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러 리뷰] 애나벨(Annabelle, 2014)- 시리즈에 민폐를 끼치다2016.06.23 AM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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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저링>은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성공한 호러 영화에게 후속편은 당연한 수속과 같습니다. 많은 관객이 <컨저링2>를 기대했죠. 재밌게도 2편을 내기 전에 제작사는 스핀오프를 선택했습니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인형 ‘애나벨’에 얽힌 이야기를 선택한 것입니다. 덕분에 관객은 영화 <애나벨>에게 프리퀄로서의 역할 또한 기대할 수 있게 되었죠. 특히 워렌 부부의 활약을 기대하는 사람도 많았고요.

그러나 이 영화의 감독은 제임스 완이 아니었으며 각본가도 <컨저링>과 다릅니다. 심지어 워렌 부부는 등장하지도 않죠. 즉, 이 영화는 애나벨 인형의 기원은 다루지만 <컨저링>의 프리퀄로서는 기능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노골적으로 <에나벨2>라는 속편을 예상케 하는 뻔뻔함까지 보이죠. 제작사는 애나벨 인형이라는 소재를 상업적으로 오랫동안 이용할 생각으로 보입니다. 팬들이 애나벨과 <컨저링>의 워렌 부부와 만나게 되는 순간을 기다리게 하면서요. 다시 말해서 이 영화는 애나벨이 등장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컨저링>과의 접점을 찾기 힘듭니다. 거대한 세계관을 즐기거나 떡밥을 찾는 재미가 적다는 이야기죠. 속편이나 스핀오프 작이라기보다는 독립된 호러 영화로서 보는 것이 적당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좋은 작품으로 보기에도 상당히 무리가 있습니다. 영화적 완성도는 형편없는 수준이고 장르적으로도 충실하지 못합니다. 차라리 B급 영화의 맛이라도 살렸다면 좋았겠지만 어설프게 <컨저링>의 분위기만 흉내 내고 있습니다. 억지로 장점을 찾는다면 촬영의 때깔이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단점이 더 부각되기도 하죠. 이 영화의 근본적인 문제는 너무 긴 상영시간에 걸맞지 않는 전개입니다. 영화가 긴 편임에도 편집이 상당히 늘어집니다. 연출에 자신이 없으니 영화는 그냥 서사를 나열하고 설명합니다. 게다가 종반에 갈 때까지 인상적인 장면이 거의 나오질 않습니다. 종반 호러 장면을 위해 너무나 긴 지루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은 관객에게 고문이나 다름이 없죠. <컨저링>처럼 완급 조절을 잘하거나 공포 장면으로 관객과 장르적 재미를 즐기는 장면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더 문제는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종반의 호러 씬이 너무 형편없다는 점입니다. 호러 영화에 바라는 기본적인 기대치에 근접하지 못합니다. 애초에 99분이라는 긴 분량이 필요한 영화로 생각되지 않아요. 드라마 한편으로도 충분히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를 99분으로 늘려놨으니 지루할 수밖에 없죠. 그런데 마지막 호러 장면이나 클라이맥스를 풀어내는 방식까지 진부하고 개연성도 떨어지면서 관객에게 피로 도를 높입니다.

분명 애나벨 인형은 좋은 소재고 활용만 좋다면 처키처럼 새로운 호러 아이콘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첫 시도부터 이렇다고 한다면 속편에 대한 기대는 전혀 할 수가 없겠죠.

단평: <컨저링> 시리즈에 대한 거대한 민폐. 2/5
댓글 : 4 개
저도 컨저링을 흥미롭게 봤지만 애너벨은 그냥 그랬네요 ㅎㅎ
최악이었어요. <아미타빌 호러> 리메이크보다 더 재미없을 줄이야.
역대급 최악의 영화죠
맞아요. 무슨 호러 영화 3-4번째 속편같은 형편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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