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리뷰] 인터스텔라 리뷰.2014.11.15 AM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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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 Interstellar 리뷰.

스포는 최대한 자제했기에 없을 것이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밑으로 내려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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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상상 속에나 존재하던 우주를 눈앞으로 펼쳐주는 낭만적인 SF 영화입니다. 알폰소 쿠아론의 <그래비티>의 우주는 심연의 공포에 비쳐진 한줄기 빛을 은유했다면 인터스텔라의 우주는 넓게 펼쳐진 희망과 개척의 장소로 활용됩니다.

이 영화는 상영시간이 비교적 긴 편이고 초반 전개는 비교적 느리고 지루한 편입니다. 후반의 드라마를 위해서라지만 가족 이야기의 빌드 업은 <트랜스포머 4>의 초반 가족 이야기처럼 진부한 영역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물론 영화를 끝까지 봤을 때는 '복선'을 위해서 공을 들인 것이라 해석할 수도 있지만 충분히 단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죠. 감독 본인이 찍은 <메멘토>, <인셉션>이나 데이비드 핀처의 영화처럼 편집 호흡을 빠르게만 했더라도 덜 지루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감독의 전작인 <인썸니아>나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다소 극의 전개가 느렸는데 그 영화들이 <메멘토>나 <다크나이트> 같은 영화보다 평이 박했던 것을 생각해볼 일입니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극은 화면에 '토성'이 펼쳐지는 순간 다른 영역에 들어섭니다. 커다란 스크린을 통해 관객의 눈앞에 각종 행성, 웜홀이니 블랙홀과 같은 애니메이션이나 다큐에서나 보던 우주의 형상이 펼쳐집니다. 그 순간 관객은 영화의 본질에 만나게 됩니다. 뤼미에르 형제가 만든 <열차의 도착>으로 처음 영화라는 매체가 등장했을 때 당시 카페에서 화면에서 돌진해 오는 기차를 보고 소스라치고 놀라 도망가던 것처럼, <조르주 멜리오스>를 통해 처음 영화에 특수효과가 도입되어 우리가 판타지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기원을 보았을 때, 우리가 <쥬라기 공원>을 처음 봤을 때, <아바타> 나 <그래비티>와 같은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바로 그 '체험'. 우리는 그러한 본질을 만나게 되는 것이죠. 이젠 클리셰가 된 고전 SF 애니메이션에서나 보던 웜홀 게이트(포탈)가 이젠 영화에서도 자연스럽게 펼쳐집니다. (전 카우보이 비밥 생각이 나더군요.) 오래된 SF들의 집합체 같은 영화지만 이 영화는 그 모든 것을 시각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해냈습니다.

영화 내에서 많은 시각적 정보를 보여주고 많은 장소로 이동합니다. 그 안에서 재난, 서스펜스를 적절히 활용하며 관객을 자극합니다. 전 디자인 전공이니 과학적 사실이야 잘 모릅니다. <엘러건트 유니버스>같은 책을 읽어보았지만 당최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더군요. 다만, 그런 본인이 느끼기에도 후반은 다소 판타지가 강하고 낭만적이더군요. 마치 던칸 존스 감독의 SF 영화를 보는 것 같은 훈훈함과 따뜻함이 있습니다. 다만 놀란 감독이 던칸 존스만큼 SF의 장르적인 요소를 잘 활용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오히려 SF란 장르를 정교한 각본을 통해 자신의 스타일로 만드는 것 같습니다. 사실 <다크나이트>도 슈퍼히어로를 소재로 했을 뿐 전혀 슈퍼히어로나 SF의 장르적 요소가 없었죠. 아무래도 놀란은 장르적인 성향의 감독은 아닌 것 같습니다. (조스웨던이나 타란티노같은 감독같이 장르를 잘 이용하는 감독과는 대척점에 있다고 봐야겠죠.)

이 영화는 <인셉션>이나 <메멘토>처럼 영리함으로 똘똘 뭉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야기는 <프레스티지> 처럼 다소 동화적인 판타지에 가까워요. 저는 이 점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사실 조금 과장되더라도 SF는 엄연히 미래를 배경으로한 판타지니까요. 물론 반대로 영화적 베이스는 철저히 과학적인 디테일을 깔고 들어갔다는 점에서 더욱 효과가 가중되고요. 리얼함을 바탕으로한 만들어진 판타지 극이다 보니 낭만성이 증대되는것이죠.

전반적으로 드라마 극이고 신파적 요소가 있는 데 막 <명량>처럼 지나치게 작위적이거나 <7번방의 선물>과 같이 노골적인 학대 억지 눈물 신파랑은 거리가 멉니다. 전형적인 미국형 사랑을 강조하는 가족 영화일 뿐이죠. 이런 이야기는 신선하지 않아도 이야기의 헛점이 적고 이세상에 딸바보 아빠에 욕할 관객은 많지 않습니다. 훈훈한 것은 훈훈한 것이죠. 가족애라는 전통의 테마를 일반 상대성 이론을 아주 긴밀히고 적황하게 활용한 영화에 잘 녹였다는 점 자체가 대단하지 않습니까? 놀란은 이 영화를 찍으면서 노골적으로 뻔하게 찍고 싶었을거에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신선하거나 복잡한 영화를 찍기 어렵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사실은 뻔한 영화를 잘 만들기가 더 어려운 법입니다. 물론 그걸 대중의 눈과 작가주의와 적절한 선을 유지하는 것은 더 힘들고요.

좋은 영화였던 <군도>가 대중에는 고개가 갸우뚱하게 느껴졌던 것도 비슷한 이유겠죠. 놀란은 지금까지 어렵고 정교하고 복잡한 영화만을 찍어 왔는데 그가 처음 낭만성을 가진 영화를 노골적으로 찍어서 이렇게 까지 해냈다는 점은 충분히 가치가 있습니다. 분명 이 영화는 <다크나이트>나 <메멘토>와 같이 마스터피스가 될 영화는 아닙니다. <그래비티>보다 나은 영화로 보기도 힘들고요. 그러나 분명 대중에게 있어서 <다크나이트>를 넘어 가장 인상적인 놀란의 영화가 될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저보고 굳이 놀란 영화 중 하나를 고르라면 여전히 <메멘토>를 고르겠지만요.

단평: 상상 속에나 존재하던 우주을 눈앞으로 펼쳐주는 낭만적인 SF 영화. 그래비티의 우주는 심연의 공포에 비쳐진 한줄기 빛같다면 인터스텔라의 우주는 넓게 펼쳐진 희망과 개척의 장소다.

3.5/5


PS. 아 전 메가박스 M2관(디지털 4K)에서 봤습니다. 수원 CGV 아맥보다 영통 메가박스 M2관이

낫다는 얘기를 들어서요.
댓글 : 2 개
이 영화를 보는이의 시각에 따라 많은걸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우주나 물리 과학에 전혀 문외한이 본다면
가족과 사랑의 소중함에 대해 보게되고
우주나 물리에 관심이 있는이의 시각에는
상상과 문자들속에서만 존재해오던 현실이 눈앞에 고스란히 펼쳐진다는것에
놀라움과 그속에 논란과 생각할거리를 늘어놓아
영화를 보고난후에 제각각의 시각으로 보고느낀걸 서로 나누고 대화할수있는
진정한 영화의 참모습을 담은 영화라고 생각해요
이렇게보면 대단한거같은디
막상 와이프랑 영화볼때 영화끝나기만기다렷던...
역시 취향차이라는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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