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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리뷰] 이블데드(Evil Dead, 1981) 리뷰: 러브크래프트에게 바치는 샘레이미의 공물. 2015.09.08 AM 01:31
이블데드 시리즈 리뷰1.
많은 장르 마니아에게 호러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을 뽑으라고 해본다고
생각해 봅시다. 적어도 많은 수의 팬이 샘 레이미의 <이블 데드(Evil Dead,1981)>를
뽑지 않을까요? 그만큼 원작 <이블데드> 시리즈는 호러 장르의 바이블로 불릴만한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블 데드>를 단순히 오래된 좀비 영화로 생각하시는 분도 있고 오두막에서
일어나는 잔혹한 호러의 일종으로 생각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블데드>는
그것 이상이죠.
감독 샘 레이미를 지금 자리에 있게 만든 이 영화는 상당히 독특한 정취를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오두막이라는 밀폐된 장소에서 벌어지는 좀비 살육극은 아니라는 것이죠. 그것은 바로
<이블 데드>가 코즈믹 호러를 다룬 원형의 영화 중 하나라는 점과 우리가 알고 있는 흔한
좀비 영화와는 전혀 다른 궤를 지니고 있다는 점입니다.
20세기 초반에 세상에 등장한 ‘위대한’ 호러 작가 H.P. 러브크래프트(H.P.Lovecraft)는
코스미시즘(Cosmicism)이라는 독특한 공포에 대한 관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미지에
대한 공포와 인간이 절대 극복할수 없는 우주적 존재에 의해 유린당하는 참담한 구조의
플롯은 코즈믹 호러라는 호러의 세부 장르로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끼쳤습니다. 지금까지의
호러 작품이 받은 러브크래프트의 영향을 굳이 열거할 필요는 없습니다만, <이블 데드>는
노골적으로 러브크래프트의 색채가 풍기는 작품입니다.
영화 내에 등장하는 죽음의 책은 바로 러브크래프트의 창조물 중 하나인 ‘네크로노미콘’를
오마주한 것입니다. 이름도 비슷하죠. 쓸데 없는 호기심이 많은 이들을 절대적인 괴물의
등장으로 자비없는 죽음으로 이끄는 내용도 같습니다. 심지어 해피엔딩으로 쉽게 끝내지
공간을 재활용한 점이 오히려 영화의 백미를 더합니다.
샘레이미의 또다른 감정은 자비없는 살육전에 들어가 있는 B급 정서입니다. 이블데드는
단순히 고어한 영화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높은 제작비를 들인 영화가 아님으로 저예산
분장을 활용해야 했고 이 점이 영화의 독특한 풍미를 높혀주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러한 요소 속에 독특한 유머 코드가 숨겨져 있습니다. 이는 노골적으로
고어를 풍자하는 것인데 이러한 시도는 B급 호러 코미디라는 독특한 장르의 결합으로
나타납니다. 잔인하고 무서운 데 웃긴 기묘한 장르가 되버리는 것이죠. 이블데드 1편은
이러한 요소가 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점점 후속작으로 가면서 그러한 색채는 점점
커집니다. 근래에는 이러한 경향의 B급 호러 영화가 많지만 80년대에는 흔하다고 보긴
힘들었죠.
애쉬라는 캐릭터의 탄생을 알린 이 작품의 성공은 우리에게 컬트한 시리즈를 안겨주게
되죠. 근래 이블데드의 리메이크 작을 보면서 원작의 위대함을 다시금 깨닫게 되더군요.
CG가 발전하고 렌즈의 때깔이 좋아진 요즘 오히려 저시절 영화 분장의 점액질의 기분
나쁜 질감이 그리워 지네요.
한줄평 : 샘레이미가 선사하는 호러의 바이블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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