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러 리뷰] 이블 데드 3- 암흑의 군단(Army Of Darkness, 1992) : 호러의 탈을 벗은 기괴한 코미디 액션2015.11.29 AM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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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블데드의 세 번째 시리즈인 샘 레이미의 <이블데드3- 암흑의 군단(이하 암흑의 군단)>은 사실 굉장히 재미있는 잡탕 영화입니다. 영화 안에 많은 장르가 혼합되어 있죠. 호러, 코미디, SF, 액션 등 다양한 요소들이 즐비합니다. 전작들도 호러의 다양한 세부 장르가 녹아내려 있었지만 3편은 호러의 틀을 완전히 벗어나 있습니다.

사실 <암흑의 군단>은 호러 영화로 분류하기는 굉장히 애매합니다. 영화의 프로덕션 단계에서 장르를 선택할때 호러에 중점을 두지 않은 것이 확연합니다. 공포를 유발하는 장면은 없다시피 하며 고어한 장면은 확연히 줄었습니다. 영화는 미국 개봉시 여전히 성인용인 R등급이긴 했지만 잔학무도했던 전작에 비하면 매우 건전해 보입니다. 또한 좀비에 가까웠던 전작의 악령들린 시체와 달리 이번 적의 군단은 해골들로 부서지는 효과 뿐 살을 베거나 피가 터지지 않습니다. 스플래터 무비의 특성인 신체를 난자하는 잔혹한 장면의 비중이 팍 줄이기 위해 혈관이 없는 백골을 사용한 것이죠. 이것은 감독의 고의적 판단이었다고 봅니다. 샘 레이미는 호러로 이 영화를 찍을 생각 자체가 없었던 것입니다.

SF의 재료인 타임슬립을 소재로 중세 시대로 애쉬가 강제 이동되어 그의 총과 차가 오버 테크놀로지로 활용되는 모습을 보세요. 노골적으로 3류 느낌의 SF 액션을 지양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작의 스플래터 호러의 특성 중 하나 였던 코미디는 더욱 강조합니다. 고장스럽고 우스꽝스럽게 포장되었지만 풍미가 있는 애쉬의 액션은 ‘병신같지만 멋있어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쉬의 모습이 카피된 한 조그만 악령들과 벌이는 슬랩스틱 장면과 그 중 사이즈가 같아진 악령과 1대1 대결하는 장면은 유머러스하면서도 나름대로의 묘미가 있습니다. 1인 다역의 브루스 캠벨의 호연이 눈부십니다. 영화는 중반 이후로는 중세 영웅 이야기의 전형을 따릅니다. 평범했던 남자가 납치된 사랑하는 여자를 구하기 위해 영웅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는 노골적으로 관습적이죠. 전형적인 중세를 배경으로한 판타지 액션 영화의 패러디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가 특이한 것은 호러의 요소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과 적이 드래곤같은 성물이 아닌 죽음에서 돌아온 언데드라는 점이죠. 그리고 괴기적인 요소가 전반적으로 영화를 관통하는 점도 있고요. 애쉬가 컬트 히어로서의 전설이 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전작의 유쾌한 무기인 전기톱과 매드맥스 스타일의 차량 스턴트, 화약냄새 진한 샷건 액션 모든 것이 쌈마이지만 강렬합니다.

판타지 액션 영화의 클리셰를 호러 코미디의 소재로 사용한 것은 재밌는 시도이지만 전작과 전혀 다른 영화가 되어버린 것은 전작의 팬에게는 커다란 아쉬움입니다. 신제 절단의 고어 장면이 호러의 필수요소는 아니지만 적어도 이블데드의 근본적인 매력중 하나이고 무엇보다 전작은 호러 요소는 장르 내에서도 손꼽히니까요. 이 영화는 충분히 재밌고 인상적인 컬트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뛰어난 두 전작의 존재과 달라진 장르의 아쉬움은 속편으로서 지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이겠죠.

단평: 호러를 가장한 쌈마이 SF 코미디 병맛 액션.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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