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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리뷰] 힐즈 아이즈(The Hills Have Eyes, 2006): 재창조된 언덕의 돌연변이들 2016.03.13 AM 02:32
<엑스텐션>의 알렉산드르 아야 감독이 웨스 크레이븐의 명작 <공포의 휴가길>을 리메이크한 영화입니다. 전작은 고전 컬트로서 꽤나 인상적인 작품이죠. 서늘했던 냉전시대와 원폭실험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었죠. 지금이야 그냥 클리셰로 사용되는 돌연변이 살인마 집단은 여기서는 사회의 피해자이자 차별대상이며 복수 자들입니다. 감독은 고전을 현대에 맞게 세련된 영상으로 재해석하는 도전을 한 것입니다.
알렉산드르 아야 감독은 이 영화 이후로도 많은 영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호러 일변도를 걷는 감독이죠. 재밌게도 여러 작품이 호러 영화의 리메이크고요. 특히 <피라냐>는 정말 좋았습니다. <힐즈 아이즈>의 경우는 그의 필모에서 아직 초창기 영화에 속하기 때문에 다소 아쉬움이 느껴지는 부분들이 존재합니다. 영화의 연출 자체가 많이 나쁘진 않아요. 오히려 세련되고 고급진 느낌도 좀 납니다. 배경미술이나 소품에서 디테일도 느껴지고요.
하지만 이 영화의 실수는 너무 B급의 냄새가 덜 난다는 것에 있습니다. 잔인하긴 합니다. 그리고 재밌는 부분이나 호러 영화 특유의 컬트한 유머코드도 존재합니다. 가족이 키우는 개의 역할 같은 부분은 재치도 느껴져요. 하지만 이 영화의 장르는 엄연히 슬래셔고 <공포의 휴가길>이 등장했던 시기와는 때가 많이 다릅니다. 포르노 고어라고 불리는 과하게 잔인한 고어 영화들이 이미 많이 등장했고 <스크림> 이후의 성공한 슬래셔 영화들은 관습을 비트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독이 놓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원작에 대한 재해석보다는 원작을 살리는 방향으로 모던하게 꾸며내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결과물 자체가 어중간해지는 결과를 나았습니다. 이후에 만든 <피라냐>에서는 B급 센스나 특유의 미학이 돋보이는 것을 보면 감독이 이후로는 이러한 약점에 대하여 고민을 많이 한 것 같군요.
또한 감독은 원작이 가지고 있던 메시지를 이번 작품에서 되살리려 노력을 한 것 같습니다. 원폭 실험 마을의 전경은 신경을 많이 쓴 느낌이 강하고 인상적인 미장센을 보여줍니다. 미국 국기를 활용하는 장면을 통해서 노골적인 풍자를 보여주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도전도 좀 과한 느낌이 늡니다. 은유적이기 보다는 직설적인 표현으로 보이거든요. 물론 이 영화가 작가주의도 아니고 예산이 적은 호러 영화라는 점을 감안해도 말이죠. 비슷한 소재의 <데드 캠프> 시리즈가 그 사이 등장하여 차별화를 보여주기 위해 메시지를 더욱 강조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작품이 개봉된 2006년은 냉전이 끝난 시기이며 시대에 맞게 다른 설정이나 아젠다를 사용했으면 어쨌을까요. 미국 사회만큼 다양한 아젠다를 가진 사회도 드문데 말이죠.
하지만 이런 저런 단점 속에서도 감독의 독특한 미적 감성은 영화에 녹아내려 있습니다. 전작에서 보여줬던 훌륭한 장점은 여전히 작품에서 숨 쉬고 있고요. 슬래셔 영화로서의 기본 또한 충실한 편입니다. 후반부의 서스펜스도 확실히 느껴지고요.
단평: 과연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잔혹하게 만들었을까?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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