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단평]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 보고 왔습니다.2023.04.03 PM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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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 급 쉬는 날이 돼서 날씨도 좋고 해서 영화 한편 봐야지 싶어 보고 왔습니다.


2. 사실 중반까지는 꽤 졸면서 봤습니다. 어제 마감때문에 좀 늦게 자서인지 피곤한 상태였거든요. 중반까지는 


그렇게 까지 막 재밌진 않더라고요. 그래도 가면 갈수록 캐릭터들의 케미가 쌓이면서 볼만해지더군요.


3. 전 D&D에 대한 지식이 얕기 때문에 설정이 주는 재미까지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다만 영화 전반에서 풍기는 


B급 테이스트는 상당히 맘에 들더군요. 워낙 B급 정서를 좋아하는 지라. 


4. 편집이나 각본이 썩 훌륭하다고까진 못하겠더라고요. 좀 급한 전개나 익숙한 내러티브가 많습니다.


다만 오히려 그런 요소를 당연하다는 듯이 속도있게 전개하는 감독의 뻔뻔함이 느껴지더라고요. 뻔한 내용이니 공들여 보여주지


않고 오히려 빠르게 치고 넘어가는 부분은 되려 영리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5. 후반 액션 시퀀스는 화려하거나 물량적으로 엄청나진 않지만, 영리하게 잘 짜여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마지막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기본이 잘 되어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실험적이지 않아도 기본에 충실하면 볼만한 법이죠


6. 철저히 캐릭터들의 재미와 배우들의 개인기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판타지 영화지만, 오히려 팀업 하이스트 무비의


형식을 지니기도 합니다. 다행히 배우들이 캐릭터의 맛을 잘 살렸습니다.


7. 뻔한 상업영화를 만들기 보다 B급 정서를 담은 건 확실히 좋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분명히 유쾌한 차별성을 부여해주더라고요.


이 영화가 반지의 제왕에 준하는 수준에 도달하진 못했어도, 프랜차이즈로서 지속될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준 것 같습니다.



8. 요즘 PC와 반PC의 혐오 전쟁이 계속되는 터라, 그런 부분에 예민한 사람들이 많은데 이 영화는 일종의 해답같은 영화더라고요.


이 영화는 아주 다양한 인종, 다 성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떤 영화보다도 PC적인 기준에 잘 맞춰진 케이스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흔히 말하는 진저 차별같은 역차별이나 상업성을 무시한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극단적 배제 또한 없습니다.


바바리안 캐릭터를 강력한 여성 히스패닉으로 배치했지만, 반면 드루이드 캐릭터를 외모가 뛰어난 빨간 머리 여성으로 배치한 것만 봐도 


무게추의 균형이 기가 막히다는 걸 알 수 있죠. 어차피 다양성이 전세계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한다면 딱 이 영화의 캐스팅이


일종의 해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게다가 웃기게도 '작중 직종'도 메이저라기 보단 언더직종에 가깝습니다.



댓글 : 6 개
간만에 본 영화같은 영화
진짜 강추 작품인데 홍보도 적극적이지 않고 이번 주에 내리는 곳도 있더군요. 너무 빨리 내려서 안타깝네요
PC 혹은 주입식 교훈이 난무하는 영화판에서 큰 부담 없이 팝콘처럼 볼 수 있는 좋은 작품
주인공 파티중에 소서러 바바리안은 메이져 아닌가요?? ㅋㅋㅋㅋㅋ 스쳐가는 팔라딘도
언더직종은 드루이드랑 시프정도 아님??
메인주인공부터가 도벽있는 바드인데요 ㅎㅎㅎ

예전에 발더스게이트 할때도 개인적으로 바드는 대표적으로 기피하는 직업이었네요
예전 디앤디에선 바드가 좀 애매하긴 했는데, 지금은 탑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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