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리뷰] 스티브 잡스(Steve Jobs, 2015): 집착이 부르는 갈등 사이에2016.03.02 PM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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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라는 인물은 21세기에 들어 가장 영향력이 있던 인물 중 하나입니다. 그는 IT업체의 기업인으로서 누구보다도 많이 거론되고 인용된 사내죠. 그는 맥(MAC)과 아이폰을 세상에 들고 나온 사람입니다. 당장 저는 이 영화를 맥북을 통해 스트리밍으로 시청했습니다. 영화 관람 중에 궁금한 정보는 아이패드로 검색했고요. 작업실에서는 PC와 윈도우 환경을 사용하지만 침실에서는 이동이 용이한 맥북을 많이 쓰는 편이거든요.

그의 업적이나 인간성에 대한 부분은 충분히 알려져 있고 이견이 많이 갈리는 부분입니다. 이 영화에 제작 소식이 알려졌을 때 많은 이들이 단순한 칭찬과 헌사만이 담긴 영화가 되길 바라지 않았습니다. 잡스라는 인물의 사실 그대로를 그리길 빌었죠. 각본가가 아론 소킨이 되었을 때 사람들은 납득을 했습니다. 그라면 공정하고 재치 있게 그려낼 것이라는 것을 알았거든요. <소셜 네트워크>라는 데이비드 핀처와 아론 소킨의 합작품은 단순히 페이스북의 창시자 마크 주커버그의 전기를 그린 것이 아니라 사회성과 인물과의 관계를 생각하게 하는 걸작이었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감독은 대니 보일입니다. 처음 언급된 데이비드 핀처였어도 좋았겠지만 대니 보일은 오스카를 손에 잡았던 감독입니다. 나쁠 것이 없죠.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영화는 단순히 한 인물이 어떻게 태어났고 어떤 인생을 살았음을 보여주는 전기 영화는 아닙니다. 영화는 그의 인생 중에 있었던 3개의 프레젠테이션 이벤트의 각각 30분 직전의 스탠바이 상황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각각 그의 가족, 동료들과의 언쟁을 벌이며 스티브 잡스라는 인물의 성격과 사회성, 그리고 뒷이야기들을 보여줍니다. 이야기는 굵직한 사건 사고나 극적인 구성은 없습니다. 상당히 연극적인 구성이며 철저히 배우의 대사에 의존하고 있죠. 대신 대니 보일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과 편집으로 화려함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론 소킨의 각본이 주는 섬세하고 절제된 대사들이 손에 땀을 쥐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소셜 네트워크>만큼의 긴장감을 주진 못합니다. 잡스라는 인물의 인생이 마크 주거버그보다 더 복잡하고 극적인 삶을 살았음에도 이 영화에서는 그런 극적인 그의 인생사를 조명하려 하는 데에는 집중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의 집착과 파탄에 가까운 인간관계에 주목하죠. 그의 성공아래 감쳐진 인생사와 사회적 관계에 집중한 것이죠. 이러한 시도는 나쁘지 않으나 후반부에 힘을 잃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영화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집중도가 높은 영화지만 후반부에 아쉬움이 따라오는 이유기도 합니다. 좋은 연출과 좋은 연기가 더해졌음에도 흥행 성적이 높지 않은 것은 이러한 이유겠죠. 대중의 평가는 더 박한 법이고요.

하지만 그래도 좋은 영화입니다. 마이클 패스벤더의 연기는 잡스 그 자체이고 잡스를 도와주는 케이트 윈슬렛의 역할도 인상적입니다. 세스 로건의 연기도 좋고요. 개인적으로 아론소킨과 <뉴스룸>으로 인연을 맺었던 제프 다니엘스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이와 같이 실력 있는 배우들의 설전을 보고 있자면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좋은 영화의 채취는 감출 수가 없죠.

단평: 설전으로 그려진 인생사. 3.5/5
댓글 : 2 개
애플을 최대한 걷어내고 인간 잡스를 그려낸 듯... 잡스를 다룬 작품 중 가장 허구적이면서도 가장 진솔한 작품인 것 같습니다
잡스의 가장 거대한 '성공신화'를 모두 걸러낸 점이 가장 인상적이기도 하죠. 픽사나 아이튠즈나 아이폰같은 것들은 아예 등장하지도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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