨인은 아닌 듯 합니다. 여기서의 배트맨은 브이포벤데타의
V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신적인 능력으로 모든 것을 감시하고 모든 것을 통제하는
전체주의자 이자 "Watchmen"인 빅브라더 수퍼맨에게 대항하는 아니키스트입니다.
그는 테러리스트가 되어 수퍼맨의 권위에 도전합니다. 그는 렉스루터의 힘을 빌어
수퍼맨을 핀치에 넣지만 실패합니다. 하지만 영화 브이포 벤데타의 가면을 없애지
못한 것 처럼 수많은 배트맨 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하지만 수퍼맨은 절대적 힘을
그들의 뇌를 수술하고 세뇌시켜 아주 훌륭한 "노동자"로 만듭니다.
수퍼맨의 세상은 굶주리지 않았으나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배트맨은 배고픈
자유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하나가 성공했다면 수퍼맨의 유일한 이해자였던 원더우먼이 수퍼맨의
추악함을 알았다는 것이죠. 완벽하고 절대선인 자의 추악함. 아이러니 하죠.
인간과의 대화가 지겨워지고 있다는 수퍼맨의 대사는 그가 인간이 아닌
통치자라는 것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의 대통령이 된 렉스루더는 전세계 유일의 자본주의 국가가 된 미국을
최악의 상황에서 엄청난 부유한 국가로 재탄생시킵니다. 그는 슈퍼맨
대항마로 그린랜턴 공군을 구성하고 원더우먼의 도움을 빕니다.
하지만 절대자에 의해 철저히 파괴됩니다. 그렇지만 렉스루터는 수퍼맨에게
한마디를 남깁니다. 그 한마디는 수퍼맨과 모든 것을 바꿔놓지요.
이 만화는 다소 정치적인 만화입니다. 러시아의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진지 시간이
지난 21세기의 미국이 공산주의, 전체주의 체제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다소 반공 만화가 아니냐고 오해 할 수 있습니다만,
오히려 이 만화는 '빅브라더' 미국 역시 비판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공산주의보다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비판하고 있는 겁입니다.
이는 미국 스스로도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 등을 통해 전체주의를 상당히
견제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더 재밌습니다. 마크밀러는 앨런무어의 브이 포 벤데타나
왓치멘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죠. 다만 다른 점은 주인공이
수퍼맨이고 전체주의의 대상이 미국 정부가 아닌 공산당체제라는 점이 다르죠.
클라이막스가 참 괜찮습니다. 수퍼맨을 충격에 빠트린 한줄은 나름 설득력있는
문장이었습니다.
다소 일본 만화적, 혹은 NERD적인 에필로그는 접어두더라도 수퍼히어로들을
메타포로 활용한 것은 꽤나 흥미로운 시도들입니다.
오랫동안 배트맨 씨리즈에서 수퍼맨 혹 클락켄트가 빌런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는 데 이번에는 그 반대 상황이라는 점도 재밌습니다.
우리나라는 특히 이 이야기에 공감 하기 좋을 것입니다. 왜냐면 한국인은 박정희에
대한 향수가 있기 때문이죠.
"스트롱맨" 박정희는 사람들을 배불리 먹을 수 있게 했다. 그는 독재를 했고 그에
저항하는 사람을 숙청했으며,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계를 탄압했고, 통금 등으로
사람들의 자유를 빼았았습니다.
박정희는 구미에서는 아예 반신으로 취급받죠? 그는 백성들과 동등한 인간이
아니었죠.
수퍼맨의 모습이 바로 그렇습니다. 그는 모두를 배불리 먹이게 하고 심지어
완벽하게 세상을 통치합니다. 그는 인간이 아니며 사실상 신으로 군림합니다.
그가 통치하는 완벽한 장소가 과연 유토피아일까요?
적어도 이 작품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댓글 : 2 개
- 테스트파일럿
- 2013/07/06 AM 01:29
저도 소장하고 있는데 정말 극찬하고싶은 작품이에요.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뭔가를 느꼈으면 하죠...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뭔가를 느꼈으면 하죠...
- Moon-流
- 2013/07/06 AM 01:52
저도 사서 읽어봤는데 정말 정말 맘에 드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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