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러 리뷰] 더 비지트(The Visit, 2015): 작은 캠코더에 비친 소름끼치는 반전2015.12.25 PM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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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나이트 샤말란은 충격적이던 데뷔작인 <식스센스>를 선보인 이래 반전이 있는 영화의 대표 격인 연출자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미스터리 영화는 점점 평단과 관객과 멀어졌습니다. 문제는 반전이 뛰어나다고 좋은 영화가 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죠. <식스센스> 같은 반전 영화가 상업적 성공을 거두게 되자 많은 스릴러 영화가 연출의 중심인 기본적인 짜임새 있는 이야기는 잊은 채 반전에만 집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굴레에 있던 것은 샤말란 감독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그가 반전 스릴러 영화만 연출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였던 <라스트 에이벤더>나 <애프터 어스>같은 영화는 더 참혹한 결과물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그가 그의 전공 분야인 반전 스릴러 영화로 돌아왔습니다. 그것도 호러에 가까운 방식으로요. 그리고 놀랍게도 결과물이 꽤나 준수합니다. 영화의 핵심은 요즘 저예산 영화의 트렌드 중 하나인 파운드 푸티지 방식을 활용했다는 점입니다. 캠코더로 UCC 동영상을 찍는 것이 취미인 남매가 있습니다. 아직 나이 어린 남매는 어머니가 새 남자친구와 여행을 가게 되면서 그동안 교류가 없던 조부모 댁에 맡겨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의 조부모가 갈수록 이상한 행동을 하죠. 남매는 조부모의 비밀을 파헤치기로 합니다.

남매의 캠코더를 통해 우리는 그들과 같은 현장감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는 이미 다양한 파운드 푸티지 영화를 접했습니다.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빌리는 경우도 있고 이 영화처럼 UCC의 푸티지를 편집한 느낌일수도 있죠. 아직까지 이 장르의 인기가 유지되는 것은 현재 우리가 유투브와 소셜 네트워크의 시대에 현재진행형으로 살고 있기 때문이겠죠. 다행히 파운드 푸티지와 샤말란의 조합은 성공적이었습니다. 샤말란은 사실 과도하게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식스센스> 이후 그의 필모그래피가 점점 내리막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그는 미스터리 스릴러의 대가입니다. 그의 디테일이 이 영화에 잘 녹아내려 있습니다.

솔직히 그렇게 대단하진 않습니다. 연출은 세련되었지만 그만큼 익숙하고 파운드 푸티지치고 다른 영화만큼 서스펜스가 강한 것도 아닙니다. 이 영화의 장점은 규모가 작은 만큼 익숙한 공간과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면서 과하지 않게 적절한 반전을 통해 극을 이끌어 나간다는 점입니다. 그의 반전에 대한 집착은 여전히 아쉽긴 하지만 영화의 반전이 드러나는 방식이나 그 반전이 영화에 취하는 비중이 적절하다는 것이 이전 영화와는 좀 다릅니다. 사실 최근 그의 미스터리 영화들은 너무 비현실적인 재료와 반전 그 자체에만 매달린 경향이 있거든요. 그런 면에서 <더 비지트>는 <식스 센스>가 가지고 있던 작품 내에서 뿌려져 있던 복선을 떠올리며 미스터리가 풀려가면서 얻는 놀라움을 주는 묘미를 되살려냈습니다.

샤말란이 호러의 소재로 사용한 할머니는 굉장히 인상적인 캐릭터입니다. 구토 장면을 비롯한 화장실 유머 코드를 보여주기도 하며 미치광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은 마치 샘레이미의 <드래그 미 투 헬>의 집시 할머니나 밸브의 좀비 게임 <레프트 4 데드>의 마녀가 생각나기도 하더군요. 사실상 극의 호러 장면을 담당하는 양념 같은 캐릭터입니다. 그에 비해 할아버지의 역할은 좀 더 차분하게 이야기에 필요한 디테일의 채워주는 설명을 담당합니다. 남매가 조부모의 집에 오는 이유나 어머니와 조부모와의 관계, 남매의 성격과 특성 등 캐릭터들의 세밀하게 묘사되는 것이 각본과 설정이 매우 디테일하게 느껴지더군요.

다만, 영화의 초반은 몰입감 좀 떨어지며 호러로서는 무서운 편은 아닙니다. 19금이 아니기 때문에 잔인한 장면은 거의 없고 후반은 너무 파운드 푸티지 스타일의 핸드헬드에만 기댄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군요. 파운드 푸티지 장르가 벌써부터 관습적인 장면이 많아진 것 같군요. 이 영화의 의의는 M. 나이트 샤말란이 간만에 초심을 찾은 괜찮은 미스터리를 간직한 호러 스릴러 영화였다는 점이네요.

단평: 한때 단점으로 전락한 샤말란다운 반전이 이 영화에서는 파운드 푸티지와 버물려 꽤 돋보인다. 3.5/5
댓글 : 6 개
샤말란은 아직 안죽음 ㅇㅇ

사실 전 빌리지까지는 나름 재밌게 봤어요. 해프닝부터는 좀 ㅠㅠ
식스센스때 감동을 받아서 그런지 샤말란 감독 영화 많이 찾아서 봤는데 아쉽더라구요...이번작은 기대해봐도 되려나?
식스센스는 특별한 영화니까요.
이번 영화는 정말 괜찮았어요. 초현실적인 소재를 걷어내고 나니까 오히려 샤말란의 역량이 빛을 발하는 것 같았습니다.
맞아요. 너무 소재에 집착했었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소재를 걷어내고 설정에 디테일을 첨가하니 세련된 이야기가 나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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