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러 리뷰] 클로버필드 10번지 (10 Cloverfield Lane, 2016): 미스터리와 SF의 절묘한 만남.2016.04.09 PM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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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에이브람스가 제작한 이 시리즈는 참 독특한 맛이 있습니다. J.J.에이브람스는 서스펜스와 치밀하고 미스터리한 요소를 가진 섬세한 설정을 가지고는 것에 정평이 나있죠. 괜히 떡밥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것이 아닙니다. 때론 설정을 맥거핀으로 쓰기도 하고 때로는 다음 시리즈로 보내기도 하는 관객들의 긴장감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에 매우 능수능란한 감독입니다. <스타트렉>과 <스타워즈>를 모두 감독한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죠. 사실 J.J.에이브람스는 감독뿐만 아니라 제작자라서도 매우 유능한 사람입니다. 드라마 <로스트> 시리즈뿐만 아니라 신인 감독을 내세운 <클로버필드>는 매우 인상적인 성공을 거뒀습니다.

당시 호러 장르의 새로운 트렌드로 올라선 파운드 푸티지 장르에 괴수 물을 접목시킨 것은 장르의 대가로서 참 그다운 기획이었습니다. 그리고 JJ다운 정말 많은 스몰 디테일과 트리비아 들을 담고 있었죠. 여전히 많은 것들이 맥거핀으로 숨겨져 있었고요. 영화 자체가 매우 훌륭한 것은 아니었지만 장르의 특성과 미스터리, SF의 요소 등이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속편이 나올 것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몇 년이 이미 훌쩍 지났기 때문에 보류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양대 스페이스 오페라를 연출 하느라 JJ는 너무 바빴죠.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스핀오프 작을 들고 오는 것도 참 그답습니다. 마블이나 DC같이 거대한 세계관을 공유하는 영화가 낯선 것이 아닙니다. JJ는 클로버필드를 통해 거대한 유니버스를 구축하려는 속셈인 것 같습니다. 애초 풀린 떡밥이 거의 없으니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죠.

<클로버 필드 10번지>는 1편과 2편을 이을 교두보인 동시에 커다란 사건에 휘말린 작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스핀오프 작에서 이러한 스타일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이 영화는 기존의 스핀오프 영화들과 비교하기에는 조금 미안한 구석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인데 영화는 전작을 능가하는 정말 잘 만들어진 미스터리 스릴러거든요.

장르적으로도 더 충실합니다. 시종일관 도망 다녔던 전작과 달리 이 작품은 쉘터라는 밀실, 즉 제한적인 장소에서 겨우 3명이라는 적은 인원을 최상의 긴장감을 보여줍니다. 이는 존 굿맨의 열연한 캐릭터가 보여주는 힘입니다. 그가 자주 출연했던 코엔 형제 영화에 비하여 이 영화의 존 굿맨의 연기는 매우 섬뜩합니다. 뭐랄까요. 미스터리한 사람과 미스터리한 장소, 미스터리한 외부의 설정이 곁들여져서 최상의 서스펜스가 펼쳐집니다. 하워드는 입으로 세상은 망했다고 합니다. 메리는 쉘터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보게 되죠. 그러나 그녀에게 쉘터 안이 전혀 안전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존 굿맨의 정체나 쉘터 밖 세상의 자세한 사정은 이 영화에서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주인공 메리에게 있어서 전혀 알수 없는 바깥의 사정보다 당장 옆에 있는 하워드라는 남자가 두려움의 대상입니다. 쉘터 밖의 세상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말의 진실성을 떠나서 하워드라는 남자가 있는 현재 장소가 벗어나고 싶은 안전하지 못한 장소로 느껴지니까요. 사실 이 영화는 미스터리 스릴러로서 어떤 영화와 비교해도 견줄만한 서스펜스와 연출을 보여줍니다.

오히려 <클로버필드>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것이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후반 SF가 강해진 장면들은 분명 전작과의 연결성을 주기도 하고 후속 작에 대한 여운을 남기고 더 많은 SF적 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초중반의 소름 돋는 밀실 스릴러에 비해 다소 심심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무리 어떤 무서운 괴물이 나온다고 해도 결국 사람보다 무서울 리가 없죠. 그만큼 존 굿맨이 연기한 캐릭터는 인상적입니다. 차라리 후반 부분을 최대한 거세해내고 밀실부분은 떼어내어서 독립적 영화로 만들었으면 좀 더 완성도를 챙길 수 있지 않았을 까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하지만 완성도가 영화의 매력을 정하는 절대적 기준은 아니죠. <클로버필드>가 프랜차이즈로 발돋움하는 재미와 감독 특유의 떡밥 장난이 주는 재미가 어마어마하니까요. 우리가 <어벤저스>를 좋아하는 것은 그 영화가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보다 좋은 영화라서가 아니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집대성한 영화기 때문인 것 처럼요,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전 포스트 아포칼립스나 코즈믹 호러 스타일의 SF 호러를 매우 좋아하거든요.

하지만 가장 이 영화주는 근본적인 재미는 결국 미스터리와 떡밥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맥거핀으로 끝나고요. 결국 우린 후속작이 될 2편의 티켓을 사겠죠.


단평: 밀실 미스터리와 우주적 공포가 함께하지만 결국 가장 무서운건 역시 인간이다. 4/5
댓글 : 3 개
만약 후속작 이름이 클로버필드2로 나오고
클로버필드와 10번지를 이어준다면....최고일듯
영화 자체가 X파일+미지와의 조우+에일리언 느낌이라
개인적으론 만족하면서 봤습니다.
그리고 예고편 만든 새끼는 좀 맞아야 된다고 생각함.
전 우주전쟁이랑 같은 세계관이라고 쳐도 재밌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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